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숄츠 독일 총리, 국내외 비판 속 중국 방문...6일, 이집트에서 유엔 기후변화협약당사국 총회 개막


올라프 숄츠(왼쪽) 독일 총리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4일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대화하고 있다.
올라프 숄츠(왼쪽) 독일 총리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4일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대화하고 있다.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네.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가 4일 중국을 방문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했습니다. 오는 6일부터 이집트에서 제27차 유엔 기후변화협약당사국총회(COP27)가 개최됩니다.
네덜란드 정부가 과거 노예제도에 관여했던 사실을 사과할 예정이라는 소식, 이어서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가 중국을 방문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숄츠 총리가 4일 독일 재계 대표단을 이끌고 중국을 방문했습니다. 숄츠 총리는 2020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대유행 이후 주요 7개국(G7) 정상 중에 처음으로 중국을 찾았습니다.

진행자) 숄츠 총리와 시진핑 주석도 처음으로 대면하는 거죠?

기자) 그렇습니다. 숄츠 총리가 지난해 12월에 취임했고요. 시 주석은 그간 외국 정상을 만나는 것을 제한하고 외부 활동도 축소했기 때문에 두 사람이 직접 얼굴을 보는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숄츠 총리는 시 주석이 지난달 열린 제20차 공산당 당 대회에서 당 총서기로 재선출되며 집권 3기를 시작한 이후 만난 첫 G7 정상이기도 합니다.

진행자) 이번 정상회담에서는 어떤 이야기가 나왔습니까?

기자) 네. 회담이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렸는데요. 시 주석은 모두 발언을 통해 숄츠 총리를 환영했습니다. 중국 관영 CCTV에 따르면 시 주석은 “지금 국제 상황이 매우 복잡하고 변화무쌍하다”고 지적하고 “영향력 있는 강대국인 중국과 독일은 이 변화와 혼란의 시기에 함께 협력하고 세계 평화와 발전에 더욱 기여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중국이 그동안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해 서방과는 결이 다른 행보를 보여왔는데요. 시 주석이 이번 회담에서 우크라이나 전쟁도 언급했습니까?

기자) 네. 시 주석은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 "독일과 유럽연합(EU)이 평화 협상을 추진하고 균형 있고 효과적이며 지속적인 안보 틀을 구축하려고 노력하는 것을 지지한다"는 원론적인 입장을 밝혔습니다. 시 주석은 또 "국제 사회가 자제와 합리성을 가지고 협상 재개를 위한 여건을 조성할 것"을 촉구하면서 "어떠한 핵무기 사용이나 위협도 함께 반대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숄츠 총리 이야기도 들어볼까요?

기자) 네. 숄츠 총리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겨냥한 전쟁을 벌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중국은 지금까지 우크라이나 사태를 두고 ‘침공’이나 ‘전쟁’이라는 표현 대신 ‘분쟁’이나 ‘갈등’ 같은 말을 써왔는데요. 하지만 숄츠 총리는 모두 발언에서 “특별히 나는 법치에 근거한 세계 질서에 많은 문제를 일으키고 있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러시아의 전쟁을 부각하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그러면서 “이 전쟁으로 난민 수백만 명이 발생하고 세계 식량과 에너지 시장이 위기를 맞고 있다”며 “우리는 이 심각한 긴장 시대에 함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숄츠 총리가 이번에 중국을 방문한 것을 두고 논란이 있었다고요?

기자) 네. EU 주축국인 독일은 우크라이나 전쟁을 비롯해 신장 위구르족 인권 문제, 타이완과의 군사적 긴장 상황, 또 홍콩 민주주의 등 많은 현안에서 중국과 입장이 크게 엇갈리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미국이나 다른 주요 유럽 국가들은 물론 독일 안에서도 이번 방문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나왔는데요. 특히 시 주석에게 숄츠 총리 방문이 자기 체제를 굳히는 데 발판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 바 있습니다.

진행자) 이런 비판에도 불구하고 민감한 시기에 숄츠 총리가 중국을 찾은 이유는 뭘까요?

기자) 네. 역시 경제적 이유가 큰 것으로 보입니다. 중국이 지난해까지 6년 연속으로 독일의 최대 교역국이었는데요. 숄츠 총리는 독일 ‘프랑크푸르트 알게마이네 차이퉁’에 실은 기고문에서 "중국은 독일과 유럽에 중요한 경제 무역 상대"라면서 “지금 상황에서 사업은 선택 사항이 아니기 때문에 중국으로 가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숄츠 총리 중국 방문에 재계 인사들이 대거 동행한 것도 그런 맥락으로 볼 수 있겠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독일 유명 자동차 기업인 ‘폭스바겐’과 ‘BMW’, 화학회사 ‘BASF’, 제약회사 ‘바이엘’, 독일 최대 상업은행 ‘도이체방크’ 등 주요 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이 숄츠 총리와 함께 베이징을 찾았는데요. 대부분 중국에서 사업이 잘되는 기업들 CEO들입니다. 숄츠 총리와 이들 재계 인사는 리커창 중국 부총리와 중국 기업 대표들도 만났습니다.

진행자) 숄츠 총리는 이번 방문에 반대하는 목소리에 대해 뭐라고 했습니까?

기자) 네. 숄츠 총리는 기고문에서 “중국이 바뀌면 우리가 중국을 대하는 방식도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현명한 다양성으로 한 나라에 대한 일방적인 의존도를 줄여나갈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숄츠 총리는 또 "신장 소수민족 인권 문제 같은 어려운 주제도 분명히 다뤄나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숄츠 총리 중국 방문을 반대하는 사람들 주장은 뭡니까?

기자) 네. 미국과 유럽이 내세우는 대중국 견제 노선에 금이 갈 수 있다는 겁니다. 일각에서는 독일을 시작으로 중국에 대해 유럽 국가들이 가진 다양한 입장이 알려지면 단일한 대중 전략을 세우기 어려워질 것이라는 전망도 있습니다.

진행자) 숄츠 총리 중국 방문 일정은 어떻게 됩니까?

기자) 네. 단 하루 일정입니다. 정확히 말하면 11시간 방문인데요. 여러 논란과 비판을 무릅쓰고 중국을 방문하는 것에 대한 부담 때문에 일정을 짧게 잡은 것으로 보입니다.

진행자) 이야기를 돌려서, 잠깐 우크라이나 소식도 전해 주시죠?

기자) 네. 우크라이나 남부 헤르손주에서 러시아군이 철수할 가능성이 크다고 러시아가 세운 현지 정부가 밝혔습니다. 친러 헤르손 정부가 최근 주민들을 강제로 이동시키는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4일 정부 청사에 계양된 러시아 국기를 내렸습니다. 하지만 우크라이나 남부군 대변인은 국기를 내린 것이 계략일 수 있다면서 “성급히 기뻐해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습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이른바 '더티밤'에 대한 국제원자력기구(IAEA) 조사 결과도 나왔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우크라이나가 더티밤을 쓰려고 한다는 러시아 주장에 대해 IAEA가 전문가들을 파견해 조사했는데요. IAEA는 3일 성명을 내고 지난달 31일부터 러시아가 지목한 우크라이나 내 의심 시설 2곳과 또 다른 1곳을 추가해 3곳을 조사했는데, 해당 시설에서 어떤 미신고 핵 활동이나 물질도 발견하지 못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제27차 ‘유엔 기후변화협약당사국총회(COP27)’가 열리는 이집트 휴양지 샤름 엘 셰이크 도로에 대형 안내판이 세워져 있다.
제27차 ‘유엔 기후변화협약당사국총회(COP27)’가 열리는 이집트 휴양지 샤름 엘 셰이크 도로에 대형 안내판이 세워져 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이집트에서 중요한 국제 기후 회의가 열리는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오는 6일 이집트 휴양지 샤름 엘 셰이크에서 제27차 ‘유엔 기후변화협약당사국총회(COP27)’가 시작됩니다. 18일까지 진행되는 이번 회의에는 세계 각국 정상들과 기후 전문가, 환경 운동가 등이 대거 참석합니다.

진행자) ‘당사국 총회’라는 이름이 붙어 있는데, 여기서 말하는 당사국이란 어떤 나라들입니까?

기자) 네. 국제 사회가 1992년에 채택한 유엔 기후변화협약에 참여한 나라들을 말합니다. 현재 지구온난화 현상으로 기상 이변이나 각종 자연재해가 발생하고 있는데요. 그래서 유엔 주도하에 매년 당사국총회를 열어서 대응 방안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올해 COP 회의에는 모두 몇 개국이 참석합니까?

기자) 네. 200여 개 정부와 기관, 단체 등이 초대받았습니다. 이집트 정부는 90여 명의 정상이 참석을 확인했다고 밝혔는데요. 하지만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비롯한 일부 정상은 올해 불참할 것으로 보입니다. 중국 역시 아직 시진핑 주석 참석 여부를 밝히지 않고 있습니다. 주최국인 이집트는 세계 각국이 이견을 잠시 뒤로 하고, 지구 위기를 논의하기 위해 지도력을 발휘해 달라고 촉구했습니다.

진행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도 참석하나요?

기자) 네. 지난주 백악관은 바이든 대통령이 COP 회의에 참석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백악관은 성명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이번 회의에 참석해 기후변화와 싸우고 기후 영향으로부터 특히 취약한 계층을 돕는 방안을 모색하며 세계가 함께 행동할 필요성을 강조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최근 취임한 리시 수낙 영국 총리도 회의에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이번 COP27에서는 구체적으로 어떤 항목들이 논의될까요?

기자) 네. 이번 회의에서 주요 현안은 크게 3가지입니다. 먼저 탄소 배출량 감소 노력과 각국 기후변화 대비 ∙ 대응 방안, 또 개발도상국과 저개발국가들을 위한 기술지원과 자금조성 방안, 그리고 지난해 해결하지 못했거나 다루지 않았던 일부 항목 등입니다.

진행자) 지난해 COP 회의는 영국에서 열렸죠?

기자) 그렇습니다. 영국 스코틀랜드 글래스고에서 열렸는데요. 당시 회의는 2015년에 체결한 파리기후변화협정에 대한 각국 정부 약속을 재확인하는 선에 그쳤다는 평가가 나온 바 있습니다.

진행자) 파리 협정 골자가 뭔가요?

기자) 네. 핵심은 지구온난화를 극복하기 위해 온도 변화를 섭씨 2도 이하로 유지하고, 앞으로의 목표를 1.5도 상승으로 잡자는 겁니다. 당사국들은 또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고 2050년까지 탄소 배출량이 아예 없는 이른바 ‘탄소중립’ 실현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지금 지구온난화 정도가 어느 정도입니까?

기자) 네. 유엔에서 기후변화를 연구하는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협의체(IPCC)’에 따르면 현재 지구 온도 상승 폭이 산업화 이전 시기와 비교해 1.1도 수준이고요. 1.5도를 향해 가는 중입니다. IPCC는 지구 기온이 1850년대보다 1.7~1.8도 상승하면, 지구 인구 절반이 생존에 위협적인 더위와 습도에 노출될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이번 COP 27회의에서 예상되는 걸림돌로는 어떤 것이 있습니까?

기자) 네. 저개발, 개발도상국에 대한 자금 지원 문제가 특히 논란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선진국들은 개발도상국이 탄소배출을 줄이고 기후변화에 대비할 수 있도록 2020년까지 연간 1천억 달러를 지원하기로 약속했었다가 다시 이를 2023년으로 연기한 바 있었습니다. 또한 COP 회의 합의 사항이 법적 구속력이 없기 때문에 여전히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끊임없이 나오고 있습니다.

과거 대서양 노예무역에 이용됐던 아프리카 가나 골드코스트 소재 요새. (자료사진)
과거 대서양 노예무역에 이용됐던 아프리카 가나 골드코스트 소재 요새. (자료사진)

진행자) 지구촌 오늘,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네덜란드 정부가 과거 노예제도에 관여한 것을 사과할 예정이라는 발표가 나왔군요?

기자) 네. 프랑크 비어빈드 네덜란드 법적 보호부 장관은 식민지 시대에 존재한 노예제도에서 네덜란드 정부가 행한 역할에 대해 오는 12월 사과할 것이라는 벨기에 RTL 방송 보도가 맞는다고 최근 확인했습니다. 한편 네덜란드 ANP통신은 비어빈드 장관이 최근 헤이그에서 기자들에게 “이는 거대하고 아름다운 순간”이라며 “정부는 공유할 미래로 가는 페이지를 열고, 여러분들도 이를 함께 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이 방송은 또 네덜란드 정부가 후속 조처로 관련 사업에 거액을 투입할 예정이라고 전했습니다.

진행자) 네덜란드 정부가 과거 시행된 노예제도와 관련해서 사과하겠다고 결정한 이유가 뭡니까?

기자) 네. 2020년에 미국에서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 씨가 경찰에 체포되는 과정에서 숨지는 사건이 있었습니다. 이 사건이 알려지면서 전 세계적으로 인종차별 문제를 반성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었죠? 그러자 네덜란드 정부는 독립적인 위원회를 꾸려서 자국내 인종차별 문제를 검토하도록 했는데요. 이 위원회는 지난 17세기부터 19세기까지 존재했던 노예무역이 인간성에 반하는 범죄였음을 인정하고, 여기에 관여했던 것을 사과하라고 지난해 정부에 권고한 바 있었습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이번 네덜란드 정부 결정은 이 권고에 따른 것이라고 볼 수 있겠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위원회는 “역사는 되돌릴 수 없다”면서 하지만 “그 영향을 지금까지도 느낄 수 있는 역사적 불의를 가능한 한 고칠 수 있다고 선언하고, 이를 정책의 출발점으로 삼을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하지만 당시에 이런 권고에도 불구하고 마크 루테 네덜란드 총리는 자신이 역사를 판단할 위치에 있지 않다면서 사과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그럼 네덜란드 정부가 이번에 입장을 바꾼 셈인데, 네덜란드가 과거에 직접 노예제도를 운용했습니까?

기자) 네. 본국에서는 노예제도를 금지했는데요. 하지만 수리남 같은 식민지에서는 1863년에나 가서야 노예제도를 금지했습니다. 그래서 네덜란드는 세계에서 가장 늦게 노예제도를 없앤 나라 가운데 하나로 기록돼 있는데요. 그런데 더 논란이 된 건 네덜란드가 당시 대서양 노예무역에 적극적으로 참여했다는 사실입니다.

진행자) 대서양 노예무역이라면 아프리카에서 흑인들을 잡아다가 대서양을 건너 미주대륙에 팔아넘긴 것을 말하죠?

기자) 맞습니다. 특히 네덜란드 정부가 세운 서인도회사 같은 경우 지금의 아프리카 가나에 많은 요새를 두고 노예무역에 적극적으로 참여했습니다. 이 노예무역에서 들어오는 수입이 네덜란드가 역사상 처음으로 유럽 강국으로 떠오르던 시기에 정부 수입에서 큰 비중을 차지했다는데요. 역사학자들은 네덜란드 무역업자들이 노예 약 50만 명 이상을 대부분 브라질이나 카리브해 지역으로 보낸 것으로 추산합니다.

진행자) 네덜란드 정부가 이 문제에 대해서 사과하면서 후속 조처로 거액을 출연한다고 했죠?

기자) 그렇습니다. RTL 방송 보도로는 네덜란드 정부가 노예제도에 관여한 사실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는 목표를 가진 기금에 약 2억 달러, 그리고 노예박물관 개관에 약 2천 700만 달러를 사용할 예정입니다. 하지만 여기에 크게 반발하고 나선 정치인들이 있어서 이 계획이 앞으로 어떻게 될지 주목됩니다.

진행자) 네.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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