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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중 화물열차 150일만에 운행 재개...한국 정부 "지속 여부 등 지켜봐야"


북중 국제열차가 지난 2015년 중국 단둥과 북한 신의주를 잇는 압록강대교를 통과해 평양으로 향하고 있다. (자료사진)
북중 국제열차가 지난 2015년 중국 단둥과 북한 신의주를 잇는 압록강대교를 통과해 평양으로 향하고 있다. (자료사진)

북한 신의주와 중국 단둥을 오가는 북중 화물열차가 150일만에 운행을 재개했습니다. 북한 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 완화가 계기가 됐다는 관측이지만 운행 규모나 지속 여부에 대해선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서울에서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의 ‘연합뉴스’는 26일 오전 7시 43분께 10여량의 화차에 물자를 적재한 화물열차가 단둥에서 출발해 중조우의교를 건너 신의주로 향하는 모습이 포착됐다고 보도했습니다.

북중 화물열차 운행이 중단된 지 150일 만에 재개된 겁니다.

한국 정부도 이 같은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조중훈 통일부 대변인은 26일 정례브리핑에서 “오늘 북중 화물열차가 그동안 중단 이후에 처음 운행했다”면서 “여러 정황을 감안해 볼 때 북중 간 화물열차 운행이 재개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북중 화물열차 재개는 북한 당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방역전 승리 선포가 계기가 됐다는 관측입니다.

조중훈 대변인입니다.

[녹취: 조중훈 대변인] “8월 10일에 북한에서 비상방역총화회의에서 김정은 위원장이 최대 비상방역전의 승리를 선포했고요. 최대 비상방역체계를 긴장 강화된 정상 방역체계로 전환을 선언한 이후에 북-중 간 열차 운행 재개 가능성이 계속 제기되어 왔습니다. 그리고 이번 운행은 북-중 간의 협의가 마무리된 데 따른 것으로 이해하고 있습니다.”

조 대변인은 다만 “향후 열차 운행의 지속 여부와 어떤 물자가 운반될지 여부 등에서는 조금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도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중국과 북한 쌍방은 양국의 변경 관련 조약에 근거해 우호적 협상을 거쳐 단둥과 신의주 항구 간의 철도 화물 운송 재개를 결정했다”고 밝혔습니다.

왕 대변인은 이어 “양측은 계속해서 조율과 협력을 강화하고 철도를 통한 화물 운송의 안정적 운행을 적극적으로 보장하며 북중 우호관계 발전을 위해 기여할 것”이라고 부연했습니다.

북중 화물열차는 중국에서 신종 코로나가 확산하자 북한이 국경을 봉쇄하면서 2020년 8월께 운행을 중단했다가 지난 1월 16일 운행을 재개했습니다.

그러나 신종 코로나 확산으로 단둥이 도시를 전면 봉쇄하면서 지난 4월 29일 다시 멈췄습니다.

단둥에서는 7월 18일부터 70일째 신규 감염자가 나오지 않았으나 지난 5월 북한에서 신종 코로나가 번지면서 운행 재개가 늦어졌습니다.

해상교역에만 의존해 물자 부족을 겪어온 북한은 지난 8월 10일 신종 코로나 종식을 선언한 뒤 중국에 지속해서 화물열차 운행 재개를 요청해온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국 정부 산하 국책연구기관인 통일연구원 조한범 박사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최근 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에서 북한 내 백신 접종을 처음 언급한 것도 중국을 설득하기 위한 발언일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조한범 박사] “특히 김정은 위원장이 시정연설에서 공개적으로 백신 접종을 얘기한 것은 자기들의 봉쇄 방역 정책이 실패했다는 것을 인정한 거거든요. 그럼에도 그런 고육책을 쓴 이유는 결국 중국 측 우려를 덜기 위한, 백신 접종을 본격화하겠다는 그런 메시지일 가능성이 있고요. 따라서 그 이후에 백신 접종이 부분적으로 이뤄지는, 접경지역 평양 남포항 같은 데서, 이런 징후들이 있고요.”

김 위원장은 앞서 지난 8일 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에서 “방역전문가들은 지난 5~6월에 악성 전염병을 치르며 사람들 속에서 형성됐던 항체 역가가 10월에는 떨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며 “때문에 백신 접종을 책임지고 실시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탈북민 출신의 북한 경제 전문가인 조충희 굿파머스 연구소장은 최근 중국 측이 북한의 요구를 받아들여 북한 당국이 단둥 등지에 나가 있는 자국 무역일꾼들에게 교역 재개를 준비하라는 지시가 내려갔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조충희 소장] “북한이 지금 상황이 긴장하니까 계속 중국측에 빨리 열어달라고 요구를 한 것으로, 그래서 일주일 전에 북한이 중국에 나와있는 무역대표부 대표들과 지사 등 관계자들한테 사전 통보를 했어요, 26일에 개최된다고.”

조 소장은 그러면서 운반될 물품들은 식량과 비료, 건설자재 의약품 등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조한범 박사는 일차적으로 운반되는 물품들은 화물열차 운행이 다시 막히기 전인 지난 4월 북중 간 계약 미집행분이라고 전했습니다.

서울에서 VOA 뉴스 김환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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