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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RW “대북전단금지법 폐기 촉구”…윤석열 대통령 “북한인권, 도발 억제하는 강한 심리적 요인”


지난 2013년 2월 한국 파주 임진각에서 탈북민 단체 회원들이 북한으로 전단을 날려보내고 있다.
지난 2013년 2월 한국 파주 임진각에서 탈북민 단체 회원들이 북한으로 전단을 날려보내고 있다.

국제인권단체가 대북 정보 유입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한국에 대북전단금지법 폐기를 거듭 촉구했습니다. 한국 정부가 대북 확성기 방송과 전단살포 재개 등을 검토하는 가운데 윤석열 대통령은 북한 인권은 “도발을 억제하는 강력한 심리적 요인이 된다”고 밝혔습니다. 김영권 기자가 보도합니다.

세계 100여 개 나라의 인권 상황을 감시하는 국제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는 대북 정보 유입을 범죄로 규정한 한국의 법률을 폐지해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이런 입장은 한국 정부가 북한 정권의 지속적인 도발 위협에 대응해 접경지역의 대북 확성기 방송을 재개하고 전단 살포를 다시 허용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가운데 나온 것입니다.

이 단체의 필 로버트슨 아시아 담당 부국장은 11일 VOA 보낸 공식성명에서 “인권의 관점에서 분명한 것은 남북관계 발전에 관한 법률을 개정해 풍선을 통해 국경 너머로 전단을 보내는 것과 같은 평화적인 국경 간 정보 공유 활동을 범죄로 규정하는 조항을 폐지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휴먼라이츠워치 성명] “From a human rights perspective, what is clear is the Development of Inter-Korean Relations Act should be amended to eliminate provisions that criminalize peaceful cross-border information sharing activities, like sending leaflets across the border via balloon. The Moon Jae-in government really went too far in criminalizing such peaceful activities, and ended up surveilling, harassing, and threatening North Korea human rights activists who dared to defy that order.”

이어 “문재인 정부는 이러한 평화적 활동을 불법화하며 도를 넘어섰고 이에 저항하는 북한인권활동가들을 감시하고 괴롭히고 위협하는 결과를 초래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러한 행위는 북한 정부의 손아귀에 실질적으로 놀아난 것이고 용납할 수 없는 방식으로 한국 국민의 권리를 직접적으로 침해한 것”이라고 비판했습니다.

[휴먼라이츠워치 성명] “Such actions really played right into the hands of the North Korean government and directly infringed on the rights of South Korean citizens in an unacceptable way. Changing the law to eliminate those abusive provisions would be the right thing to do to uphold the rights of South Korean citizens.”

로버트슨 부국장은 “이러한 학대(남용) 조항을 없애도록 법률을 개정하는 것이 한국 국민의 권리를 지키는 데 옳은 일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대북전단금지법으로 불리는 이 법은 군사분계선 일대에서의 대북 확성기 방송과 전단 살포 등을 금지하고 있으며 이를 어길 경우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형을 받을 수 있습니다.

한반도 통일과 인권을 위한 변호사 모임 등 한국 내 북한 관련 시민사회단체들도 10일 헌법재판소 앞에서 집회를 열고 헌재가 “대북전단금지법 위헌 결정을 하루빨리 내려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이들은 의견서를 통해 “헌재 정식 심판에 헌법소원이 회부된 지 2년이 넘었지만 아무 답변이 없다”며 “대북전단금지법은 과잉금지원칙과 죄형법주의에 명백히 반해 국민의 기본권(표현의 자유)을 막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휴먼라이츠워치는 성명에서 “한국이 접경지역에서 대북 확성기 방송을 재개해야 하는지 아니면 전단을 보내는 것을 촉진해야 하는지는 한국의 정책 입안자들이 내려야 할 결정”이라고 밝혔습니다.

[휴먼라이츠워치 성명] “As far as to whether South Korea should re-start speaker broadcasts at the border, or facilitate sending of leaflets across border, that’s really a decision for policy makers in Seoul to make. Human Rights Watch does not have a position on such actions beyond our strongly held view that that peaceful protests and sharing of information should not be criminalized.”

그러면서 “평화적인 시위와 정보 공유를 범죄로 규정해서는 안 된다는 우리의 강력한 입장 외에는 그런 행동에 대한 입장을 갖고 있지 않다”고 덧붙였습니다.

윤석열 한국 대통령
윤석열 한국 대통령

한편 이재명 한국 대통령실 부대변인은 11일 브리핑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이날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외교부와 국방부 업무 보고에서 북한 인권 문제의 중요성을 언급했다고 밝혔습니다.

[녹취: 이재명 부대변인] “윤 대통령의 주요 발언을 소개해 드리겠습니다…북한의 인권 문제는 단순히 인권 수호의 문제가 아니라 북한의 도발을 억제하는 강력한 심리적 요인이 됩니다. 북한의 인권 침해 실상을 우리 국민과 해외에 제대로 알려야 북한의 도발이 강화됐을 때 왜 우리나라를 지켜야 하는지 알게 되고 남북 간 유사시 국제사회의 지지를 얻을 수 있습니다. 군사적 우위라는 것도 명분 없이는 유지가 어렵습니다”

박진 외교부 장관도 이날 업무 보고 후 브리핑에서 윤 대통령이 북한 인권의 정확한 실상을 알리는 노력에 대해 강조했다며 외교부가 이런 노력을 더욱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박진 장관] “(윤 대통령은) 북한 인권과 관련해서 북한 인권의 정확한 실상을 국내는 물론이고 국제사회에 제대로 알리는 노력이 대단히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하셨습니다…그간 등한시되었던 북한 인권 문제에 대해서도 더욱 크고 분명한 목소리를 내고 국제사회와 연대해 나가겠습니다.”

한국 정부는 최근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4일 영토 침범에 대한 북한의 도발이 재발하면 “9·19 군사합의 효력 정지를 검토하라”고 지시한 후 대북 확성기 방송을 재개하는 방안과 탈북민 등 민간단체의 전단살포를 다시 허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VOA 뉴스 김영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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