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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동서남북] 김정은 중국 방문 가능성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10일 베이징을 방문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위해 인민대회당에서 환영행사를 열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10일 베이징을 방문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위해 인민대회당에서 환영행사를 열었다.

한반도 주요 뉴스의 배경과 의미를 살펴보는 ‘쉬운 뉴스 흥미로운 소식: 뉴스 동서남북’ 입니다. 오는 16일로 예정된 윤석열 한국 대통령의 일본 방문과 다음달 미국 방문은 미한일 세 나라의 이른바 `남방삼각’ 관계를 더욱 공고히 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이런 상황에서 `북방삼각’의 한 당사국인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중국을 방문할 가능성은 어떤지, 최원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미국-한국-일본을 잇는 `남방삼각’ 관계가 활기를 띄며 결속하고 있습니다.

윤석열 한국 대통령은 지난 1일 삼일절 기념사에서 미래지향적인 한일 관계를 강조했습니다.

[녹취: 윤석열 대통령] ”일본은 과거 군국주의 침략자에서 우리와 보편적 가치를 공유하고 안보와 경제 그리고 글로벌 아젠다에서 협력하는 파트너가 됐습니다.”

윤 대통령의 기념사에 뒤이어 한국 정부는 지난 6일 일본과의 오랜 갈등 현안이었던 일제 강점기 강제징용 해법을 발표했습니다.

한국 정부의 발표로 한일 관계 개선에 돌파구가 마련된 다음날인 7일, 미국은 윤 대통령을 국빈으로 초청한다고 발표했습니다.

백악관은 카린 장피에르 대변인 명의의 성명에서 윤 대통령이 4월 26일 미국을 국빈방문한다고 밝혔습니다.

녹취: 장-피에르 대변인] “President Biden and First Lady Jill Biden will host president and first lady of the Republic of Korea for a state visit in the United States.”

전문가들은 한일 관계 개선과 윤 대통령의 방미가 동북아시아 정세에 큰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고 말합니다.

그동안 미국은 중국에 대한 견제와 봉쇄를 위해 미한일 3국 결속을 추진해 왔습니다.

그러나 미한 관계와 미일 관계는 좋았지만 한일 관계는 갈등을 거듭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강제징용 문제에 대한 한국 정부의 발표로 한일 관계에 돌파구가 마련되면서 미한일 결속이 공식화 됐다는 겁니다.

이같은 변화를 보여주는 외교적 행보는 5월까지 계속될 전망입니다.

윤 대통령은 오는 3월16-17일 도쿄를 방문해 기시다 후미오 총리와 한일 정상회담을 갖습니다.

이어 4월 26일에는 백악관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과 미한 정상회담을 가집니다.

윤 대통령은 또 5월 19일부터 일본 히로시마에서 열리는 주요 7개국 (G7) 정상회의에 기시다 총리의 초청으로 참석해 미한일 3국 정상회담을 갖게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중국-러시아-북한을 연결하는 `북방삼각’ 관계도 결속을 다지고 있습니다.
중국의 외교사령탑인 왕이 중국 공산당 정치국 위원은 지난달 22일 모스크바를 방문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을 만났습니다.

푸틴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문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월스트리트저널’ (WSJ) 신문은 러시아가 독일을 물리친 2차 세계대전 전승기념일(5월 9일) 즈음인 4월 말이나 5월 초 시 주석이 러시아를 방문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관심사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중국 방문 여부입니다.

김 위원장은 시진핑 집권 2기 때인 2018년 3월 전용열차 편으로 중국을 처음 찾은 이후 4차례 방중했습니다.

2019년 2월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제2차 미북 정상회담 당시에는 열차로 중국을 경유했습니다.

이후 시 주석은 2019년 6월 20일 1박2일간 평양을 방문해 김 위원장과 정상회담을 가졌습니다. 중국은 이를 계기로 북한에 식량과 비료 60만t을 지원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러나 2020년 1월 중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가 발생하자 북한은 북중 국경을 봉쇄하고 중국과의 인적, 물적 교류를 중단했습니다. 당연히 북중 정상 간 교류도 중단됐습니다.

지난해 북한과 중국은 코로나 사태로 인해 고위급 교류는 없었으나 나름대로 관계 강화를 위해 노력했습니다.

북한은 지난해 초부터 미사일을 잇따라 발사했지만 2월 베이징 동계올림픽과 중국 공산당 20차 대회가 진행되는 동안에는 도발을 자제했습니다.

또 7차 핵실험 준비를 마쳤지만 이를 실행에 옮기지 않았습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북한이 핵실험을 할 경우 ‘시진핑 신시대’를 여는 중국의 잔칫상에 재를 뿌리게 될 것을 우려한 때문인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중국도 북한을 도왔습니다.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발사하자 미국은 5월과 11월 유엔 안보리에서 안보리 대북 결의를 위반한 북한을 제재하려 했지만 중국은 거부권을 행사해 이를 무산시켰습니다.

올 1월 시 주석과 김 위원장은 새해 연하장을 주고받았습니다.

김 위원장은 또 지난 10일 국가주석 3연임에 성공한 시진핑 주석에게 축전을 보냈습니다.

김 위원장은 축전에서 “존경하는 총서기 동지, 나는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 제14기 제1차 회의에서 총서기 동지가 중화인민공화국 주석으로 다시 선거된 데 대하여 가장 열렬한 축하를 보낸다”고 밝혔습니다.

전문가들은 김 위원장의 중국 방문 가능성과 관련해 3-4가지 전망과 견해를 내놓고 있습니다.

하나는 중국과 북한이 정상회담을 할 정치적 필요와 수요가 있다는 겁니다.

북한 전문가인 켄 고스 미 해군분석센터 국장은 현재 미한일이 결속을 강화하고 있기 때문에 북한과 중국도 정상회담을 등을 통해 자신들의 결속을 과시하려 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켄 고스 국장] ”They both send very powerful signal to US and S. Korea, how tight China and North Korea.”

고스 국장은 중국과 북한이 이미 노동당과 공산당 채널, 또는 외교 채널을 통해 정상회담 개최를 타진했을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양측이 정상회담을 둘러싼 정치적, 경제적 조건에 합의가 안 돼 공식화하지 못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습니다.

김 위원장이 경제 원조를 받아내기 위해 중국을 방문할 수 있다는 관측도 있습니다.

현재 북한은 연간 80만t 가량의 식량이 부족합니다. 또 비료도 20만t이상 부족합니다.

지난해 11월 북중 화물열차 운행이 재개됐지만 북한은 현재 진행 중인 다양한 건설 사업에 필요한 기계류와 원부자재, 생활필수품을 충분히 들여오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런 이유로 북한 경제 전문가인 윌리엄 브라운 메릴랜드대 교수는 김 위원장이 경제 원조를 바라고 베이징을 갈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브라운 교수] ”Beijing feel like to give something to him, North Korea expect aids, either way…”

반면, 스콧 스나이더 미 외교협회 미한정책국장은 지금은 물리적으로 북중 정상회담을 개최할 여건이 마련되지 않은 상태라고 말했습니다.

북중 국경봉쇄로 인해 북한 외교관들도 외국을 오가지 못하는 상황에서 정상회담 개최는 어렵다는 겁니다.

[녹취: 스나이더 국장] ”So far North Korea diplomats have not returned or exchanged.”

한국 정부 산하 국책연구기관인 통일연구원 조한범 박사도 김 위원장이 전격적으로 방중할 가능성을 배제할 순 없지만 코로나 사태로 당분간은 정상회담이 힘들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조한범 박사] ”지난해 연말 김정은 위원장이 전원회의에서 현 구도를 신냉전 구도라고 얘기했고, 북중 북러 관계 강화를 하고 있습니다. 전격적인 북중 정상회담 가능성은 있지만 코로나 사태로 당분간은 힘들어 보입니다.”

`남방삼각’ 세 나라의 공조와 협력이 갈수록 공고해지고 있는 가운데 `북방삼각’의 주요 당사국인 북한과 중국 간 정상회담이 현실화되면 한반도 정세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됩니다.

전문가들은 이번 주 집권 3기를 시작한 시 주석이 올해 김 위원장을 베이징으로 초청할 가능성을 주목하고 있습니다.

VOA뉴스 최원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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