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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안보리에 '더티밤' 문제 제기...미, 스파이 혐의 등 중국인 10여 명 기소


바실리 네벤쟈(가운데) 유엔 주재 러시아 대사 (자료사진)
바실리 네벤쟈(가운데) 유엔 주재 러시아 대사 (자료사진)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네. 러시아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우크라이나의 ‘더티밤(dirty bomb)’ 사용 가능성에 대한 문제를 제기했습니다. 이에 대해 우크라이나는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자국 시설 사찰을 요청했습니다. 미국 법무부가 중국 통신업체 화웨이 수사 방해와 간첩 혐의 등으로 미국에 거주하는 중국인 10여 명을 무더기 기소했습니다. 최근 2년간 유럽행을 시도한 이주민 가운데 적어도 5천 명 이상이 사망한 것으로 집계됐다는 소식, 이어서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러시아가 이른바 ‘더티밤(dirty bomb)’ 문제를 유엔으로 가져갔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바실리 네벤쟈 유엔 주재 러시아 대사가 24일 늦게,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에 서한을 보내, 유엔 안보리에서 ‘더티밤’ 문제를 다룰 것을 공식 요청했습니다. VOA가 입수한 서한을 보면,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의 ‘더티밤’ 사용을 핵 테러 활동으로 간주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진행자) ‘더티밤’, 그대로 직역하면 ‘더러운 폭탄’이라는 뜻인데요. 이게 방사성 물질을 퍼뜨리는 데 사용되는 무기라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더티밤은 방사성 물질과 폭발 물질이 결합한 방사능 무기입니다. 이 더티밤이 폭발하면 일대가 방사능 입자로 뒤덮이고 공기 중에 노출돼 인체에 흡수되는데요. 핵무기 같은 가공할 파괴력은 없지만, 좀처럼 해독이 어렵다고 해서 ‘더러운 폭탄’으로 불리고요. 대량살상무기(WMD) 등과 함께 국제법으로 사용이 금지된 무기입니다.

진행자) 그런데 러시아는 우크라이나가 이 더티밤을 사용하려는 것으로 보고 있는 건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더티밤 문제를 처음 제기한 건,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입니다. 쇼이구 장관은 지난 23일, 미국, 영국, 프랑스, 터키 국방장관과 연쇄 통화를 하면서 우크라이나가 더티밤을 사용하려고 한다고 주장했는데요. 이런 주장을 뒷받침할 근거나 정황은 제시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러시아는 다음 날(24일) 우크라이나 기관 2곳을 더티밤 제조 시설로 지목하며 같은 주장을 이어갔습니다.

진행자) 어떤 곳들입니까?

기자) 네. 러시아 국영 매체 ‘RIA’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수도 크이우에 있는 핵 연구소와 우크라이나 중부 드니프로페트로우스크주에 있는 ‘동부 광물농축 공장’입니다. 러시아 핵∙생화학 보호부대 지휘관인 이고르 키릴로프 중장은 24일 외국 대사관 소속 무관 등을 대상으로 한 브리핑에서 “우리가 확인한 정보에 따르면 우크라이나의 두 기관이 이른바 더티밤을 만들라는 구체적인 지시 아래 일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반면 우크라이나는 이런 의혹을 일절 부인하고 있다고 하죠?

기자) 그렇습니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러시아의 이른바 ‘가짜 깃발(false flags)’ 작전이라고 반발했습니다. 그러면서 러시아가 이를 구실로 핵 공격을 감행할 수도 있다고 경고하고 있는데요. 이런 가운데 우크라이나 정부는 국제원자력기구(IAEA)에 사찰을 요청했습니다.

진행자) 유엔 전문가들이 직접 현장을 방문해 자국 활동을 확인하라는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드미트로 쿨레바 우크라이나 외교장관은 24일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라파엘 그로시 IAEA 사무총장과 통화했다고 밝혔는데요. 이 통화에서 러시아의 거짓 주장과 관련해 IAEA 전문가들을 신속히 파견해줄 것을 요청했다고 말했습니다. 쿨레바 장관은 이어 “러시아와 달리 우크라이나는 항상 투명했고 지금도 투명하며, 우리는 숨길 게 아무 것도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IAEA는 해당 내용을 확인했습니까?

기자) 네. IAEA는 24일 성명을 내고, 우크라이나 정부가 두 기관 활동을 검증하기 위해 IAEA 전문가 사찰을 요청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이번 방문 목적은 신고되지 않은 핵 관련 활동이나 물질 여부를 조사하는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진행자) 그럼 IAEA 전문가들은 러시아가 지목한 두 곳을 방문하는 것입니까?

기자) IAEA는 성명에서 어떤 시설을 방문할 것인지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는데요. 라파엘 그로시 사무총장은 별도 설명에서, 두 곳 모두 IAEA 안전 감시 대상으로 IAEA 전문가들이 주기적으로 방문하는 곳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한 달 전에도 두 곳 중 한 곳을 조사했으며, 핵 물질 보호 조처가 제대로 이행되고 있는 것을 확인했다고 덧붙였습니다.

진행자) 국제 사회는 러시아 주장에 대해 어떤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까?

기자) 옌스 스톨텐베르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사무총장은 24일, 나토 회원국들은 우크라이나가 더티밤 사용을 준비하고 있다는 러시아 주장을 거부한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전쟁 국면을 더 고조시키기 위한 맥락에서 거짓 주장을 해서는 안 된다고 비판했습니다. 미국과 영국, 프랑스 정부도 앞서 24일 공동성명을 내고, 러시아 주장은 명백한 허위이며 전 세계는 이를 통해 전쟁을 더 악화하려는 러시아 시도를 간파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우크라이나와 서방의 주장대로 러시아의 가짜 깃발 작전이라면, 반대로 러시아가 핵 공격을 준비하고 있을 수도 있다는 우려도 나오지 않겠습니까?

기자) 네. 하지만 미국 정부 관리들은 아직 그런 정황은 없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24일, 현재까지 러시아가 더티밤이나 핵무기 사용을 준비하고 있다는 징후는 보이지 않는다고 밝혔습니다. 한편 네드 프라이스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24일) “만일 러시아가 더티밤이나 어떤 핵무기든 사용한다면 나쁜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메릭 갈랜드(가운데) 미 법무부 장관이 24일 법무부 청사에서 중국인 기소 사건을 설명하고 있다. 오른쪽은 크리스토퍼 레이 연방수사국(FBI) 국장, 왼쪽은 리사 모나코 법무부 부장관.
메릭 갈랜드(가운데) 미 법무부 장관이 24일 법무부 청사에서 중국인 기소 사건을 설명하고 있다. 오른쪽은 크리스토퍼 레이 연방수사국(FBI) 국장, 왼쪽은 리사 모나코 법무부 부장관.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미국 연방 법무부가 미국에 있는 중국인들을 무더기로 기소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 법무부가 24일, 미국 검찰 수사를 방해한 혐의로 중국인 2명을 기소한 사실을 공개했습니다. 중국 최대 통신장비업체 ‘화웨이’ 관련 수사로 알려졌는데요. 법무부가 공소장에 화웨이를 적시하진 않았지만, 내용을 보면 화웨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법무부는 또 미국 내 중국인 반체제 인사를 협박한 혐의 등으로 또 다른 11명도 기소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구체적인 혐의 내용을 들어보죠?

기자) 네. 우선 화웨이사와 관련해, 허가오춘과 왕정이라는 중국 국적자 2명은 미국 정부 당국자 1명을 자신들 편으로 포섭해, 화웨이 수사와 관련된 증인 정보, 재판 정보 등을 수집하며 간첩 활동을 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어떻게 적발된 것인가요?

기자) 네. 이들 중국인 2명은 중국인은 법무부 수사와 관련된 정보를 얻는 대가로 미 정보 당국자에게 6만 1천 달러 상당의 뇌물을 준 것으로 확인됐는데요. 하지만 이들이 접촉한 당국자는 미 연방수사국(FBI) 감독하에 활동하는 이중간첩으로, 이들 중국인에게 가짜 정보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미국 정부가 중국 기업 화웨이 관련 수사에 착수한 게 꽤 오래됐죠?

기자) 그렇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정부 시절인 지난 2018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당시 미국 정부는 화웨이가 미국 제재 대상인 이란과 불법 거래를 한 혐의로 화웨이를 처음 기소했습니다. 또 2020년에는 미국 지식재산권을 도용하고 미국 기업들 영업 비밀을 빼돌리려고 한 혐의 등으로 추가 기소했는데, 당시 멍완저우 최고재무책임자(CFO) 겸 부회장도 기소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멍완저우 부회장 거취 문제는 미국과 중국 간 갈등의 주요인이 되기도 했죠?

기자) 그렇습니다. 멍완저우 부회장은 지난 2018년 12월 캐나다 밴쿠버 공항에서 미국 정부 요청으로 캐나다 경찰에 체포됐는데요. 미국 정부가 멍완저우 부회장 신병 인도를 요구하면서, 무역 전쟁으로 촉발된 양국 갈등은 최고 수위에 달했습니다. 멍완저우 부회장은 3년 가까이 캐나다에서 가택연금 상태로 법정 소송을 벌였고요. 지난해 9월 석방돼 귀국하는 것으로 일단락된 바 있습니다.

진행자) 이번에 또 다른 사건으로 기소된 내용도 전해 주시죠?

기자) 네. 뉴욕 연방 지검은 미국에 거주하고 있는 반체제 중국인 등에게 귀국을 종용하고 협박한 혐의로 중국인 7명을 기소했고요. 뉴저지 연방 지검은 미국 거주자들을 상대로 중국을 위해 첩보활동을 할 스파이를 모집한 혐의로 중국인 4명을 기소했는데요. 일련의 사건으로 기소된 총 13명 가운데 10명이 정보요원 등 중국 관리라고 법무부는 밝혔습니다.

진행자) 미 법무부 장관이 직접 관련 기자회견을 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메릭 갈랜드 장관은 24일 법무부 청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일련의 사건은 중국 정부가 미국에서 개인 권리와 자유를 간섭하고, 그러한 권리를 보호하는 미국 사법 체계를 훼손하려고 한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법무부는 민주주의 기반인 법치를 방해하는 어떠한 외세의 시도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리스 레스보스섬에 도착한 시리아 난민들이 보트에서 내리고 있다. (자료사진)
그리스 레스보스섬에 도착한 시리아 난민들이 보트에서 내리고 있다. (자료사진)

진행자) 지구촌 오늘, 한 가지 소식 더 듣겠습니다. 최근 2년간 유럽행을 시도하다가 많은 이주민이 숨진 것으로 드러났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국제이주기구(IOM)가 최근 공개한 보고서에 나온 내용인데요. 보고서는 지난 2021년 이래 유럽으로 가는 도중이나 유럽 안에서 사망한 이주민이 적어도 5천 명 이상으로 집계됐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유럽으로 가려는 이주민들이 사용하는 경로가 여러 가지가 있죠?

기자) 네. 대표적인 것이 서아프리카에서 스페인 카나리아 제도로 가는 경로, 그리고 지중해 중부와 동부를 횡단하는 해상 경로가 있고요. 또 터키-그리스 국경 같은 육상 경로가 있습니다.

진행자) 경로별로 사망자가 몇 명이나 나왔습니까?

기자) 네. 지중해 중부를 횡단하는 경로에서 가장 많이 나왔는데요. 올해 10월 24일까지 적어도 2천800여 명이 숨지거나 실종됐습니다. 이 경로에서는 그전 기간인 2019년과 2020년 사이 약 2천200명이 사망한 바 있습니다. 다음 서아프리카에서 대서양을 따라 스페인 카나리아 제도로 들어가는 경로에서 약 1천500명이 목숨을 잃었는데요. 역시 이전 기간보다 많이 증가한 숫자입니다.

진행자) 역시 바다를 건너 들어가는 길에서 희생자가 많이 나왔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그런데 보고서는 이들 경로에서 발생한 사망자 집계가 완전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는데요. 왜냐하면 장기간 상황이 나쁜 해상에서 이주민을 태우고 있다가 침몰한 배를 포착하지 못했거나 구조하지 못한 경우가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실제로는 사망자 수가 더 클 가능성이 있다는 말이죠?

기자) 맞습니다. 보고서는 또 지난 2021년 이래 이주민들이 몰리는 다른 유럽 내 경로에서도 이전 기간보다 사망자가 늘었다고 밝혔습니다. 구체적으로 터키-그리스 국경에서 126명, 서부 발칸 경로에서 69명, 영국 해협 횡단 과정에서 53명, 벨라루스-유럽연합(EU) 국경 23명, 그리고 피난 가던 우크라이나인 17명이 사망했다고 보고서는 전했습니다.

진행자) 많은 경로에서 이전 기간보다 사망자가 늘어난 이유가 뭡니까?

기자) 네. 보고서는 일단 이주민들에게 적절하고 안전한 길을 제공하는 데 있어 구조적으로 실패했다고 지적했습니다. 보고서는 즉각적이고 효과적인 지원을 어려운 상황에 부닥친 유럽행 이주민들에게 제공했다면 사망자가 나오는 것을 많이 예방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사망자를 줄이려면 이주민들이 들어가기를 원하거나 지나가는 길에 있는 유럽 나라들이 이들에게 안전한 경로를 제시해야 한다는 말인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그런가 하면 보고서는 생존자 보고를 바탕으로 이주민 중 적어도 약 250여 명이 2021년 이후 유럽 당국의 강제 추방 과정에서 숨졌다고 밝혔습니다. 지역별로는 강제 추방과 연관된 사망자 수가 지중해 중부에서 97명, 지중해 동부 70명, 서지중해 23명, 터키-그리스 국경 58명, 그리고 벨라루스-폴란드 국경에 4명 등인데요. 투명성과 접근성이 결여됐고, 또 사안이 매우 정치적인 성격을 가진 탓에 이런 사례를 완전하게 확인하기가 불가능하다고 보고서는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사망자들 국적은 어떻게 파악됐습니까?

진행자) 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14년 이래 2만9천 명 이상이 숨졌는데요. 이 중에는 시리아 출신이 가장 많았습니다. 이어 알제리, 모로코, 튀니지 순이었는데요. 참고로 2014년과 2021년 사이 유럽행을 시도하다 숨진 사람 가운데 1만7천 명 이상은 국적에 대한 정보가 없는 것으로 분류됐다고 보고서는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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