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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창리 발사장 조립건물, 발사대 방향 40m 이동...3년 7개월 만에 움직임 포착


동창리 서해위성발사장 내 이동식 조립건물(원 안)이 붉은 사각형 지점으로 이동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료=Maxar Technologies / Google Earth
동창리 서해위성발사장 내 이동식 조립건물(원 안)이 붉은 사각형 지점으로 이동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료=Maxar Technologies / Google Earth

북한의 동창리 서해위성발사장에서 장거리 로켓을 최종 장착시키는 역할을 하는 이동식 건물이 발사대 쪽으로 한층 다가간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로켓을 수직으로 세우는 핵심 시설에서 3년 7개월 만에 변화가 관측된 건데, 발사가 임박한 것인지, 시설을 정비하는 것인지 주목됩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동창리 발사장 내 로켓 조립 건물이 발사대 쪽으로 수평 이동한 모습이 포착됐습니다.

VOA가 이 일대를 촬영한 ‘플래닛 랩스(Planet Labs)’의 위성사진을 분석한 결과 11일 이 조립 건물은 원래 위치에서 서쪽으로 약 40m 떨어진 지점에서 발견됐습니다.

지난달 29일까지도 제자리를 지켰던 이 건물은 지난 4일 발사장 중심부로 이동한 장면이 처음 포착됐습니다.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3일까지 이 일대에 구름이 짙게 껴 위성사진 판독이 불가능한 것으로 미뤄 나흘 중 어느 시점에 이동한 것으로 보입니다.

동창리 서해 발사장은 서쪽 끝부분에 로켓을 쏘아 올리는 발사대(갠트리 타워)가 있으며, 반대편 약 120m 지점 즉, 동쪽 끝부분에 건물 2개가 있습니다.

동쪽의 2개 동은 각각 로켓 추진체를 조립하는 주처리 건물과 이를 수직으로 세우는 조립 건물로, 이중 조립 건물이 로켓을 발사대로 옮기는 역할을 합니다.

가로 약 30m, 세로 20m인 이 조립 건물 바닥에는 선로가 깔려있어 동쪽의 주처리 건물과 서쪽의 발사대를 오갈 수 있습니다.

북한은 지난 2018년 7월 조립 건물을 발사장 중심부로 이동시킨 뒤 일부 외벽을 해체한 바 있습니다. 하지만 이 작업은 곧바로 중단됐고, 약 8개월 후인 2019년 3월엔 뜯긴 외벽이 복구된 상태로 원래의 자리로 돌아갔습니다.

따라서 조립 건물에서 변화가 포착된 건 약 3년 7개월 만입니다.

동창리 서해위성발사장을 촬영한 지난 9월(왼쪽)과 이달 11일(오른쪽) 위성사진. 이동식 조립건물(원 안)이 이동한 모습이 확인된다. 자료=Planet Labs
동창리 서해위성발사장을 촬영한 지난 9월(왼쪽)과 이달 11일(오른쪽) 위성사진. 이동식 조립건물(원 안)이 이동한 모습이 확인된다. 자료=Planet Labs

현재로선 북한이 이 시설을 이동시킨 정확한 배경은 알 수 없습니다.

위성사진 분석가인 데이비드 슈멀러 제임스마틴 비확산센터 선임연구원은 11일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올해 3월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시한 발사장의 ‘현대화’ 작업일 수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녹취: 슈멀러 선임연구원] “This is most likely related to the modernization work that's happening at the launch complex right now. One of the buildings that performs.. the purpose of allowing them to assemble the rocket prior to a launching in a horizontal configuration is blocked by the rail moving structure. So if they were to work on the building, it would make sense to them to want to get more access to it.”

슈멀러 연구원은 “로켓 발사 전 수평 상태에서 조립 작업을 하는 (주처리) 건물은 (옆 부분이) 이동식 건물에 의해 가로막힌 형태”라며 “이들 두 건물에 대한 개선 작업을 위해선 더 많은 공간 확보가 필요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서로 붙어 있는 두 건물을 분리해야 더 넓은 작업 공간이 확보되고, 밀착한 외벽 부분에서도 수월하게 작업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앞서 북한 관영 매체 등에 공개된 서해위성발사장의 현대화 작업 예상도에는 주처리 건물과 조립 건물의 완성 전후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두 건물에 대한 개선 작업이 이미 예고됐다는 의미입니다.

조립 건물 위에 설치됐던 크레인이 다시 모습을 드러낼지도 주목됩니다.

2018년까지만 해도 이 조립 건물 옥상에는 대형 크레인이 설치돼 있었습니다. 완성된 로켓을 들어 올려 발사대에 장착하는 기능을 했던 이 크레인은 조립 건물의 해체와 재건립 과정에서 사라졌습니다.

닉 한센 미 스탠포드대 안보협력센터 객원연구원은 크레인이 지붕 안쪽에 있을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이번 개선 작업을 통해 다시 설치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아울러 북한이 조립 건물을 이동시켜보는 시험 운영에 나섰을 수 있고, 크레인과 같은 추가 장비를 설치하기 위해 건물을 다른 위치로 옮겼을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녹취: 한센 연구원] “This may be a practice for something that's a possibility. It may be moving the building around so they can put more things like another crane into it.”

다만 최근 이 일대에서 벌어지고 있는 대규모 공사에 주목하면서 발사장 운영과 발사 방식 등에 변화를 주려는 움직임일 수도 있다고 한센 연구원은 분석했습니다.

현재 북한은 발사대 주변과 연료∙산화제 저장고, 인근 야산 등 서해위성발사장 곳곳에서 대규모 공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또 갠트리 타워에서 북동쪽으로 약 900m 떨어진 야산에선 굴착 작업이 대대적으로 진행 중인데, 이 지점에서 일직선을 그을 수 있는 야산 반대편에서도 같은 작업이 이뤄지고 있어 터널을 뚫거나 지하 시설을 건설 중일 가능성도 있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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