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결 가능 링크

미 국무부, ‘북한 여행금지’ 1년 연장…“미국인 체포·구금 위험 여전”


미국 워싱턴의 국무부 건물.
미국 워싱턴의 국무부 건물.

미국 정부가 미국인의 북한 여행을 금지하는 조치를 또다시 연장했습니다. 5년 연속 이어진 이 같은 결정은 북한에서 미국인에 대한 체포와 구금 위험이 여전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입니다. 박형주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 국무부가 23일 연방관보를 통해 미국인의 북한 여행금지 조치를 1년 연장한다고 밝혔습니다.

이번 조치는 9월 1일부터 시행되며, 국무장관에 의해 연장되거나 조기에 취소되지 않는 한 2023년 8월 31일까지 유효하다고 국무부는 설명했습니다.

미국인의 북한 여행금지 조치가 연장된 것은 이번이 5번째입니다. 앞선 연장 조치는 이달 31일 종료를 앞두고 있습니다.

국무부는 북한에서 미국인들이 체포되고 장기 구금될 수 있는 심각한 위험이 지속되고 있으며, 이는 미국인들의 신체적 안전에 즉각적 위험이 되는 것으로 판단한다며 연장 배경을 설명했습니다.

공고문은 이 같은 결정의 근거가 되는 법 조항(22 CFR 51.63)도 명시했습니다.

해당 법에 따르면 국무장관은 미국과 전쟁 중인 나라, 군사적 적대 행위가 진행 중인 나라나 지역, 그리고 미국인 여행객들의 건강 혹은 신체적 안전에 즉각적인 위협이 되는 나라나 지역에 대한 여행금지 조치를 내릴 수 있습니다.

미국 정부는 2017년 9월 미국인의 북한 여행금지 조치를 처음 시행한 뒤 이를 1년씩 연장하고 있습니다.

2017년 6월 미국인 대학생 오토 웜비어가 북한에 억류됐다 혼수 상태로 풀려난 뒤 일주일 만에 숨진 사건이 결정적인 계기가 됐습니다.

지난 2017년 6월 북한에 억류됐다 풀려난 미국인 대학생 오토 웜비어 씨가 탄 미군 군용기가 오하이오주 신시내티 런컨 공항에 도착했다. 웜비어 씨로 보이는 남성(푸른색 상의)이 군용기에서 구급차로 옮겨지고 있다.
지난 2017년 6월 북한에 억류됐다 풀려난 미국인 대학생 오토 웜비어 씨가 탄 미군 군용기가 오하이오주 신시내티 런컨 공항에 도착했다. 웜비어 씨로 보이는 남성(푸른색 상의)이 군용기에서 구급차로 옮겨지고 있다.

이 조치로 인해 북한 방문을 원하는 미국인들은 국무부의 ‘특별승인’을 받아야 합니다

국무부 영사국은 전문기자나 언론인, 국제적십자위원회나 미국 적십자 요원, 긴급한 인도주의적 고려에 따라 정당화될 수 있는 여행 등 “북한 방문이 미국의 국익에 부합하는 경우”로 특별승인 요건을 제한하고 있습니다.

당초 국무부는 ‘단수입국’을 위한 특별승인만 허용했으나 대북 인도지원 단체 등의 요구를 반영해 2021년부터는 ‘복수입국 인증여권(Multiple-entry validation passport)’ 신청을 받고 있습니다.

하지만 북한 당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차단을 이유로 2020년 초부터 국경봉쇄를 시행한 뒤 이를 유지하고 있어 현재 북한 여행은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VOA 뉴스 박형주입니다.

XS
SM
MD
L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