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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 "미한 확장억제협의체 재가동, 대북 억제력 강화 기회"


로이드 오스틴(가운데 오른쪽) 미 국방장관과 이종섭(가운데 왼쪽) 한국 국방장관이 지난달 29일 워싱턴 D.C. 인근 버지니아주에 있는 펜타곤에서 회동하고 있다. (한국 국방부 페이스북)
로이드 오스틴(가운데 오른쪽) 미 국방장관과 이종섭(가운데 왼쪽) 한국 국방장관이 지난달 29일 워싱턴 D.C. 인근 버지니아주에 있는 펜타곤에서 회동하고 있다. (한국 국방부 페이스북)

미한 국방 당국이 고위급 확장억제력전략협의체(EDSCG)를 재가동하기로 한 데 대해 한반도 전문가들은 환영의 뜻을 밝혔습니다. 최근 수 년 사이 대화 국면에서 약화된 대북 억제력을 강화할 기회라는 평가입니다. 박승혁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인 브루스 클링너 헤리티지재단 선임연구원은 1일 VOA에 미한 확장억제협의체의 재가동은 “미국이 한국에 안보의 확신을 주는 조치”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브루스 클링너 선임연구원] “The reactivation of this extended deterrence group is way of trying to reassure South Korea and discerning what initiatives US could do to reassure our Asian allies, short of three nuclear options.”

브루스 클링너 헤리티지재단 선임연구원 (자료사진)
브루스 클링너 헤리티지재단 선임연구원 (자료사진)

미국의 ‘3대 핵 전력’에는 약간 못 미치지만 그에 버금가는 조치라는 것입니다.

미국의 3대 핵전력은 전략폭격기, 전략핵추진잠수함(SSBN),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으로 직접적인 핵 공격 옵션으로 분류됩니다.

미한 당국은 지난달 29일 국방장관 회담을 통해 9월부터 미한 고위급 확장억제력전략협의체를 재가동하기로 한 바 있습니다.

협의체는 북한 핵 도발에 맞서 미한 동맹의 한반도 내 전략자산 운용을 포함한 대응을 논의할 계획으로 알려졌습니다.

앞서 2016년과 2018년에 북핵 도발에 대응하기 위해 열렸지만 이후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정부와 한국 문재인 정부가 대북 대화를 추진하면서 지난 4년 8개월 간 중단됐었습니다.

그러나 지난해 미국에 조 바이든 정부가 들어서고 올해 5월 한국 윤석열 정부가 취임하면서 기조가 바뀌었습니다.

5월 서울에서 열린 미한 정상회담에서 양국 정상은 미국이 한국에 제공하는 대북 방어 수단의 하나로 확장억제력 전략 협의체 재가동에 합의한 데 이어, 이번 국방장관 회담에서 구체적인 시기를 정한 것입니다.

클링너 선임연구원은 협의체 복원의 배경에 지난 트럼프 정부를 거치면서 아시아의 동맹국들 사이 미국이 정말 안보를 보장해줄지 우려가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북한이 미국 본토를 위협할 수준의 핵 역량을 갖춘다면 미국이 역내 동맹보다는 본토 방어에 더 치중할 것 아니냐는 우려가 한국과 일본에서 계속 있어 왔다는 겁니다.

[녹취: 클링너 연구원] “There’s been concerns by South Korea and Japan, as North Korea gets and develops the ability to target continental US with nuclear weapons, whether we will trade San Francisco for Seoul – the fear that US may not be willing to risk the nuclear attack on the US soil if North Korea were to attack South Korea and Japan.”

북한이 한국이나 일본을 공격할 경우 미국은 본토 핵 공격에 대비해 ‘서울을 내주고 샌프란시스코를 지킬 것’이라는 우려가 있었다고 클링너 연구원은 말했습니다.

클링너 연구원은 이번 확장억제력전략협의체의 복원과 미한 연합군의 확장억제수단 운용연습(TTX) 등 훈련 재개를 통해 이런 우려가 해소되고 2018년 이후 단축된 미국 전략자산의 한반도 배치가 점진적으로 다시 이뤄질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녹취: 클링너 연구원] We are going to resume the rotational deployment of US strategic assets to the peninsula which were also curtailed starting 2018.

클링너 연구원은 ‘미국이 제공할 수 있는 확장억제력이 구체적으로 무엇이냐’는 질문에 단순히 핵우산 뿐 아니라 탄도미사일 방어와 재래식 병력 등이 모두 포함된다고 설명했습니다.

주한미군 작전참모 출신인 데이비드 맥스웰 민주주의수호재단 연구원은 협의체 재가동을 “북한 위협에 대해 미국과 한국 정부가 이해를 공유하고 있다는 신호”라고 분석했습니다.

데이비드 맥스웰 민주주의수호재단 연구원 (자료사진)
데이비드 맥스웰 민주주의수호재단 연구원 (자료사진)

[녹취: 데이비드 맥스웰 연구원] “Primarily the extended deterrence group focuses on the use of Weapons of Mass Destruction, mostly the North Korean nuclear weapons. This is a necessary step. It’s an indication that ROK and US are aligned in their understanding of threats from North Korea.”

확장억제력전략협의체는 북한의 대량살상무기, 특히 핵 무기 사용에 집중하는 기구이며, 이 기구의 복원은 지금 필요한 단계라는 것입니다.

맥스웰 연구원은 협의체의 복원은 곧 한국이 핵 공격을 받으면 미국이 핵 역량을 동원해 응징할 것이라는 미국의 전략적 확신과 전략적 의지를 구체적으로 보여주는 가시적 장치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맥스웰 연구원] “It is a visible mechanism that shows particularly the US strategic reassurance and US strategic resolve – that US will not allow South Korea to be attacked without retribution by US nuclear capabilities.”

에반스 리비어 전 국무부 동아태 수석부차관보도 지금은 확장억제력전략협의체를 재가동하기에 좋은 시점이라고 말했습니다.

“북한은 더 정교한 탄도미사일을 개발하고 핵무기 역량을 확장 및 개선하며 한국에 대한 위협을 점점 노골적으로 드러내는 등 핵 무기 개발의 길을 계속 가겠다는 의지를 매일 보여주고 있다”는 겁니다.

에반스 리비어 전 미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수석부차관보 (자료사진)
에반스 리비어 전 미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수석부차관보 (자료사진)

[녹취: 에반스 리비어 전 수석부차관보] “This could not be a better time to do this. North Koreans are developing new and more sophisticated ballistic missiles, continuing to expand and enhance their nuclear weapons capability, making very clear threats against the ROK and demonstrating on almost on a daily basis they are determined to going down the path of nuclear weapons development. It’s important for the US to provide every possible reassurance to the ROK.”

리비어 전 부차관보는 미국은 현 시점에서 한국에 모든 가능한 안보 보장 조치를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수 김 랜드연구소 연구원은 VOA에 “향후 북한의 무기 도발을 억제하기 위해 협의체가 어떤 조치들을 시행하는지가 동맹이 다뤄야 할 기저에 깔린 더 큰 문제”라고 말했습니다.

따라서 “단지 수사와 상징적 표현 만으로는 김정은의 핵 무기 개발이나 비핵화에 대한 약한 의지에 충분히 대처할 수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수 김 연구원] We will have to wait and see how the coordination group pans out in implementing actionable measures to deter the DPRK’s weapons provocations. That, I think, is the bigger, underlying problem the allies will have to address. I don’t think rhetoric and symbolic gestures will sufficiently address the nuclear challenge in light of Kim’s continued weaponization and low appetite for denuclearization.

미한 국방 당국에 따르면 오는 9월 재개되는 확장억제력 전략 협의에서 핵추진 항모강습단, 핵잠수함 등 미국 전략자산의 한반도 전개 시기와 방식 등이 구체적으로 논의되고 TTX의 개최 시기도 결정될 전망입니다.

VOA 뉴스 박승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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