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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경제 목표 낮추고 국방비 증액...러 용병 수장, 탄약 부족 불만 "전선 무너질 수도"


리커창(앞) 중국 국무원 총리가 5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에서 정부 업무를 보고하고 있다.
리커창(앞) 중국 국무원 총리가 5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에서 정부 업무를 보고하고 있다.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이 있습니까?

기자) 네.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가 5일 개막한 가운데 중국 정부가 올해 경제 목표는 낮추고 국방 예산은 증액하기로 했습니다. 러시아군과 민간용병업체 ‘바그너 그룹’이 우크라이나 동부 최대 격전지 바흐무트 시를 3면으로 포위하고 맹렬히 공격하고 있습니다. 유엔에서 해양 보호를 위한 새로운 국제협약 제정에 합의했다는 소식, 이어서 전해드립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중국 전인대가 개막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중국 수도 베이징의 인민대회당에서 5일 ‘전국인민대표대회’, 약칭 전인대가 개막했습니다. 전인대는 다른 나라의 입법기관, 의회에 비견되는 중국 헌법상 최고 권력기구입니다. 하루 전날(4일) 개막한 국정자문기구 성격의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와 함께 흔히 ‘양회’라고 합니다.

진행자) 올해 전인대에서 중국 정부가 경제성장률 목표치를 어떻게 잡을지 이목이 집중됐는데요. 목표치를 낮췄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중국은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치를 ‘5% 안팎'으로 제시했습니다. 이는 중국이 경제성장률 목표치를 공개한 1991년 이후 가장 낮은 수치인데요. 리커창 중국 국무원 총리는 5일 업무 보고에서, 국내외 경제의 불확실성과 중국을 향한 외부의 압박 등을 언급하면서, 올해 중국 경제는 소비 회복과 확대에 우선순위를 두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지난해 중국의 경제성장률 목표치는 얼마였습니까?

기자) 지난해 중국 정부는 ‘5.5% 안팎’을 목표로 제시했었습니다. 하지만 중국 정부의 고강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방역 정책인 이른바 ‘제로코로나(Zero-Covid)’ 정책 등의 영향으로 지난해 실제 성장률은 3%에 그쳤는데요. 중국 정부의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치는 시장 전문가들의 예상보다 낮은 수준입니다.

진행자) 경제 안정의 핵심 가운데 하나는 고용 안정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중국 정부는 일자리 문제에 대해서는 어떤 목표를 제시했습니까?

기자) 네. 리커창 총리는 올해 도시 일자리를 1천200만 개 창출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는 지난해 신규 일자리 목표치보다 100만 개 더 많은 겁니다. 지난해 중국 정부는 일자리 창출 목표치를 1천100만 개로 잡았는데요. 리 총리는 2022년 도시 일자리가 1천206만 개로 목표치를 상회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그런가 하면 중국 정부가 올해 국방 예산은 늘렸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올해 중국의 국방비는 지난해 대비 7.2% 늘어난 1조5천500억 위안(미화 약 2천240억 달러)로 책정됐습니다. 이는 10년 전인 2013년과 비교하면 거의 2배 늘어난 겁니다.

진행자) 중국은 최근 몇 년째 계속 국방 예산을 증액하고 있는 거죠?

기자) 그렇습니다. 중국의 국방비는 지난 2016년 이래 꾸준히 증가율을 보이고 있습니다. 지난 2020년에는 6.6%, 2021년 6.8%, 지난해 7.1% 증가율을 보였고요. 올해는 지난해 대비 0.1%P 소폭 증액한 것이긴 하지만, 올해까지 합치면 4년 연속 증가하는 건데요. 이는 타이완 해협을 둘러싼 긴장 상황과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입니다.

진행자) 말씀하신 대로 최근 중국과 타이완 간의 군사적 긴장 수위가 계속 고조되고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중국은 시진핑 국가주석 집권 이후 타이완에 대한 통일 의지를 강력히 천명하고 있습니다. 또한 필요하다면 무력 사용도 불사하겠다고 위협하고 있습니다. 반면 타이완에는 타이완의 독립을 추구하는 차이잉원 총통의 민진당 정부가 집권하고 있어 양안 간의 갈등 수위가 높아지고 있는데요. 리커창 총리는 5일 전인대 보고에서 “단호하게 타이완 독립에 반대하고 통일을 촉진해야 한다”면서 타이완 통일의 필요성을 거듭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리커창 총리의 발언 내용 좀 더 들어보죠.

기자) 네. 리커창 총리는 “중국과 타이완 동포는 피로 연결돼 있으며 양안 간의 교류를 활성화하기 위해 타이완 주민들의 복지 제도를 늘려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는 타이완은 중국의 일부라는 중국 정부의 ‘하나의 중국’ 원칙을 반영한 발언입니다.

진행자) 양회가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타이완해협에서는 또 군사적 긴장 상황이 벌어졌다고 하죠?

기자) 네. 타이완 국방부에 따르면 전인대가 개막한 5일 6시부터 6일 오전 6시까지 24시간 동안 중국군 군용기 10대와 해군 함정 4척이 타이완 주변에서 탐지됐습니다. 이 가운데 일부는 타이완해협의 중간선을 넘거나 방공식별구역(ADIZ)에 진입했다고 합니다.

진행자) 타이완 정부는 리커창 총리의 타이완 관련 발언에 어떤 반응을 보였습니까?

기자) 네. 중국이 타이완의 주권과 민주주의, 자유를 존중해야 한다며 불쾌감을 표했습니다. 타이완의 중국 담당 기구인 대륙위원회는 성명을 내고, 중국은 건전한 교류를 위한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양안 간의 문제를 합리적이고 동등하며, 상호 존중하는 태도로 다뤄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리커창 총리는 이번 전인대를 끝으로 퇴임하게 되죠?

기자) 맞습니다. 중국은 지난해 10월 제20차 중국 공산당 전국대표대회(당 대회)를 통해 시진핑 주석의 집권 3기 지도부의 대략적 윤곽을 잡았는데요. 시 주석 집권 1기와 2기, 국무원 총리를 맡은 리커창 총리의 퇴임은 기정사실이었습니다. 리 총리는 6일, 시진핑 주석과 약 3천 명의 전인대 대표들 앞에서 마지막 업무 보고에 나섰습니다. 차기 국무원 총리직에는 리창 전 상하이 서기가 사실상 내정됐고요. 이번 전인대에서 차기 지도부가 공식 발표될 예정입니다.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 있는 러시아 민간 용병업체 '바그너 그룹' 본사 앞에 일단의 용병들이 바그너 그룹 깃발을 들고 서 있다. (자료사진)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 있는 러시아 민간 용병업체 '바그너 그룹' 본사 앞에 일단의 용병들이 바그너 그룹 깃발을 들고 서 있다. (자료사진)

진행자) 지구촌 오늘, 이번에는 우크라이나 상황 전해 주시죠.

기자) 네.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일대에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에 격렬한 전투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특히 도네츠크주의 요충지로 알려진 ‘바흐무트’ 지역은 수많은 사상자가 나오고 포탄이 떨어지고 있는 가운데 치열한 격전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진행자) 바흐무트에서 우크라이나군이 크게 열세라고 하죠?

기자) 네. 러시아군은 민간 용병회사인 ‘바그너그룹’이 중심이 돼서 돈바스 전투를 이끌고 있는데요. 바그너 그룹 용병들이 바흐무트 시를 3면에서 포위망을 좁혀가고 있는 형국입니다. 이런 가운데 바그너 그룹의 실소유주이자 창업자인 예브게니 프리고진 씨는 5일, 탄약이 부족해서 러시아군의 전선이 무너질 수 있다며 러시아 정부를 비판했습니다.

진행자) 러시아 정부로부터 탄약을 공급받지 못하고 있다는 건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프리고진 씨는 텔레그램에 올린 글에서, 지난 2월에 러시아 정부가 약속한 탄약을 아직까지 보급받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단지 정부의 관료주의 체제 때문인지 아니면 배신인지 그 이유를 지금 파악하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바그너 그룹과 러시아군 당국 간에 불협화음이 계속 나오고 있는 것 같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프리고진 씨는 그동안 공개적으로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부 장관과 군 고위 당국자들에 대한 비판을 서슴지 않고 해왔습니다. 바그너 그룹에 탄약 보급을 지체하고 있는 것은 ‘반역’이라고 저격하기도 했는데요. 이에 대해 동부 전선 주도권을 쥐고 있는 바그너 그룹과 러시아군 지휘관들 간에 힘겨루기, 알력 다툼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습니다. 프리고진 씨는 만일 바그너가 바흐무트에서 후퇴하면, 모든 전선이 무너지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진행자) 일각에서는 우크라이나군의 후퇴설이 나오고 있지 않습니까?

기자) 네. 하지만 바흐무트 전투를 이끌고 있는 볼로디미르 나자렌코 지휘관은 5일 텔레그램에 올린 영상에서 후퇴 명령은 없었으며, 우크라이나 병사들은 방어 임무를 엄중히 수행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나자렌코 지휘관은 바흐무트 상황은 지금 마치 지옥과도 같다고 전했습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미국 국방장관이 바흐무트 상황과 관련해 언급했군요?

기자) 네.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은 바흐무트는 전략적 가치보다는 상징적인 측면에 무게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오스틴 장관은 6일 요르단을 방문한 가운데 취재진에게 “바흐무트는 전략적이나 작전적 가치보다는 상징적인 가치가 더 크다고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바흐무트는 러시아군이 동부 돈바스 전체 지역을 차지하기 위한 교두보 역할을 하는 요충지로 알려져 왔습니다. 오스틴 장관은 이어 우크라이나군이 서쪽으로 재배치되는 것을 전략적 후퇴로 보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진행자)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현재 상황에 대해 어떤 이야기를 합니까?

기자) 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은 5일 화상 연설에서, “돈바스에서 싸우고 있는 병사들의 용기와 힘, 회복력에 특별한 경의를 표하고 싶다”면서 “가장 힘겨운 싸움의 하나로, 고통스럽고 힘들다”고 말했습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또, 전날(4일) 리만과 바흐무트 등지에서 130건 넘는 러시아의 공격을 막아냈다는 보고를 받았다고 밝혔습니다. 한편 우크라이나 국방부는 6일, 러시아군이 이란제 드론을 이용해 새로운 공격을 단행했으며, 15개 가운데 13개를 격추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그런가 하면 러시아 국방부 장관은 우크라이나 지역을 찾았다고요?

기자) 네. 쇼이구 국방부 장관이 우크라이나 남부 마리우폴 점령지를 방문했다고 러시아 국방부가 6일 밝혔습니다. 러시아 국방부는 쇼이구 장관이 마리우폴시의 인프라 복원 상황과 병원을 둘러보고 러시아 병사들을 격려했다고 밝혔습니다.

청고래가 해수면에서 숨쉬고 있다. (자료사진)
청고래가 해수면에서 숨쉬고 있다. (자료사진)

진행자) 지구촌 오늘,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국제 사회가 해양 보호를 위한 새로운 협정 제정에 합의했다는 소식이군요?

기자) 네. 최근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국가관할권 이원 지역의 해양생물다양성(BBNJ)’ 보전을 위한 회의가 열렸는데요. 이 회의에서 회원국들이 해양의 생물학적 다양성 보존을 위한 국제협약 제정에 합의했습니다. 새 협약은 해양 자연을 보호하고 회복하기 위해 2030년까지 ‘공해’를 포함해 바다의 30%를 보호 구역에 둔다는 것이 골자입니다.

진행자) 유엔 차원에서 마련한 해양 보호 관련 조약이 이미 있는 것으로 아는데요?

기자) 네. 지난 1982년에 체결된 ‘유엔해양법협약’이란 게 있습니다. 이 협약은 이른바 ‘공해(high sea)’ 개념을 확립했는데요. 그런데 이 공해 가운데 단지 1.2%만 보호되고 있는 형편입니다. 그래서 이런 보호 구역 밖에 서식하는 해양 생물은 그간 기후 변화나 남획, 또 선박 운항 등으로 위험에 처했는데요.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유엔 차원에서 새로운 협약이 장기간 논의돼 왔었습니다.

진행자) 공해라고 하면 정의가 어떻게 되는 겁니까?

기자) 네. 공해는 연안으로부터 200해리(약 370㎞)까지인 배타적경제수역(EEZ) 경계에서부터 대양으로 뻗은 해역을 말하는데요. 이 공해가 세계 바다의 60% 이상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현재 공해에서는 모든 나라가 어로나 선박 운항, 그리고 탐사할 권리를 가지고 있습니다.

진행자) 공해 같은 먼바다에서도 생물학적 다양성이 위협받고 있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죠?

기자) 그렇습니다.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의 최근 평가에 따르면 세계 해양생물종 가운데 거의 10%가 멸종 위기에 처해 있다고 합니다.

진행자) 새 협약이 해양생물종 보호를 위해서 구체적으로 어떤 조처를 하게 되나요?

기자) 네. 새 협약은 어로 방식이나 선박 운항 경로, 그리고 심해 광물 채굴 등 탐사 활동에 제한을 둘 예정입니다. 국제 환경 단체들은 특히 광물 채굴이 해양생물 생육지를 교란하고 소음공해를 유발하며 해양생물에 독이 될 수 있다고 우려해 왔습니다.

진행자) 환경 단체들은 새 협약 소식에 어떤 반응을 보였습니까?

기자) 적극 환영했습니다. 국제 환경 단체인 ‘그린피스 노르딕’의 해양 운동가 로라 멜러 씨는 영국 BBC 방송에 "오늘은 해양 보존에 있어서 역사적인 날이며 분열된 세계에서 자연과 인간 보호가 지정학을 이길 수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라고 강조했습니다. 참고로 새 협약이 발효되려면 공식적으로 채택된 뒤에 각 회원국이 서명하고 이를 승인해야 합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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