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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상원 ‘오토 웜비어 북한 검열·감시 법안’ 만장일치 통과…웜비어 부모 “희망의 메시지”


롭 포트먼 미국 공화당 상원의원.
롭 포트먼 미국 공화당 상원의원.

미국 상원이 북한 정부의 정보 검열과 감시에 대응하는 입법에 합의했습니다. 이른바 ‘오토 웜비어법’은 북한에 억류됐다가 송환된 직후 숨진 미국인 웜비어의 사망 5주기를 앞두고 상원을 통과했는데요. 웜비어의 부모는 사악한 독재정권에 내맡겨진 이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준다며 환영했습니다. 이조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 정권의 정보 통제에 대응하기 위한 목적으로 마련된 미 의회의 ‘오토 웜비어 북한 검열·감시 법안’(S.2129)이 16일 상원을 만장일치로 통과했습니다.

법안은 지난 2017년 북한에 17개월간 억류됐다가 송환된 지 일주일도 안 돼 숨진 미국인 대학생 오토 웜비어의 이름을 딴 것으로 이번 법안 통과는 웜비어 사망 5주기(6월 19일)를 며칠 앞두고 이뤄졌습니다.

공화당의 롭 포트먼 상원의원과 민주당의 셰러드 브라운 상원의원, 그리고 민주당의 크리스 쿤스 상원의원이 지난해 6월 이 초당적 법안을 발의한 지 정확히 1년 만입니다.

법안은 지난해 10월 말 소관 상임위인 외교위원회를 만장일치로 통과한 뒤 8개월가량 상원에 계류 중이었습니다.

법안은 북한 주민들의 정보 접근을 검열하는 데 연루된 해외 개인을 제재할 수 있는 권한을 대통령에게 부여하고, 국제방송처(USAGM)에 향후 5년 동안 연간 1천만 달러의 예산을 지원해 대북 방송을 증대하고 북한의 정보 검열에 대응하기 위한 방안을 마련토록 하는 내용이 핵심입니다.

구체적으로 국제방송처에 배정된 지원금은 대북 방송 증대와 “북한과 관련된 정보 공유의 디지털, 비디지털 수단 등 인터넷 자유 도구와 기술, 그리고 새로운 접근법 개발을 증진하는” 목적으로 사용하도록 했습니다.

또한 “북한의 억압적인 검열과 감시 체제에 맞서기 위한 민관 협력을 모색하고 국제방송처와 그 밖의 다른 외부 매체를 접하는 북한 내 개인의 사생활과 신분을 보호하기 위한 새로운 수단 개발”에도 지원금이 쓰이도록 했습니다.

아울러 법안 발효 180일 이내 대통령이 북한의 억압적인 정보 환경에 대처하기 위한 전략을 마련해 의회에 제출하도록 하는 내용도 법안에 포함됐습니다.

웜비어의 고향인 오하이오주를 지역구로 하는 포트먼 의원은 이날 법안 표결에 앞선 본회의장 연설에서 “북한 주민들은 정보 검열로 인해 진실을 알지 못하고 있다”며 “그것이 어떤 것이든 북한에 진짜 뉴스를 전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녹취:포트먼 의원] “Of course, North Koreans aren’t getting the truth because information is censored. It is very important to get whatever real news you can into the country. When that happens, what you find out is that people leave North Korea and then work against the regime. But so many people don't have access to that information,

그러면서 “북한에 진짜 뉴스가 유입될 때 일어나는 일은 주민들이 북한을 떠난 뒤 북한 정권에 대항한다는 것”이라며 “하지만 매우 많은 주민이 그런 정보에 접근할 수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포트먼 의원은 이번 법안에 대해 “북한 주민들을 위해 북한의 선전에 대항하기 위한 목적으로, 북한 내 정확한 정보를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데 필요한 인프라를 구축하기에 충분한 지원금을 확보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녹취:포트먼 의원] “This bill has adequate funding to put in place the infrastructure that is now going to be necessary to effectively send through accurate information in North Korea to counter North Korean propaganda for the sake of the people of North Korea. Together this chamber can send a bipartisan message to the world that we will not stand for the censorship and the repression of the North Korean regime.”

그러면서 “우리 상원이 힘을 합치면 북한 정권의 검열과 탄압을 용납하지 않겠다는 초당적 메시지를 전 세계에 전달할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미 의회에서 웜비어의 죽음을 기리는 법안이 추진된 건 이번이 두 번째입니다.

의회는 2019년 말 웜비어의 이름을 딴 첫 번째 법안인 ‘오토 웜비어 북 핵 제재법’을 제정하며 불법 대북 거래를 돕는 중국 등 해외 금융기관에 이른바 ‘세컨더리 제재’ 부과를 의무화했습니다.

북한에 억류됐다가 숨진 미국인 대학생 오토 웜비어 군의 어머니 신디 웜비어와 아버지 프레드 웜비어 씨.
북한에 억류됐다가 숨진 미국인 대학생 오토 웜비어 군의 어머니 신디 웜비어와 아버지 프레드 웜비어 씨.

웜비어의 어머니 신디 웜비어는 17일 VOA에 “우리가 오토를 묻은 지 5년이 됐다”며 “미 상원은 북한의 변화를 끌어내기 위해 계속해서 창의력을 발휘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신디 웜비어] “It has been five years since we buried Otto. Our US Senate continues to use creativity to bring about change in North Korea. This bill brings a message of hope to those abandoned to an evil dictatorship.”

그러면서 “이번 법안은 사악한 독재정권에 내맡겨진 사람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준다”며 북한 주민들에게 ‘우리가 여기 있고 김정은과는 다르며 당신들의 고통을 느낀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다고 강조했습니다.

한편 이날 상원을 통과한 법안은 하원을 통과해 대통령의 서명을 거쳐야 발효됩니다.

VOA 뉴스 이조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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