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결 가능 링크

유엔 군축회의 “북한 핵·미사일, 심각한 ‘안보 도전’…구체적 비핵화 조치 취해야”


스위스 제네바에서 유엔 군축회의 고위급회기 첫날 회의가 열리고 있다.
스위스 제네바에서 유엔 군축회의 고위급회기 첫날 회의가 열리고 있다.

세계 유일의 다자간 군축 협의체인 유엔 군축회의에서 한국 등 주요 회원국들이 북한의 핵과 탄도미사일 개발을 심각한 안보 도전이라고 비판했습니다. 북한이 비핵화를 위해 구체적인 조치를 취할 것도 거듭 촉구했습니다. 조상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스위스 제네바 유엔본부에서 28일 열린 군축회의 고위급회기 이틀째 회의에서 한국 정부는 북한이 제기하는 핵과 미사일 위협을 강력히 비판했습니다.

[녹취: 박용민 조정관] “The DPRK's nuclear and missile threat continues to be the most urgent security challenge we face. Since the beginning of 2022, the DPRK's provocative behaviour showed unprecedented frequency and intensity with the launch of more than 70 ballistic missiles including its ICBM on February 18th and two ballistic missiles of February 20th in flagrant violation of multiple UN Security Council resolutions.”

박용민 한국 외교부 다자외교조정관은 이날 회의에서 화상 연설을 통해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은 우리가 직면하고 있는 가장 시급한 안보 도전”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북한이 다수의 유엔 안보리 결의를 명백히 위반하며 지난 18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20일 탄도미사일 2발 등 지난해 초부터 70발 이상의 탄도미사일을 발사하면서 전례 없는 빈도와 강도의 도발을 했다고 지적했습니다.

특히 “북한이 핵무기 사용의 문턱을 현저히 낮추는 새 핵무력 정책을 법제화하고 전술핵의 선제적 사용까지 위협했다”며 북한의 계속되는 핵무력 증강 움직임을 비판했습니다.

[녹취: 박용민 조정관] “As the only country in the 21st century that has conducted nuclear tests. The DPRK seemed all but ready to conduct its seventh nuclear test which is in defiance of the CTBT. The treaty this very conference negotiated. This not only poses a direct threat to peace and security. It also critically undermines the fundamental credibility of the international non-proliferation regime at large.”

박 조정관은 21세기 들어 유일하게 핵실험한 나라인 북한이 유엔 군축회의가 협상한 포괄적핵실험금지조약(CTBT)을 무시한 채 7차 핵실험을 할 준비가 거의 되어 있는 것처럼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는 평화와 안보에 직접적인 위협이 될 뿐 아니라 국제 비확산 체제에 대한 근본적인 신뢰를 심각하게 훼손하는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한국 윤석열 정부가 출범 초부터 제안해온 대북 비핵화 로드맵 ‘담대한 구상’을 거론하면서, 북한이 대화의 장으로 나올 것을 촉구했습니다.

[녹취: 박용민 조정관] “We urged the DPRK to immediately return to dialogue and respond positively to our audacious initiative, which proposes corresponding economic political and military measures once the DPRK embarks on a genuine and substantive process for denuclearization. It is evident that what we now need is a unified stern and unequivocal message urging the DPRK to choose the right path.”

박 조정관은 “우리는 북한이 비핵화를 위한 진정성 있고 실질적인 과정에 착수하면 이에 상응하는 경제적, 정치적, 군사적 조치를 할 것을 제안하는 ‘담대한 구상’에 대해 북한이 즉시 대화에 복귀해 긍정적으로 화답할 것을 촉구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단호하고 분명하며 통일된 목소리로 북한이 올바른 길을 선택하도록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하야시 요시마사 일본 외무상도 이날 화상 연설에서 태평양 지역에서 일본을 둘러싼 안보 환경이 급속히 악화되고 있으며, 특히 핵무기와 미사일 등 군사력 증강이 불투명한 방식으로 진전되고 있다면서 북한의 위협을 언급했습니다.

[녹취: 하야시 외무상] “North Korea has intensified nuclear and missile activities including its recent ballistic missile launches with an unprecedented frequency and in an unprecedented manner. In addition to its escalatory rhetoric on the use of nuclear weapons. Such activities pose a serious challenge to the international community.”

하야시 외무상은 “북한은 최근 탄도미사일 발사를 포함해 전례 없는 빈도와 방식으로 핵과 미사일 활동을 강화하고 있다”며 “핵무기 사용에 대한 고조되는 수사와 더불어 이 같은 활동은 국제사회에 심각한 도전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일본은 북한의 대량살상무기와 모든 사거리의 탄도미사일을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으로 폐기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거듭 강조한다”고 밝혔습니다.

[녹취: 하야시 외무상] “And Japan reiterates its strong commitment to the complete, verifiable and irreversible dismantlement of North Korea weapons of mass destruction and ballistic missiles of all ranges. Japan urges North Korea to abide by all relevant UN Security Council resolutions and return at an early date to full compliance with the NPT and IAEA safeguard.”

아울러 “일본은 북한이 모든 관련 유엔 안보리 결의를 준수하고 조속한 시일 내에 핵확산금지조약(NPT)과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안전조치 협정(Safeguard)’을 완전히 준수할 것을 촉구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유럽국가인 이탈리아도 북한의 핵과 탄도미사일 개발에 단호한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습니다.

[녹취: 안토니오 타자니 외무장관] “We firmly condemned ballistic missile launch by the Democratic People's Republic of Korea. North Korea should refrain from provocation and take concrete steps towards a complete, verifiable and irreversible denuclearisation.”

안토니오 타자니 이탈리아 외무장관은 화상 연설에서 “우리는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를 단호히 규탄한다”며 “북한은 도발을 자제하고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돌이킬 수 없는 비핵화를 향한 구체적인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이탈리아는 효과적이고 검증 가능한 핵 군축을 위해 전적으로 헌신하고 있으며 핵무기 없는 평화롭고 안전한 세상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면서, 모든 당사국들이 핵확산금지조약(NPT)에 서명, 비준하고 적극 이행할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습니다.

인도태평양 역내 주요국 중 하나인 호주의 팀 와츠 외무부 차관보도 이날 오후 속개된 회의에서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가 역내 안보에 미치는 위협에 우려를 나타냈습니다.

[녹취: 와츠 차관보] “In our region, the Indo-Pacific, the DPRK’s continued missile launches in violation of multiple UN Security Council Resolutions show a blatant disregard for international rules and norms, and pose a grave threat to international peace and security. We urge the DPRK to abandon its nuclear weapons and ballistic missile programs, and resume dialogue with the United States and Republic of Korea. We are also deeply concerned by the opaque nuclear arsenal build-up occurring in our region which serves to highlight the pressing need for action on arms control and disarmament.”

와츠 차관보는 “우리 지역인 인도태평양에서 북한이 다수의 유엔 안보리 결의를 위반하고 계속해서 미사일을 발사하는 것은 국제 규칙과 규범을 노골적으로 무시하고 국제 평화와 안보에 중대한 위협을 가하는 것”이라고 비판했습니다.

그러면서 “우리는 북한이 핵무기와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을 포기하고 미국, 한국과의 대화를 재개할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습니다.

아울러 “우리는 군비 통제 및 군축에 대한 긴급한 조치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역내 불투명한 핵무기 증강에 대해서도 깊이 우려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유엔 군축회의 고위급회기는 3월 2일까지 계속되는 가운데 북한은 2일 오후에 반론권을 행사할 예정입니다.

북한을 포함한 65개 회원국의 유엔 군축회의는 핵무기와 화학무기 등 대량살상무기와 재래식무기 등의 군축과 국제안보, 신뢰 구축 등의 문제를 논의하는 협의체로, 1979년 설립된 세계 유일의 다자 군축 협상 포럼입니다.

VOA 뉴스 조상진입니다.

XS
SM
MD
L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