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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서 결코 승리 못할 것"...푸틴 "핵실험 준비해야"'뉴스타트' 중단 선언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1일 폴란드 수도 바르샤바 로열캐슬에 모인 시민들 앞에서 연설하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1일 폴란드 수도 바르샤바 로열캐슬에 모인 시민들 앞에서 연설하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1일 폴란드 수도 바르샤바에서 연설을 통해 우크라이나 지지를 재확인했습니다.

또한 러시아의 안보 위협을 받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동맹국들에 대한 미국의 안보 공약도 다시 한번 밝혔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바르샤바 시내 로열캐슬에 모인 시민들과 안제이 두다 대통령 등 폴란드 주요 당국자들 앞에서 "이번 (우크라이나) 전쟁은 세계 모든 국가와 민주주의에 대한 도전"이라고 말했습니다.

특히 "1년 전 우크라이나가 침공 당했을 때, 우크라이나만 시험 받은 것이 아니라, 온 세계가 시험에 직면했다"며 대러시아 공조를 강조했습니다.

이어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가 쉽게 굴복할 것이라 생각했지만, 우크라이나는 1년이 지난 지금도 굳건히 자유와 독립을 누리고 있다"면서, "우리가 침략으로부터 자유롭게 살 권리를 위해, 민주주의를 위해 함께 일어섰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 러시아 맞서 나토 강화 역설

바이든 대통령은 아울러 "푸틴 대통령은 에너지 무기화를 통해 나토가 약화하고 분열돼 '핀란드화'할 것이라고 기대했지만, 실상은 반대로 (중립국인) 핀란드와 스웨덴이 '나토화(지난해 5월 나토 가입 신청)'하는 일이 벌어졌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어서 "나토는 그 어느 때보다 강력하며, 나토가 분열되는 일은 없을 것"이라면서 "우리가 우크라이나와 함께 자유를 위한 싸움을 계속해 나가는 한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결코 승리할 수 없을 것"라고 덧붙였습니다.

이를 위해, 나토를 비롯한 동맹들은 러시아를 상대로 단단한 대오를 유지할 것이라고 바이든 대통령은 강조했습니다.

이어서 동맹들의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지가 확고하고, 지원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 "전쟁범죄 책임 묻겠다"

바이든 대통령은 아울러 "영토와 권력에 대한 푸틴 대통령의 갈망은 우크라이나인들의 조국 사랑 앞에 실패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또한 "우크라이나 민간인을 표적 공격하고 강간과 유괴를 무기로 활용하는 등 끔찍한 잔혹 행위를 한 러시아의 반인도주의 전쟁범죄에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습니다.

더불어, 이번 전쟁은 "민주주의를 파괴하려는 침략자들과의 물러설 수 없는 결전"이라고 덧붙였습니다.

■ 동맹국들과 연쇄 정상외교

바이든 대통령이 이날(21일) 연설한 로열캐슬은 폴란드 재건의 상징물로서, 2차 세계대전 당시 무너졌다가 다시 세워진 곳입니다.

바이든 대통령의 바르샤바 연설은 러시아의 우크라니아 침공 약 한 달 뒤였던 지난해 3월 26일 이후 약 11개월 만입니다.

이날(21일) 연설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폴란드는 수많은 여성과 어린이 등 피란민들을 말 그대로 감싸 안았다"며 감사를 표시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 앞서, 바르샤바 시내 대통령궁에서 두다 폴란드 대통령과 회담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회담에서 "어제(20일) 크이우(우크라이나 수도)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말했듯 우크라이나에 대한 우리의 지원은 변함없을 것"이라면서, 이런 과정에서 "미국에 폴란드가 필요하듯 폴란드도 미국이 필요하다"고 밝혔습니다.

또한 "우크라이나에 대한 우리와 동맹국의 철통 같은 지원 약속은 변함없다"며 "유럽 안보에 대한 숱한 도전을 함께 극복해 나가리라 확신한다"고 말했습니다.

조 바이든(왼쪽) 미국 대통령이 21일 바르샤바 시내 대통령궁 환영식에서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과 함께 인사하고 있다.
조 바이든(왼쪽) 미국 대통령이 21일 바르샤바 시내 대통령궁 환영식에서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과 함께 인사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다음 날(22일), 부쿠레슈티 9개국 정상회의에 참석합니다.

흔히 '부쿠레슈티 나인'이라고 부르는 부쿠레슈티 9개국은 러시아 견제를 위한 안보 협의체로, 폴란드를 비롯해 불가리아, 체코, 에스토니아, 헝가리, 라트비아, 리투아니아, 루마니아, 슬로바키아 등이 회원국입니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도 참석하는 이번 정상회의에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추가 지원이 논의될 것으로 보입니다.

■ 젤렌스키 "연내 종전 위한 논의 이뤄져"

전날(20일) 우크라이나 수도 크이우(러시아명 키예프)를 사전 공지 없이 방문한 바이든 대통령은 곧바로 폴란드로 이동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크이우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회담하고 5억 달러 규모 추가 군수지원 패키지를 소개한 바 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젤렌스키 대통령과 함께 크이우 시내를 걸으면서 "푸틴(러시아 대통령)의 정복 전쟁은 실패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연내 종전을 위한 논의가 이뤄졌다고 밝혔습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대통령실 홈페이지에 공개한 대국민 연설에서 "올해 안으로 러시아의 침략을 종식하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필요한 것은 결의뿐이고, 오늘(20일) 나는 그러한 결의를 바이든 대통령과 미합중국으로부터 봤다"고 덧붙였습니다.

■ 러시아 "바이든 크이우 방문, 특별하지 않아...긴장만 고조"

러시아 당국은 21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크이우 방문이 특별할 게 없다고 평가절하했습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이날 현지 방송 인터뷰에서 바이든 대통령의 크이우 방문에 관해 "우리에게 전혀 특별하지 않았다"며 "상황에 아무런 영향을 못 미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그런 행사는 중요하다, 당연히 주의 깊게 지켜봤다"면서 "폴란드 방문도 유심히 지켜볼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이어서 "결국 러시아 혐오증, 새로운 무기 지원과 긴장 고조의 연속이 될 가능성이 클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 푸틴, 국정연설서 '뉴스타트' 중단 선언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21일, 핵무기 확산을 막기 위해 미국과 맺은 신전략무기감축협정(New START·뉴스타트) 참여 중단을 선언했습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1일 상·하원 합동회의에서 연례 국정 연설을 하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1일 상·하원 합동회의에서 연례 국정 연설을 하고 있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21일) 연방 상·하원 합동회의에서 진행한 연례 국정 연설을 통해 "누구도 세계 전략적 균형을 해칠 수 있다는 환상에 빠져선 안 된다"며 "러시아는 뉴스타트 참여를 중단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어서 "러시아는 조약에 따른 사찰을 허락받지 못했다"며 "서방이 러시아에 대해 사찰을 허용하라고 요구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주장했습니다.

뉴스타트는 2010년 미국과 러시아가 체결해 이듬해 발효된 협정으로, 양국이 배치할 수 있는 장거리 핵탄두를 1천550개 이하로 제한하고, 두 나라 핵시설을 주기적으로 사찰하는 것이 골자입니다.

지난 2019년 양국 간의 '중거리핵전력조약(INF)'이 공식 파기되면서 뉴스타트는 미국과 러시아 사이에 남아 있는 유일한 핵 통제 조약입니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21일) 뉴스타트 참여 중단 계획을 밝히면서, 러시아가 핵무기 실험을 재개할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푸틴 대통령은 "미국이 핵실험을 할 경우 우리도 똑같이 할 것"이라며 "국방부와 (국영 원전기업) 로사톰이 준비해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푸틴 대통령은 그러나 러시아가 아직 뉴스타트에서 완전히 탈퇴하지는 않았다고 덧붙였습니다.

참여 복귀 조건으로는 미국뿐 아니라 영국과 프랑스의 핵무기 통제를 내세웠습니다.

"러시아는 뉴스타트 논의에 복귀하기 전에 프랑스와 영국의 핵무기고를 어떻게 고려할지 먼저 이해해야 한다"고 푸틴 대통령은 밝혔습니다.

■ 우크라이나 전쟁 책임 서방에 돌려

푸틴 대통령의 이번 국정 연설은 2년 만으로,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처음입니다.

러시아 헌법상 대통령은 연방의회에서 최소 연 1회 연설해야 합니다. 하지만 지난해에는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진행하지 않았습니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21일) 연설에서 "서방 국가들이 유럽에서 대리전을 촉발하고 경쟁국을 제거하려는 목적을 계속 추구하고 있다"며 "전쟁 확대의 책임은 서방 엘리트들에게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서 "국민 대다수가 (우크라이나 동부의) 돈바스 지역을 지키기 위한 우리의 작전을 지지한다"며 "국민의 결의와 용기에 감사를 표한다"고 밝혔습니다.

아울러 "전장에서 러시아를 패배시키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주장하면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서방의 추가 군사 지원은 모스크바로부터 군사적 대응을 이끌어낼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러시아 정규군과 용병업체 바그너 그룹 측은 최근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에서 공세를 강화하고 있습니다.

개전 1주년인 오는 24일을 전후해 '대공세'를 벌일 것이라는 관측도 이어지는 중입니다.

■ "러시아 경제 망치려는 시도 막아내"

푸틴 대통령은 이날(21일) 연설에서, 전장에서 숨진 러시아 장병들의 가족을 지원하겠다는 약속도 했습니다.

푸틴 대통령은 "조국을 수호하다 전사한 군인의 가족이 얼마나 힘든지 알고 있으며 새로운 특별기금을 만들어 맞춤형 지원을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또한 러시아의 경제 상황에 관해 평가하면서, 미국과 서방 측의 제재 속에서도 문제가 없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푸틴 대통령은 "전례 없는 제재를 통해 러시아 경제를 망치려는 서방국가의 시도를 막아내고 있다"면서 "러시아에 소득을 주는 돈의 흐름은 마르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이어서 "현재 (러시아의) 물가상승률은 5%인데 올해 2분기에는 목표인 4%에 근접할 것"이라고도 강조했습니다.

VOA 뉴스 오종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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