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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초도 해상서 환적 정황 5건 포착...환적지 북한 해역 가까워져


1일 50m 내외 길이 선박 2척이 양 옆을 맞댄 모습. 사진=Planet Labs
1일 50m 내외 길이 선박 2척이 양 옆을 맞댄 모습. 사진=Planet Labs

북한 초도 해상에서 선박 간 환적으로 의심되는 움직임이 계속 포착되고 있습니다. 최근 며칠 동안 추가로 5건이 확인됐는데 환적이 이뤄지는 장소가 공해상에서 점차 북한 해역으로 옮겨지는 양상입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지난달 28일 북한 초도 남쪽 해상을 촬영한 ‘플래닛 랩스(Planet Labs)’의 위성사진에 선박 여러 척이 양 옆을 맞댄 장면이 보입니다.

길이가 80~100m로 추정되는 선박 2척이 중간에 크기가 작은 선박을 사이에 두고 밀착해 있으며, 이곳에서 멀지 않은 곳에서도 길이 100m 내외의 선박 2척을 포함한 3척의 선박이 선체를 바짝 붙이고 서 있습니다.

유엔 안보리 등이 지적한 전형적인 불법 환적 모습입니다.

1월 28일(왼쪽)과 30일 촬영된 위성사진에 나타난 선박 간 환적 추정 장면(원 안). 사진=Planet Labs
1월 28일(왼쪽)과 30일 촬영된 위성사진에 나타난 선박 간 환적 추정 장면(원 안). 사진=Planet Labs

이 해역에선 이틀 뒤인 지난달 30일 길이가 80~100m인 또 다른 선박 6척이 각각 3척씩 밀착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또 이달 1일에는 50m 내외 길이의 선박 2척이 양 옆을 맞댔습니다.

지난 2021년 12월 북한 남포 인근 해상에서 선박 간 불법 환적으로 의심되는 장면을 촬영한 사진을 유엔 전문가패널이 공개했다.
지난 2021년 12월 북한 남포 인근 해상에서 선박 간 불법 환적으로 의심되는 장면을 촬영한 사진을 유엔 전문가패널이 공개했다.

앞서 VOA는 올해 1월 이후 총 9건의 선박 간 환적 의심 정황을 확인한 바 있습니다. 이번에 발견된 5건을 더할 경우 이 일대에서 발견된 환적 의심 사례는 올해만 14건에 달합니다.

VOA가 확인하지 못한 사례까지 합친다면 이 일대에선 그 보다 더 많은 환적이 이뤄졌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앞서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패널은 지난해 발간한 연례보고서 등을 통해 북한이 공해상이 아닌 자국 영해에서 선박 간 환적을 벌이는 신종 수법을 동원하고 있다고 지적한 바 있습니다.

실제로 과거 북한 선박 등의 환적이 빈번했던 동중국해와 남중국해 등에선 환적 정황이 포착되는 횟수가 크게 줄었습니다.

따라서 북한이 환적 장소를 국제해상에서 점차 북한 인근 해역으로 옮긴 것인지 주목됩니다.

물론 이곳에서 접선한 선박이 어떤 품목을 거래했는지는 알 수 없고, 특히 석탄과 유류 등 거래 금지 물품을 주고받진 않았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하지만 지난 2017년 채택된 안보리 결의 2375호는 북한이나 북한 대리 선박이 공해상 환적을 통해 물품을 건네받지 못하도록 한 만큼 물품의 종류와 관계없이 모두 안보리 결의 위반입니다.

전문가패널의 에릭 펜튼 보크 조정관은 최근 VOA에 보낸 이메일에서 “(서해상 환적에 대한) 조사가 계속되고 있다”며 “어떤 유형의 물품이 환적되는지, 선박이 어디에서 출항했는지 등에 관심을 두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환적된 물품이 제재 대상이 아닐 가능성도 물론 있다”면서, 하지만 “북한 선박과 어떤 물품을 환적하더라도 유엔 안보리 결의 2375호 11조에 따라 제재 위반”이라고 확인했습니다.

또한 “해당 선박을 식별할 수 있다면 선박이 출항한 나라는 조치를 취할 책임이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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