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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전직관리들 “미한일 협력, 북한·중국 위협 등으로 강화…한일, 전략적 타협 필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가운데)과 윤석열 한국 대통령(왼쪽),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29일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정상회의가 열리고 있는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회담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가운데)과 윤석열 한국 대통령(왼쪽),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29일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정상회의가 열리고 있는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회담했다.

북한과 중국이 제기하는 위협 등 역내 지정학적 상황이 미국과 한국, 일본의 3국 협력을 더욱 긴밀하게 하고 있다고 전직 관리들은 진단했습니다. 미한일 3국 협력의 걸림돌인 한일갈등 해소를 위해 양국의 전략적 타협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박형주 기자가 보도합니다.

빅터 차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부소장 겸 한국석좌는 12일 VOA와 전화통화에서 지정학적 정세가 미한일 3국 관계를 강화하고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녹취: 빅터 차 부소장] "I think the close relationship among those three countries is because of growing US China competition, because of the war in Ukraine. And because North Korea has basically has an unstoppable nuclear weapons and ballistic missile program right now. US foreign policy on Asia is much stronger when our two main Democratic allies Japan and Korea are together.”

미중경쟁 심화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과 더불어 멈추지 않는 북한의 핵무기와 탄도미사일 프로그램 등이 미한일 3국의 긴밀한 협력을 요구한다는 설명입니다.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아시아 담당 선임보좌관 출신인 차 부소장은 그러면서 “미국의 아시아 정책은 역내 주요 민주주의 동맹인 일본과 한국이 함께 할 때 더욱 강해진다”고 말했습니다.

또 3국 협력이 미국뿐 아니라 한국, 일본에도 이익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녹취: 빅터 차 부소장] "For Korea, I think that better bilateral relations with Japan and trilateralism gives president Yoon a stronger foundation for dealing with China...For Japan, I think it's it's very important, also for the China policy and their North Korea policy to be closely aligned with South Korea, and it's also good for Kishida in terms of distinguishing his foreign policy from Abe."

한국의 윤석열 정부엔 좋은 한일관계를 비롯해 3자 협력이 중국을 상대할 때 더욱 강력한 토대를 제공해준다는 것입니다.

또 3국 협력은 아시아를 넘어 글로벌 중추 국가로 도약한다는 윤석열 정부의 전략에도 부합한다고 덧붙였습니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정부에는 한국과의 긴밀한 공조가 대북, 대중 정책에 매우 중요하며, 한일관계 개선이 전임자인 아베 전 총리와 차별화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습니다.

바이든 행정부가 출범 직후 부터 미한일 3국 협력을 강조한 가운데 한일관계 개선을 천명한 윤석열 정부가 지난 5월 들어선 이후 3국 협력은 더욱 구체화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지난달 29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나토) 정상회의가 열린 스페인 마드리드에서는 미한일 3국 정상이 약 4년 9개월 만에 회동하며 3국 공조 강화 의지를 확인했습니다.

백악관은 바이든 대통령 취임 후 처음 열린 미한일 정상회담을 “역사적 만남”으로 평가했습니다.

이어 지난 8일 주요 20개국(G20) 외교장관 회의가 열린 인도네시아 발리에서는 3국 외교장관이 만나 북한 미사일 발사에 대응한 안보협력을 확대하는 방안을 논의했습니다. 또 "중국이 제기하는 도전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고 미 국무부는 밝혔습니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왼쪽부터)과 하야시 요시마사 일본 외무상, 박진 한국 외교장관이 8일 주요 20개국(G20) 외교장관 회의가 열린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회담했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왼쪽부터)과 하야시 요시마사 일본 외무상, 박진 한국 외교장관이 8일 주요 20개국(G20) 외교장관 회의가 열린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회담했다.

이와 관련해 제임스 줌왈트 전 국무부 동아태 담당 부차관보는 "미국 정부는 이전부터 북한이 제기하는 위협 등 안보 문제를 대처하기 위해 한국, 일본과 긴밀히 협력하기를 원했다"고 강조했습니다.

"개별로 대응하는 것보다 협력하는 것이 더욱 효과적일 것이라는 믿음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특히 최근에는 “중국 문제에 대한 인식이 증가하면서 미국은 한국, 일본 등 마음이 같은 파트너 국가들과 협력하고자 하는 열망이 더욱 강해졌다”고 진단했습니다.

[녹취: 줌왈트 전 부차관보] "There was a desire by those governments to see the United States working closely with Japan and Korea in tandem to deal with particularly security issues such as a threat from North Korea. And I think the reason is that the belief is that we will be more effective working together and working separately...In particular, there is a growing awareness about China. And because of that, I think, even stronger desire for the United States to work with like-minded partners such as Japan and Korea"

수전 손튼 전 국무부 동아태 담당 차관보대행은 "일반적으로 미국은 역내에서 가장 가까운 동맹국 간 더 많은 협력을 원하고 있으며, 이는 미국이 이런 동맹 관계에서 기회를 더욱 확대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손튼 전 차관보대행] “In general, the U.S. wants to see more cooperation between its closest allies in the Pacific because a) it would expand opportunities for the US in these alliance relationships and b) it helps move the region toward a networked, as opposed to hub and spoke, group of partners which is more efficient and can help the U.S. more effectively with regional security burdensharing.”

또 이런 동맹 간 협력이 미국 중심으로 동맹과 협력하는 기존의 '허브 앤 스포크(hub and spoke)', 즉 양자동맹 체제를 벗어나 동맹, 파트너들과의 네트워크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나가는 데 도움을 준다고 설명했습니다.

미국 입장에선 이런 방식의 협력이 효율적이고 역내 안보분담 문제와 관련해서도 더욱 도움이 된다는 진단입니다.

특히 일본과 한국은 역내에서 가장 유능한 동맹인 만큼 이들이 더욱 긴밀하고 원활하게 협력할 수 있기를 미국은 바라고 있다고 손튼 전 차관보대행은 설명했습니다.

전직 관리들은 미한일 3국 협력이 이전보다 강화됐다고 평가했습니다. 다만 한일관계를 여전히 도전과제로 제시하며, 미국의 역할과 함께 한일 정부에 적극적인 노력을 주문했습니다.

패트릭 크로닌 허드슨연구소 아시아태평양 안보석좌는 ‘억지력’ 분야에서 3국의 협력이 나타나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크로닌 안보석좌] “The growing military capabilities of each North Korea and, separately, China, might encourage aggression. By demonstrating even potential trilateral military action by Seoul, Tokyo and Washington, the three democracies pose a stronger response…There needs to be a general strategic bargain between the Yoon and Kishida administrations that will identify key areas of cooperation and provide sufficient reassurance that domestic political and legal issues will be handled carefully.”

“북한, 그리고 중국의 군사력 증가가 '공격(agreesion)'을 부추길 수 있는 가운데 미한일 3국이 잠재적인 군사적 행동 가능성까지 보여줌으로써 더욱 강력한 대응을 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크로닌 석좌는 "3국 관계는 북한과 중국이 제기하는 국가안보 도전과 관련해 3국 모두의 이익을 증진할 수 있다"며 한일관계 개선을 위한 정치적 타협을 제안했습니다.

한국 정부와 일본 정부 간 주요 협력 분야를 식별하고 국내 정치와 법적 문제가 신중하게 처리될 것이라는 충분한 확신을 주는 '전략적 협상'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쥼월트 전 부차관보는 "한국의 새 정부 출범으로 인해 3자 관계를 강화할 기회가 생겼고, 바이든 행정부는 이런 기회를 활용해 우리가 어디까지 갈 수 있을지 탐색하고자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쥼월트 전 부차관보] “But I think there's a real opportunity with a new government in Korea, and I think there's a real opportunity to strengthen the trilateral relationship. And the Biden administration would like to take advantage of this opportunity to see how far we can go.”

쥼월트 전 부차관보는 그러면서 미국은 한국과 일본에게 이 기회를 활용하고 과거사 문제 해결을 시도함으로써 3국이 미래지향적인 정책을 추진하고 긴밀하게 협력할 것을 '조용하게' 독려하고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이와 함께 북한발 위협 완화를 위한 미사일 방어망 협력, 3자 정보교환 협력 강화와 함께 대중국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공급망 회복력’ 강화를 주요 협력 분야로 제시했습니다.

손튼 전 차관보 대행은 “3국의 긴밀한 공조 덕분에 3국 협력 전망이 예전보다 나아졌지만, 여전히 극복해야 할 장애물들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손튼 전 차관보대행] “I do think that prospects for trilateral cooperation are better now than they have been due to close alignment among the three current governments, but there are still obstacles to overcome. It has not been seamless, of course, mainly due to history issues and how they are used in the respective domestic political contexts. There are also differing priorities and perspectives on regional threats. It is difficult for the U.S. to be a driver of closer Japan-Korean relations, but frequent meetings can develop relationships and habits of communication/cooperation.”

한국과 일본 간 역사 문제와 이 문제가 국내 정치에 이용되면서 한일관계가 그동안 원활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또한 “역내 위협들에 대한 각국의 다른 우선순위와 관점도 있다”면서 “한국의 최대 안보 우선순위는 북한 문제지만 일본은 다르다”고 지적했습니다.

손튼 전 차관보대행은 미국이 한일관계를 더욱 긴밀하게 하는 '동력'이 되긴 어렵지만, 잦은 만남을 주선함으로써 관계 개선과 소통, 협력의 습관을 키울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빅터 차 부소장은 북한 문제에 대한 공조와 미사일 방어망 협력, 미국의 확장억지에 대한 논의 등을 3자 협력의 우선순위로 꼽았습니다.

[녹취: 빅터 차 부소장] “I think the most important things are trilateral coordination on North Korea. And then also trilateral cooperation on missile defense. And then in addition to the, some sort of trilateral discussion consultation on extended deterrence, concerns about us extended deterrence in both South Korea and Japan these days.”

특히 대북 공조와 관련해 과거 클린턴 행정부 시절 발족한 미한일 3자 ‘대북정책조정감독회의(TCOG)’ 활성화를 제시하기도 했습니다.

이 밖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쟁과 중국-타이완 문제 등에 대한 3국 차원의 논의도 필요하다고 덧붙였습니다.

차 부소장은 “북한, 러시아, 중국 위협 등 외부 안보환경이 매우 압도적”이라면서 “유능한 지도자의 자질은 무엇이 국가의 이익인지 우선순위를 결정할 수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VOA 뉴스 박형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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