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결 가능 링크

중국 외교부장 "미국의 정책, 궤도 이탈"...미 국방, 사전 공지없이 이라크 방문


친강 중국 외교부장이 7일 베이징 인민대회당 내외신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친강 중국 외교부장이 7일 베이징 인민대회당 내외신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이 있습니까?

기자) 친강 중국 외교부장이 취임 후 첫 내외신 기자회견에서 미국 정책을 강도 높게 비판했습니다. 이라크전 발발 20주년을 며칠 앞두고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부 장관이 이라크를 깜짝 방문했습니다. 영국 정부가 영불해협을 건너 밀입국하는 사람들을 추방하는 내용을 담은 법안을 공개했다는 소식, 이어서 전해드립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중국 외교부장이 내외신 기자회견을 열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친강 중국 외교부장이 7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올 한해 중국의 외교 방향을 발표하는 기자회견을 가졌습니다. 지금 중국에서는 제14기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1차 회의가 열리고 있는 중인데요. 전인대 일정의 하나로 기자회견이 열린 겁니다. 친강 부장의 이 기자회견은 주미 대사를 지내다 지난해 연말 중국 외교부장으로 전격 발탁된 이래 가진 첫 공개 회견입니다.

진행자) 전인대 일정의 하나라면, 중국 외교부장의 기자회견은 연례행사의 하나인 거군요?

기자) 맞습니다. 그 때문에 그해 중국 정부의 외교 정책의 방향과 기조를 가늠하는 풍향계가 되기도 합니다. 친강 외교부장의 기자회견은 약 1시간 50분에 걸쳐 진행됐고요. 중국 CCTV 등 관영 매체를 통해 생중계됐습니다.

진행자) 친강 외교부장이 기자회견에서 어떤 문제를 다뤘습니까?

기자) 네. 친강 부장은 미국과 중국 관계, 타이완해협 상황, 우크라이나 전쟁과 그에 대한 중국의 역할, 중국과 러시아 관계, 중국과 일본 관계, 중국과 아세안 관계, 유럽과의 관계 등에 대한 중국 정부의 정책과 입장을 설명하고 질의응답 시간도 가졌습니다. 하지만 친강 부장은 중국과 한국 관계, 북한 문제 등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고, 한국 매체의 질문도 받지 않았습니다.

진행자) 그러면 먼저 미국 관련 발언부터 전해 주시죠.

기자) 네. 친강 부장은 미국의 대중국 정책이 합리적이고 건전한 궤도에서 벗어났다고 비판했습니다. 그러면서 미국은 모든 면에서 중국을 억제하고 억압하며 두 나라를 ‘제로섬 게임’에 가둬놓고 있다고 주장했는데요. 즉 함께 상생하는 게 아니라 미국은 혼자 모든 걸 다 차지하길 원하고 있다는 겁니다. 친강 부장은 또 중국에 대한 미국의 인식과 관점이 심각하게 왜곡돼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이게 무슨 얘기일까요?

기자) 친강 부장은 미국은 중국을 첫 번째 경쟁 상대이자 중대한 지정학적 도전으로 여기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는 마치 첫 번째 단추를 잘못 낀 것과 같으며, 그 결과 미국의 대중국 정책은 이성적이고 바른 궤도에서 완전히 벗어나게 됐다고 강조했습니다. 친강 부장은 이어, 만일 미국 정부가 압박과 대항 중심의 대중국 정책에 ‘브레이크’를 밟지 않고 계속 잘못된 길을 고수한다면 아무리 가드레일이 많아도 탈선을 막을 수 없으며 충돌과 대치가 발생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친 부장은 또, 미국 정부가 최근 중국의 ‘정찰 풍선’을 격추한 사건에 대해서도 미국이 국제법의 정신과 국제관례를 무시하고 유죄로 추정해 과잉 반응을 하고 무력을 남용했다고 비판했는데요. 미국은 지난달 초 미국 본토에 진입한 중국의 정찰 풍선을 사우스캐롤라이나주 해안 영공에서 격추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친강 부장이 타이완과 관련해서는 무슨 이야기를 했습니까?

기자) 네. 타이완은 중국의 일부라는 ‘하나의 중국’ 원칙을 거듭 강조하면서 이는 미국과 중국 관계에서 넘지 말아야 할 첫 번째 ‘레드라인(Red Line)’ 금지선이라고 말했습니다. 친 부장은 미국이 타이완에 정치적 지원을 제공하고 방어 무기를 제공하면서 중국의 주권과 영토 보전을 무시하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친 부장은 또 “미국은 타이완에 무기를 계속 팔면서 왜 중국은 러시아에 무기를 제공하지 말라고 하느냐”고 반발했습니다.

진행자) 미국은 중국이 지금 러시아에 무기 제공을 검토하고 있는 단계로 보고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윌리엄 번스 중앙정보국(CIA) 국장 등 미국 정부 고위 관리들은 중국이 무기가 바닥나고 있는 러시아에 살상용 무기 제공을 검토하고 있다며, 만일 실행에 옮기면 중대한 후과가 있을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는데요. 친 부장은 중국은 충돌 당사국 어느 쪽에도 무기를 제공하지 않았으며, 우크라이나 문제 해결을 위해 일관되게 평화와 대화, 진정을 촉구해왔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중국과 러시아는 최근 꽤 밀착 행보를 보이고 있는데, 러시아 관계에 대한 친강 부장의 평가도 궁금하군요.

기자) 네. 친강 부장은 양국 관계가 전략적인 상호신뢰와 우호적인 공존의 길을 성공적으로 걸으면서 새로운 국제 관계의 모델을 수립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어느 국가에도 위협이 되지 않으며 어느 3자의 도발과 간섭도 받지 않는다고 강조했습니다. 친강 부장은 유럽과의 관계에 대해서도 우호적인 발언을 이어갔는데요. 유럽과 진정한 다자주의, 상호존중, 상생을 견지하며 포괄적이고 전략적인 파트너십을 계속 심화해나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일본 관련 주요 발언도 짚어 주시죠.

기자) 네. 일본에 대해서는 역사 문제 제기와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 방출 문제 발언이 주목됩니다. 친강 부장은 일본의 일부는 이웃을 동반자로 여기지 않고, 심지어 중국을 저지하는 신냉전에 동참하려 한다면서 그렇게 되면 양국 간의 상처는 치유되지 않고 더 악화할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또한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계획에 대해 책임 있는 태도를 촉구했습니다.

로이드 오스틴(왼쪽) 미 국방장관이 7일 바그다드에서 모하메드 시아 알수다니(오른쪽) 이라크 총리와 회동하고 있다.
로이드 오스틴(왼쪽) 미 국방장관이 7일 바그다드에서 모하메드 시아 알수다니(오른쪽) 이라크 총리와 회동하고 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부 장관이 이라크를 방문했다고요?

기자) 네. 오스틴 미 국방장관이 7일 사전 공지 없이 이라크 수도 바그다드를 깜짝 방문했습니다. 오스틴 장관의 이라크 방문은 미국의 이라크 침공 20주년을 며칠 앞두고 이뤄진 것으로 눈길을 끕니다.

진행자) 이라크전이 발발한 게 벌써 20년 전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오는 20일로 미국 주도 연합군이 당시 사담 후세인 정권을 축출하는 이라크 전쟁을 시작한 지 20년이 됩니다. 오스틴 장관은 바그다드에 도착하면서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미국과 이라크 간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재확인하기 위해 이라크에 왔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지금도 이라크에 미군이 주둔하고 있습니까?

기자) 네. 2011년 이라크 전쟁이 끝나면서 미군 병력은 공식 철수했고요. 현재는 이슬람 수니파 무장단체 ‘IS’ 등 이슬람 급진 무장 조직들과의 전투를 지원하기 위해 수백 명의 미군이 주둔하고 있습니다. 오스틴 장관은 이들 병력은 ‘이라크 주도의 테러와의 전쟁’을 지원하는 비전투 임무와 자문 역할로 활동하고 있으며 이는 매우 중요한 임무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IS 잔당들이 아직도 이라크 등지에서 활동하고 있다고 하죠?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 2017년 IS는 이라크에서 패했고 조직은 사실상 와해됐는데요. 하지만 잔당들과 지하 점조직은 여전히 이라크와 시리아 등지에서 공격을 자행하고 있습니다. 최근 몇 달 동안도 이라크에서는 IS의 공격으로 수십 명의 이라크군 사상자가 발생했습니다.

진행자) 오스틴 장관이 이라크 정부 관리들도 만났습니까?

기자) 네. 오스틴 장관은 모하메드 시아 알수다니 이라크 총리, 타벳 무함마드 알압바시 국방장관과 회담했습니다. 오스틴 장관은 이라크 지도자들과 ‘다에시’를 능가할 수 있는 장기적인 국방 협력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고 밝혔습니다. 오스틴 장관은 또 미군과 연합군은 다에시가 완전히 패퇴할 때까지 계속해서 임무를 수행할 것이라고 다짐했습니다.

진행자) 다에시는 IS의 또 다른 이름이라고 하죠?

기자) 그렇습니다. 아랍어인데요. ‘광신자’, ‘짓밟는다’ 등의 뜻을 가진 말로 IS를 경멸하는 의미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오스틴 장관은 그동안 글로벌 연합군은 다에시로부터 5만㎢ 이상의 면적을 해방시켰으며, 450만 명 이상의 이라크인들을 그들의 손에서 해방시켰다고 전과를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오스틴 장관은 지금 중동을 순방하고 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오스틴 장관은 5일 요르단을 시작으로 이집트와 이스라엘 등 중동 3개국 순방에 나섰는데요. 이집트 방문에 앞서 이라크를 먼저 방문한 겁니다. 앞서 요르단에서 오스틴 장관은 압둘라 2세 국왕과 면담했는데요. 요르단 관리들은 두 사람이 최근 요르단강 서안에서 급증하고 있는 폭력 사태와 시리아 국경을 따라 증가하고 있는 마약과의 전쟁 등을 논의했다고 전했습니다.

수엘라 브레이버먼 영국 내무부 장관이 의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자료사진)
수엘라 브레이버먼 영국 내무부 장관이 의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자료사진)

진행자) 지구촌 오늘,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영국 정부가 밀입국자들을 막기 위한 내용을 담은 법안을 공개했군요?

기자) 네. 수엘라 브레이버먼 내무부 장관이 7일 의회에서 발표한 법안인데요. 사람들이 작은 배를 타고 영불해협을 건너 불법으로 영국으로 들어오는 것을 막으려는 법안입니다. 새 법안은 영국에 불법으로 들어온 사람들이 망명을 신청하거나, 미래에 다시 들어오는 것을 금지했습니다. 또 내무장관에게 이들을 합리적으로 실행 가능한 한 빨리 르완다나 안전한 3국으로 추방하도록 하는 의무를 부과합니다.

진행자) 작은 배를 타고 영불해협을 건너 영국에 들어와도 망명을 신청할 수 없고 추방된다는 말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불법 입국자들은 또 구금된 처음 28일 동안 보석이나 사법적 심사를 요청할 수 없습니다. 그런데 18세 미만이거나 비행기를 타기에 적합하지 않은 경우, 그리고 추방된 곳에서 심각한 위험에 처할 가능성이 있는 사람은 추방이 연기되는데요. 그 외 다른 사람들은 추방된 뒤에 영국 밖에서 망명을 신청해야 합니다.

진행자) 영불해협을 건너서 영국으로 들어오려는 사람들이 얼마나 되는 겁니까?

기자) 네. 지난해 4만 5천 명이 넘었는데요. 2020년에 약 8천 400명, 그리고 2018년에는 대략 300명이었습니다. 브레이버먼 장관은 지난 2년간 이 숫자가 500% 늘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 사람들 가운데 약 90%가 망명을 신청한다고 하는데요. 내무부 자료에 따르면 그중에 3분의 2 미만에게 망명이나 여타 형태의 인도주의적 보호 조처가 부여된다고 합니다.

진행자) 그동안 영국 안에서는 이렇게 불법으로 들어오는 사람들을 막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꾸준히 나왔죠?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 10년 동안 영국 정치에서 주요한 논란거리였습니다. 지난해 취임한 리시 수낙 총리도 이 문제 해결을 5대 우선 추진 사항으로 삼은 바 있었는데요. 그는 7일 공개된 언론 기고문에서 “작은 배를 타고 도착한 사람들은 전쟁으로 폐허가 된 나라에서 직접 도망치거나 생명에 대한 임박한 위협에 직면하지 않았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그들이 그렇게 할 수 있다는 사실은 합법적으로 여기에 오는 사람들에게 불공평하고 이제 충분하다”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자격이 없는 사람들이 불법으로 영국에 들어와서 망명을 신청한다는 말이군요?

기자) 맞습니다. 브레이버먼 내무장관도 이날(7일) 의회에서 “이들은 대부분이 40세 미만 성인 남성으로 밀입국을 위해 범죄자들에게 수천 달러를 지급할 만큼 여유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한편 새 법안은 안전하고 합법적인 경로를 통해 영국이 정착시킬 수 있는 난민의 수에 제한을 두기로 했습니다.

진행자) 새 법안에 대한 반응은 어떻습니까?

기자) 네. 야당인 노동당은 새 법안이 기존 혼란을 악화하는 사기라고 비난했습니다. 또 영국에서 망명을 신청하는 사람들을 돕는 단체인 ‘난민위원회’는 과거에는 망명이 허용됐던 진짜 난민 수천 명이 유엔 난민협약을 준수하겠다는 영국의 약속을 분쇄할 새 법 아래서 범죄자들처럼 갇힐 것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진행자) 야당과 인권 단체들은 반발하는군요. 그런데 이전 정부에서도 비슷한 방안을 내놓지 않았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해 당시 보리스 존슨 정부가 분쟁지역인 시리아나 아프가니스탄 등지에서 온 사람들이 대부분인 이주민들을 르완다로 보내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이 조처를 유럽인권재판소(ECHR)가 제지했는데요. 지난해 말 영국 법원에서 합법 판결이 나오긴 했지만, 대법원까지 올라갈 가능성이 큽니다.

진행자) 그렇다면 7일 공개된 법안의 운명도 장담할 수는 없겠군요?

기자) 네. 망명을 신청하지 못하는 사람들을 어디로 추방할 것인지를 포함해서 실제적, 법적 문제들이 많이 있고요. 또 이 법안을 겨냥한 소송이 제기될 가능성이 아주 큽니다.

진행자) 오늘 지구촌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XS
SM
MD
L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