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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 “한국내 전술핵 배치된다면 B61 유력...현실성 낮아”


미 공군의 F-35A 전투기가 전술핵무기로 사용될 수 있는 B61-12 폭탄을 투하하고 있다.
미 공군의 F-35A 전투기가 전술핵무기로 사용될 수 있는 B61-12 폭탄을 투하하고 있다.

한국 일각에서 전술핵 재배치 주장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미국의 군사 전문가들은 B61 전술핵폭탄을 유력한 후보로 꼽고 있습니다. 다만 미국이 보유하고 있는 전술핵 수량이 적은데다 북한의 직접적인 핵 공격에 노출될 위험때문에 한반도에 배치될 가능성은 낮다고 지적했습니다. 조은정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의 군사 전문가들은 한국에 재배치될 수 있는 가장 유력한 미국 전술핵무기로 공중 투하용 B61 전술핵폭탄을 꼽았습니다.

로렌스 코브 전 국방부 차관보는 12일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미국은 현재 200기의 전술핵무기를 보유하고 있는데 모두 B61 전술핵폭탄이며, 다른 전술핵무기들은 모두 폐기됐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코브 전 차관보] ”We have 200 tactical nuclear weapons and its B-61. We got rid of all the others. Half of them are deployed in Europe. We could obviously send some of the ones to South Korea.”

코브 전 차관보는 전술핵무기 200기 중 절반은 유럽에 배치됐다며, 이 가운데 일부를 한국에 보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미국은 1991년 조지 H.W. 부시 대통령의 ‘전 세계 배치 전술핵무기 철수 및 폐기 선언’에 따라 전술핵을 대거 폐기했고, 주한미군에 배치됐던 전술핵무기도 이때 철수했습니다.

전술핵무기는 수십 kt 내외의 저위력 핵탄두를 순항미사일, 어뢰, 야포, 중력폭탄 등 단거리 투발 수단에 탑재해 운용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전략핵무기는 고위력 핵탄두를 장거리 투발수단에 탑재합니다.

게리 세이모어 전 백악관 대량살상무기 조정관도 “만일 미국이 한국 영토에 전술핵을 배치한다면 B-61 전술핵폭탄일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세이모어 전 조정관] “If the U.S. were to station tactical nuclear weapons on the South Korean soil, then that would be the B-61 bomb, which can be delivered by a range of U.S. aircraft. F-16, F-35s, F-15s can all be adapted for nuclear use.”

세이모어 전 조정관은 “B-61 전술핵폭탄은 핵무기 투하용으로 개량이 가능한 F-16, F-35, F-15 전투기에 탑재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브루스 베넷 랜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미국이 보유한 전술핵폭탄과 전투기가 소수에 불과하다는 점을 들며 한국으로의 재배치가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녹취: 베넷 연구원] “The U.S. apparently has only about 200 tactical nuclear weapons. That’s all of them, of which 100 are stored in Europe and 100 are stored in the U.S. It’s a very small number. Secondly, all of them are gravity bombs. They’re bombs that would be dropped by an aircraft. So the delivery means are limited. The U.S. would not just have to deploy tactical nuclear weapons, we’d also have to deploy aircraft that are designed to carry nuclear weapons and relatively few of the U.S. fighter aircraft have that capability. It’s a small number and many of them are already deployed in Europe. So your problem is very few weapons hard to redeploy, very few aircraft that could deliver them hard to deploy.”

미국의 전술핵무기는 단지200기에 불과하고 그중 100기는 유럽에 배치돼 있고 나머지 100기가 미국에 있다는 겁니다.

또한 미국의 전술핵무기는 모두 ‘중력폭탄’이기 때문에 전투기가 투하해야 하는데, 제한된 숫자의 전투기마저 유럽에 이미 전개한 상황이라고 베넷 연구원은 지적했습니다.

“한국에 배치된 전술핵, 북한 공격 타겟”

전문가들은 또 북한의 공격 위협에 노출된다는 점을 들어 미국 전술핵의 한국 배치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습니다.

브루스 클링너 헤리티지재단 선임연구원은 12일 VOA에 “군사분계선 가까이에 미국이 전술핵을 배치하는 상황을 상정할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클링너 연구원] “What it could do is lower the bar for a North Korean attack, or nuclear attack because you now have a very high-value target in one place. That’s a fixed position.”

클링너 연구원은 한반도 전술핵 재배치는 “북한의 핵 공격의 기준을 낮추는 결과로 이어질 것”이라며 “매우 높은 가치의 목표물이 고정된 장소에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데이비드 맥스웰 민주주의수호재단 선임연구원도 12일 VOA에 “전략 무기는 너무나 중요하기 때문에 현존하는 위협을 감안했을 때 미국이 한반도에 배치하길 원치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맥스웰 연구원] “Strategic assets are so important that we really don’t want them on the Korean peninsula given the threats that exist. It really makes no sense to put them in harm’s way when they can be deployed in strategic locations and they can be in effects in minutes depending on the type of system that we choose to employ.”

한미연합사 작전참모 출신인 맥스웰 연구원은 전술핵을 “전략적인 장소에 배치해서 몇 분만에 효과를 낼 수도 있는데 굳이 위험에 노출시킬 이유가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전문가들은 또 전술핵 한국 배치에 대해 일각에서 핵확산에 대한 우려를 제기할 수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세이모어 전 조정관은 미국 내에는 ‘조약 동맹일지라도 미국 핵무기를 확산해서는 안 된다’는 군축 지지자들의 의견이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맥스웰 연구원은 “미국 입장에서는 한반도 전술핵 배치가 정치적 부담에 대비해 충분한 유익이 없다고 생각할 수 있다”며 “한국 국민들의 반발과 반핵 운동가들의 시위에 부딪힐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미국, 다양한 핵무기로 한국 보호 가능”

세이모어 전 조정관은 전술핵 재배치 없이도 미국이 보유한 핵무기로 한국을 충분히 보호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세이모어 전 조정관] “The U.S. has a version of the Trident missile that has a low yield warhead, so that can be used in a tactical nuclear role. And of course the U.S. has lots of nuclear weapons based in the U.S., ICBMs and so forth which can reach North Korea within less than an hour.”

세이모어 전 조정관은 “잠수함발사 트라이던트 미사일은 저위력 탄두이기 때문에 전술핵무기의 역할을 할 수 있다”며 “미국은 이 밖에 본토에도 많은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으며, 대륙간탄도미사일은 북한을 1시간 안에 타격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러한 핵무기들은 모두 미한 동맹 구조 속에서 사용할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베넷 연구원도 “태평양 상에서 ‘트라이던트’ 미사일을 탑재한 잠수함들 중 하나 이상을 오로지 ‘한반도용’으로 배정할 수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베넷 연구원] “The U.S. has Trident submarines in the Pacific. The U.S. could take one or more of those submarines and dedicate it to Korea.”

베넷 연구원은 ‘트라이던트’ 미사일은 사정거리가 6천 마일(9,600km) 이상이기 때문에 태평양 어느 곳에서든 북한을 타격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미국이 타 지역에서 핵전력을 한반도로 전개하는 것보다 한반도 상의 핵무기가 더 즉각적인 효과를 낼 수 있지 않느냐’는 질문에 맥스웰 연구원은 핵 사용에 시간은 큰 변수가 아니라고 답했습니다.

[녹취: 맥스웰 연구원] “You’re not in an artillery battle. A decision to launch strategic weapon, whether it’s minutes or hours, it is not going to make a difference because you’re talking about a massive destructive effects that will end the war. This is a national decision that will be made by the President to employ the strategic weapons. So this is something that is done very deliberately, and it’s not the same as employing conventional weapons against military targets.”

맥스웰 연구원은 “이것은 포병 전투가 아니다”라며 “전략 무기 발사 결정에 몇 분이 걸리든 몇 시간이 걸리든 큰 차이가 없다”고 말했습니다.

“전쟁을 끝낼 정도의 대대적인 파괴를 의미하기 때문”이라는 설명입니다.

맥스웰 연구원은 “이것은 미국 대통령이 심사숙고해서 내릴 국가적 차원의 결정이며, 군사적 목표물에 대한 재래식 무기 사용과 다른 차원”이라고 말했습니다.

한국에서 거듭 거론되는 나토식 핵공유 방안에 대해 클링너 연구원은 “한국 자체 핵개발, 미국 핵무기 한국 배치, 핵공유 세 가지 방안 중 핵공유가 차악(least bad)”이라고 평가했습니다.

[녹취: 클링너 연구원] “It would not give South Korea control over U.S. nuclear weapons. Even General LaCamera doesn’t have no control over U.S. nuclear weapons. That’s retained by the President and then through Strategic Command. So people who are experts of the NATO-nuclear sharing will quietly say it’s not as extensive as the South Koreans seem to think it is, it would not give South Korea veto over the use of U.S. nuclear weapons.”

클링너 연구원은 나토식 핵공유가 “한국에 미국 핵무기 통제권을 주지 않을 것”이라며 “심지어 라캐머라 주한미군사령관도 미국 핵무기에 대한 통제권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미국 대통령이 통제권을 가지고 있으며 전략사령부로 지시가 내려간다”며 “전문가들은 ‘나토식 핵공유가’ 한국인들이 생각하는 만큼 광범위하지 않으며, 미국의 핵 사용에 대해 한국이 거부권을 갖지도 못할 것이라고 말한다”고 전했습니다.

클링너 연구원은 다만 “핵무기가 어떤 목표물에 대해 어떻게 몇 개 사용될 것인지에 대해 미한 확장억제전략협의(EDSCG)에서 협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미국 해군 태평양사령관 출신인 해리 해리스 전 주한 미국대사도 12일 VOA에 보낸 이메일에서 한반도 전술핵 재배치에 반대한다는 의견을 냈습니다.

[해리스 전 대사] “I do not believe we should redeploy tactical nuclear weapons to South Korea, nor do I believe South Korea should develop its own nuclear weapons capability. The U.S. opposes nuclear proliferation and is a signatory to the Nuclear Non-Proliferation Treaty, as is South Korea. The U.S. is committed to defending South Korea under the U.S.-ROK Mutual Defense Treaty. Both the U.S. and South Korea should continue to strengthen the Alliance.”

해리스 전 대사는 “우리가 전술핵무기를 한국에 재배치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으며, 한국이 자체 핵무기 능력을 개발해야 한다고도 생각하지 않는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미국은 핵 확산에 반대하고 있으며, 한국과 마찬가지로 핵확산금지조약에 서명했다”고 지적했습니다.

해리스 전 대사는 “미국은 미한 상호방위조약에 따라 한국을 방어하는데 전념하고 있다”며 “미한 양국 모두 미한동맹을 계속 강화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VOA 뉴스 조은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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