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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냉 관광부장관, 북한 동상 제작 의혹 부인...증거 제시하자 인터뷰 중단 


베냉 최대 도시인 코토누에 건립된 ‘다호메이 아마존’ 동상.
베냉 최대 도시인 코토누에 건립된 ‘다호메이 아마존’ 동상.

아프리카 서부 국가 베냉 정부가 최근 자국에 설치된 대형 동상을 북한이 제작했다는 의혹을 부인했습니다. 하지만 VOA가 확보한 증거를 제시하자 베냉 정부 고위 당국자는 인터뷰를 중단했습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베냉의 바발롤라 장-미셸 에브레 아빔볼라 관광문화예술부 장관은 지난해 7월 제막된 대형 동상 제작에 북한이 관여하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아빔볼라 장관은 최근 VOA 현지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문제의 동상은 “잘 알려지고 신원 확인이 가능한 예술가 줄리앙 신조간이 디자인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아빔볼라 장관]

이어 “베냉은 동상 주조를 전문으로 하는 회사를 찾았다”며 “내가 알기론 그 작업은 중국이 맡았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러면서도 “그들(중국 회사)이 코리안 기술자를 사용한 것인가”라고 반문한 뒤 “그렇다면 어떤 코리아를 말하는지 나는 모르고 오직 외무장관만이 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앞서 VOA는 2020년 9월 북한 만수대창작사의 위장회사가 베냉 정부로부터 베냉의 전신인 다호메이 왕조의 여군부대 군인 ‘다호메이 아마존’을 형상화한 동상 건설 수주를 받아 이를 베냉 최대 도시인 코토누에 건립했다고 보도한 바 있습니다.

이후 VOA는 한글로 된 동상의 건축도면 컴퓨터 파일을 입수해 북한의 위장 회사가 ‘청룡국제개발회사’이며, 베냉의 ‘생활환경 및 지속개발성’으로부터 수주를 받았다는 사실을 파악해 공개했습니다.

해당 건축 도면은 높이 30m 달하는 동상의 규모와 한쪽 무릎을 살짝 구부린 채 왼쪽에 창을 든 여군의 모습 등 상세 정보를 담고 있었는데, 완공된 동상의 실제 외형과 상당 부분 일치했습니다.

베냉 정부는 지난해 7월 제막식을 열고 이 동상을 일반에 공개했습니다.

아빔볼라 장관은 현지 VOA 기자가 이 건축 도면을 제시하며 ‘청룡국제개발회사가 북한 만수대창작사의 위장회사라는 사실을 알았느냐’고 질문하자 곧바로 인터뷰를 중단시켰습니다.

[녹취: 아빔볼라 장관]

아빔볼라 장관은 “이 인터뷰는 좋지 않고 중단돼야 한다”며 불쾌감을 표시한 뒤 “더 이상 하지 않겠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카메라 촬영도 멈추도록 했습니다.

국제사회는 북한의 해외 동상 수출을 허용하지 않고 있습니다.

안보리는 지난 2016년 대북 결의 2321호를 통해 북한이 동상을 수출하지 못하게 했고, 이듬해 추가로 채택한 결의 2371호에서는 만수대창작사의 해외법인인 만수대해외프로젝트그룹(MOP)을 제재 명단에 올렸습니다.

또 안보리 결의 2397호는 해외에 파견된 북한 노동자 송환이 2019년 12월까지 마무리되도록 했지만 이후에도 북한 직원들이 동상 건립을 관리하고 감독해 온 것으로 전해졌었습니다.

아울러 안보리는 북한 정권과 연계한 어떤 종류의 사업도 금지했습니다.

이번 동상 제작 과정이 여러 유엔 안보리 결의 조항에 위배된다는 뜻입니다.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 산하 전문가패널은 지난해 3월 공개한 연례보고서에서 VOA가 공개한 동상의 도면과 이 일대를 촬영한 위성사진을 인용해 “베냉의 동상 건립 문제를 계속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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