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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 “북한 핵 선제공격 법제화에도 미한 대북 접근법 변화 없을 것… 확장억지력 강화에 초점”


지난 5월 방한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윤석열 한국 대통령이 오산 미 공군기지에 있는 항공우주작전본부(KAOC) 작전조정실을 찾아 장병들을 격려했다.
지난 5월 방한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윤석열 한국 대통령이 오산 미 공군기지에 있는 항공우주작전본부(KAOC) 작전조정실을 찾아 장병들을 격려했다.

북한이 최근 핵무기 선제공격을 법제화했음에도 불구하고 미국과 한국의 대북 안보 정책이 크게 바뀌지는 않을 것이라고 미국의 전문가들이 관측했습니다. 대신 미국의 확장억지력과 핵우산, 사드 등의 중요성이 더 강조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박승혁 기자가 보도합니다.

데이비드 맥스웰 민주주의수호재단 선임연구원은 13일 VOA에 북한의 선제 핵 공격 위협으로 인해 미국과 한국의 대북 군사 전략이나 작전계획이 수정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데이비드 맥스웰 민주주의수호재단 선임연구원] “Our defense plans are sound. We are capable of defending South Korea. What is important to understand is that his words about using nuclear weapons makes it all the more important that we have strong extended deterrence the nuclear umbrella.”

미한동맹의 현행 방위 전략은 한국을 방어할 역량을 이미 갖췄다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핵무기 사용에 관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말은 미한동맹의 확장억지력과 핵 우산의 중요성을 더욱 강조해준다고 맥스웰 연구원은 덧붙였습니다.

지난 9일 북한 대외관영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북한은 핵 무력 정책을 최고인민회의 법령으로 채택하고, 위협에 맞서 핵무기를 선제 사용할 수 있는 능력을 법제화하면서 핵에 관한 물러설 수 없는 강경한 입장을 재확인했습니다.

핵 무력 정책 법령은 ‘핵무기의 사용 조건’으로 핵이나 기타 대량살상무기(WMD)에 의한 대북 공격, 지도부에 대한 적대세력의 핵 또는 비핵 공격, 주요 전략 대상에 대한 치명적 군사적 공격 등을 열거했습니다.

특히 이런 공격이 ‘감행됐거나 임박했다고 판단되는 경우’라고 적시해, 북한의 핵 선제 공격 가능성을 열어뒀습니다.

9일 한국 서울역에 설치된 TV에서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핵 보유국 지위' 발언 관련 뉴스가 나오고 있다.
9일 한국 서울역에 설치된 TV에서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핵 보유국 지위' 발언 관련 뉴스가 나오고 있다.

한미연합사 작전참모를 지낸 맥스웰 연구원은 그러나 미한동맹은 북한의 핵 공격 시도를 먼저 포착할 수 있는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데이비드 맥스웰 민주주의수호재단 선임연구원] “To conduct a preemptive or preventative strike to prevent Kim Jong Un from launching that – those capabilities exist already. It is not necessary to change the defense plans for the defense of South Korea.”

한국에 대한 김정은 위원장의 공격을 막기 위해 미국이 선제 또는 예방 타격할 역량이 이미 존재하기 때문에 한국을 지키기 위한 방어 계획을 바꿀 필요가 없다는 것입니다.

미 해군 태평양사령관 출신인 해리 해리스 전 주한미국대사 역시 핵 선제 공격 위협 앞에서 미국과 한국이 대북 접근법을 바꾸기보다는 기존의 대북 억지력을 유지하고 강화하는 방향으로 갈 것으로 관측했습니다.

해리스 전 대사는 북한의 위협이 전혀 놀랍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미한동맹은 계속 북한의 어떤 위협에도 대비가 돼 있어야 한다고 강조하며, 이는 한반도에 배치된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를 계속 유지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부연했습니다.

[해리 해리스 전 주한미국대사] “This comes as no surprise. The U.S. and ROK must continue to ensure the Alliance is prepared for any threat from the North -- this means keeping the THAAD on the peninsula. THAAD is an essential piece of defensive equipment against North Korean missile attacks -- to remove the THAAD would be foolhardy at this point. The ROK should have no need to acquire its own nuclear weapons, relying instead on US extended deterrence.”

해리스 전 대사는 사드는 북한의 미사일 공격에 맞서는 핵심적인 방어 장비라며, 현 상황에서 사드를 제외하는 것은 무모하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한국은 자체 핵무기를 획득할 필요가 없으며, 대신 미국의 확장억지력에 의존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미한 양국은 오는 16일 워싱턴에서 고위급 확장억제전략협의체(EDSCG) 회의를 개최할 예정입니다.

양국은 외교와 국방차관이 참석하는 이 회의에서 한반도 안보 상황 속 확장억제 실효성 강화 방안 등 포괄적인 대북 억제 방안에 대해 논의할 계획입니다.

켄 고스 미해군분석센터 적성국 분석국장도 북한의 선제 핵 공격 위협에 미국의 대북 접근법이 달라지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면서, 다만 이는 당장 뾰족한 수가 없기 때문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녹취: 켄 고스 미 해군분석센터 국장] “They now have nestled in the great power competition that is going on, which means there's nothing the US can do in terms of sanctions, because of Russia and China sitting on the Security Council.”

북한은 지금 강대국들 간의 패권 경쟁 속에 자리를 잡았고, 이는 곧 미국이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중국과 러시아 때문에 대북 제재를 가할 수 없다는 의미라는 것입니다.

고스 국장은 따라서 북한이 선제 타격 운운한 것을 규탄하되 군사적 긴장 고조보다는 외교적 대응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켄 고스 미 해군분석센터 국장] “If we try to come up with some sort of military response to this, such as putting nuclear weapons on the Korean peninsula, that's just gonna raise the tension and create a situation in which it's more likely that North Korea is going to feel threatened in an existential way.”

미국이 한반도에 핵무기를 전개하는 등 군사적 대응을 시도하는 것은 긴장만 고조시키고 북한이 실존적 위협을 느낄 상황을 만들 수 있다는 것입니다.

미국이 조만간 북한의 핵 선제 사용과 관련해 더 강력한 메시지를 보낼 것이란 관측도 있습니다.

미국진보센터에서 국방 전략을 연구하는 로렌스 코브 전 국방부 차관보는 미국이 북한 측에 핵무기 사용에 대한 대가를 경고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로렌스 코브 전 국방부 차관보] “If they should use their nuclear weapons against South Korea, we would not take our retaliation off the table, in other words, that they just couldn't do it and get away with it. I assume we have channels open that we can talk. And obviously you don't want to go public.”

북한이 한국에 핵 무기를 사용하면 미국은 북한에 대한 보복을 배제하지 않을 것이라는 설명입니다.

코브 전 차관보는 북한은 그런 일을 저지르고 책임을 모면할 수 없을 것이라며, 미국은 이런 점을 얘기할 수 있는 비공개적인 채널을 갖고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박승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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