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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군, 세베로도네츠크 중심 진입...설리번-양제츠 전격 회동 "지역·국제 이슈 논의"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루한시크주 세베로도네츠크 시민들이 러시아군 공습을 피해 지하 시설에 모여 있다. (자료사진)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루한시크주 세베로도네츠크 시민들이 러시아군 공습을 피해 지하 시설에 모여 있다. (자료사진)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전략적 요충지 세베로도네츠크 중심부까지 진격해 들어갔습니다. 제이크 설리번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양제츠 중국 공산당 정치국원이 유럽에서 전격 회동했습니다. 이스라엘 정부가 자국민에게 터키 방문 자제를 권고했다는 소식, 이어서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 전황부터 보겠습니다.

기자) 네. 러시아군이 루한시크주 세베로도네츠크의 중심부까지 밀고 들어갔습니다. 세르히 하이다이 루한시크주 주지사도 13일 이를 확인하고, 러시아군이 시의 70% 정도를 장악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전세가 우크라이나 쪽에 불리하게 돌아가는 양상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세베로도네츠크는 우크라이나군의 주요 보급로로, 군사전문가들은 세베로도네츠크까지 함락되면 루한시크주 전체가 러시아군에 넘어가게 되는 셈이라고 평가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럼 그곳의 민간인들은 어떻게 되는 건가요?

기자) 우크라이나 정부는 아직 우크라이나군이 전면 철수한 것은 아니라면서 군인들이 주민들의 대피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특히 러시아군의 집중 폭격을 받고 있는 아조트 화학공장 안에는 500명 이상의 민간인이 대피해 있는 것으로 전해졌는데요. 하지만 러시아군이 세베로도네츠크로 연결되는 마지막 다리까지 폭파하면서 대피 작업이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진행자) 남부 마리우폴에서 벌어졌던 상황과 비슷한 것 같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러시아군은 개전 초반부터 남부 항구 도시 마리우폴을 집중 공격해 약 두 달 만에 “해방”을 선언했는데요. 하지만 우크라이나 군인들과 아조우연대 병사 2천여 명이 민간인들과 함께 아조우스탈 제철소 단지 안으로 들어가 마지막까지 저항하다 지난달 항복했었습니다.

진행자)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지금의 상황에 대해 뭐라고 말하고 있습니까?

기자) 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은 13일 밤 화상 연설을 통해 전투 상황을 전하며 국제 사회의 신속한 도움을 촉구했습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로서는 이 전투를 치르는 대가가 너무 크고 두렵다고 말했는데요. 젤렌스키 대통령은 그러나 마리우폴과 헤르손, 크름반도의 도시들을 열거하며 다시 그곳에 돌아갈 것이며 우크라이나의 모든 땅에 우크라이나의 국기가 휘날리게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크름반도는 지난 2014년에 러시아에 강제 병합된 곳이죠?

기자) 그렇습니다. 크름반도는 지난 2014년부터 러시아가 사실상 통제하고 있는 곳인데요. 젤렌스키 대통령이 현재 밀리고 있는 곳들을 다시 탈환하겠다는 의지를 넘어 크름반도 수복까지 천명한 것은 처음입니다.

진행자) 젤렌스키 대통령이 또 어떤 이야기를 했습니까?

기자) 네. 젤렌스키 대통령은 지금 돈바스 전황이 힘들게 전개되고 있다면서 돈바스 전투는 유럽에서 가장 격렬했던 전투로 역사에 기록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우크라이나 정부는 협력국들과 매일 상황을 공유하고, 러시아의 돈바스 공격을 막기 위해서는 충분한 현대식 포병시스템이 필요하다는 점을 설명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진행자) 지금 우크라이나는 서방의 무기 지원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양상이죠?

기자) 그렇습니다. 하지만 전쟁이 넉 달째 계속되면서 무기가 고갈되고 있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는데요. 우크라이나 정부는 러시아의 주력 병기를 무력화할 수 있도록 현대식 포병시스템을 더 많이, 더 빨리 보내달라고 호소하고 있습니다. 미하일로 포돌랴크 대통령 보좌관은 13일, 구체적으로 곡사포 1천 기, 탱크 500대, 드론 1천 기 등의 중화기가 필요하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서방 국가들은 우크라이나의 요청에 어떤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까?

기자) 미국과 영국, 프랑스, 독일 등 주요 서방 국가들은 현대식 무기 제공을 이미 시작했거나 제공을 약속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크라이나군이 이를 실전에 도입하기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린다는 분석입니다. 우크라이나군은 구소련 시절 도입한 무기 체계에 익숙하기 때문에 서방 국가들은 그간 가급적 구소련제 무기를 제공해왔는데요. 하지만 이제 탄창 등이 다 떨어지면서 우크라이나의 화력이 저하되고 있습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우크라이나 지원을 위한 국방장관들의 모임이 곧 열린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15일 ‘우크라이나 국방연락그룹’ 회의가 벨기에 브뤼셀에 있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본부에서 열릴 예정입니다. 미국이 주도하는 이 회의는 전 세계 47개국 국방 당국자들과 나토, 유럽연합(EU) 관리들이 참석하는데요.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부 장관은 나토 본부에서 회의를 주재할 예정입니다.

진행자) 지난달에도 회의가 있었죠?

기자) 맞습니다. 지난달에는 미 국방부 청사에서 오스틴 국방장관 주재로 화상으로 진행됐습니다. ‘우크라이나 국방연락그룹’은 매달 정기적으로 회의를 갖고 우크라이나의 전황과 정보를 공유하고 구체적인 지원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지난 4월 결성된 국방 협의체입니다. 첫 회의는 독일 람스타인 미 공군기지에서 있었는데요. 포돌랴크 우크라이나 대통령 대변인은 13일, 우크라이나가 필요한 무기들을 열거하면서, 이번 회의에서 나올 결정을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제이크 설리번(오른쪽)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양제츠(왼쪽) 중국 공산당 외교담당 정치국원이 지난 3월 이탈리아 로마에서 회동하고 있다. (자료사진)
제이크 설리번(오른쪽)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양제츠(왼쪽) 중국 공산당 외교담당 정치국원이 지난 3월 이탈리아 로마에서 회동하고 있다. (자료사진)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미국과 중국의 최고위급 관리가 유럽에서 전격 회동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양제츠 중국 공산당 정치국원이 13일 룩셈부르크에서 만나 지역과 국제 현안을 논의했다고 백악관이 밝혔습니다.

진행자) 백악관이 보도자료를 내놨습니까?

기자) 네. 백악관은 두 사람의 회동 후 간략한 보도자료를 내놨는데요. 백악관은 두 사람이 양국 관계의 핵심 현안을 비롯해 여러 지역과 국제 안보 현안에 대해 솔직하고 실질적이며 생산적인 대화를 나눴다고 밝혔습니다. 백악관은 또, 설리번 보좌관은 양국 간의 경쟁을 관리하기 위해서는 소통 채널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고 전했습니다.

진행자) 두 사람의 회동은 사전에 공개되지 않은 거죠?

기자) 그렇습니다. 백악관은 이날 보도자료에서 이번 회동은 지난 5월 18일 두 사람의 전화 통화에 따른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날 두 사람의 회동 시간은 4시간 반 넘게 진행됐습니다.

진행자) 5시간 가까운 비교적 긴 시간 동안, 두 사람 간에 어떤 대화가 오갔을까요?

기자) 네. 두 사람은 러시아에 대한 중국의 지원 문제, 또 북한 핵 문제와 관련해 중국의 유엔 안보리 거부권 행사 등에 대해 양측의 입장을 심도 있게 교환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앞서 러시아는 중국에 군사적∙경제적 지원을 요청했는데요. 중국은 군사적 지원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지만, 경제적 지원은 가능할 수도 있다는 입장입니다.

진행자) 북한에 관해서는 어떤 이야기를 했습니까?

기자) 네. 미 고위 당국자에 따르면 설리번 보좌관은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 그리고 중국이 유엔안전보장이사회에서 거부권을 행사해 대북 제재 결의안 채택이 불발된 데 대한 우려를 전달했습니다. 이 당국자는 특히 설리번 보좌관이 이 부분은 미국과 중국이 반드시 협력할 수 있는 영역으로 믿고 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고 전했습니다.

진행자) 설리번 보좌관과 양제츠 정치국원이 전에도 직접 만난 적이 있죠?

기자) 네. 가장 최근의 접촉은 지난 3월 14일 이탈리아 로마 회동입니다. 당시에도 두 사람은 7시간 넘는 강도 높은 회담을 나눈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두 사람의 첫 번째 접촉은 지난해 3월 미국 알래스카에서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과 설리번 보좌관, 중국에서는 왕이 외교부장과 양제츠 정치국원의 2대 2회담 때였는데요. 당시 양측은 신랄한 설전을 벌이며 입장 차를 전혀 좁히지 못했습니다.

진행자) 그러고 보니 양국 정상 간의 회담도 아직 없었던 것 같네요?

기자) 네. 미국과 중국은 세계 경제 1, 2위의 나라로 양국의 건설적 관계는 국제 사회에 지대한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는데요. 하지만 두 나라 관계가 매끄럽지 못하면서 조 바이든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간의 대면 정상회담도 아직 성사되지 못했습니다. 일각에서는 이번 회동에서 양국 정상회담 문제가 논의됐을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는데요. 하지만 미국 고위당국자는 현재로서는 구체적으로 계획된 게 없다고 밝혔습니다.

야이르 라피드 이스라엘 외무장관 (자료사진)
야이르 라피드 이스라엘 외무장관 (자료사진)

진행자) 지구촌 오늘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이스라엘 정부가 자국민에게 터키 방문 자제를 권고했다는 소식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야이르 라피드 이스라엘 외무장관이 13일 영상 성명을 통해 이스라엘 국민들에게 꼭 필요한 경우가 아니면 터키 방문을 삼갈 것을 권고했습니다. 또 이미 터키 현지에 있다면 가능한 한 빨리 귀국하라고 촉구했습니다.

진행자) 그 이유가 뭔가요?

기자) 이스라엘 국민을 겨냥한 이란의 테러 위협 때문이라는 설명입니다. 라피드 장관은 이 테러 위협은 터키를 방문 중인 이스라엘인들을 목표로 하고 있다면서 “그들은 무작위로, 그러나 신중하게 납치 또는 살해할 이스라엘인들을 고르고 있다”라고 경고했습니다. 터키는 이스라엘 국민에게 인기 있는 관광지의 하나입니다.

진행자) 이스라엘은 임박한 테러 위협이 있다고 보는 건가요?

기자) 라피드 장관은 자세히 설명하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지난 몇 주 동안 이스라엘 국민의 목숨을 구하기 위한 이스라엘 정보당국의 엄청난 노력이 있었다고 언급해 그동안 테러 시도가 있었음을 시사했는데요. 한 이스라엘 보안 당국자는 로이터 통신에 터키 정부가 이란 혁명수비대원 용의자 여러 명을 체포했다고 전했습니다.

진행자) 라피드 장관이 또 어떤 말을 했습니까?

기자) 네. 라피드 장관은 터키 정부의 협조에 감사를 표했습니다. 더불어, 이란에 직접 경고의 메시지도 보냈는데요. 라피드 장관은 누구든지 이스라엘 국민을 해치는 자는 결코 이스라엘의 손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이라면서, 어디에 있든 끝까지 추적해 체포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진행자) 이스라엘과 이란 관계가 나쁜 게 사실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지만, 최근 더 악화할 만한 사건이 있었던 건가요?

기자) 네. 지난 5월 22일 이란 수도 테헤란에서 이란 혁명수비대 소속 하산 사야드 호다이 대령이 암살되는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오토바이를 탄 2명의 괴한이 운전중이던 호다이 대령에게 총격을 가한 건데요. 이란 정부는 이 사건의 배후로 이스라엘을 지목하고 보복을 다짐해왔습니다.

진행자) 이스라엘은 해당 사건에 대해 뭐라고 말하고 있습니까?

기자) 이스라엘 정부는 시인도 부인도 하지 않고 있습니다. 이스라엘은 사실 정책적으로 이란과의 사이에서 벌어지는 폭력이나 공격에 관해 확인도 부인도 하지 않는 태도를 취하고 있는데요. 다만, 호다이 대령은 전 세계 이스라엘 국민을 겨냥해 공격 계획을 꾸민 인물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터키와 이스라엘의 관계도 눈길을 끄는군요?

기자) 네. 터키와 이스라엘은 지난 10여 년간 불편한 관계를 이어오고 있습니다. 한때는 비교적 가까운 관계를 유지한 적도 있었는데요. 하지만 팔레스타인에 우호적인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 정부가 들어서면서 두 나라 관계는 계속 악화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최근에는 관계가 개선되는 모양새라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 3월에는 아이작 헤르조그 이스라엘 대통령이 이스라엘 대통령으로서는 14년 만에 처음 터키를 방문했고요. 지난달에는 메블뤼트 차우쇼을루 터키 외무장관이 이스라엘을 방문하는 등 해빙 조짐이 나타나고 있는데요. 중동 국가들과의 관계 정상화를 모색하고 있는 이스라엘과 심각한 경제난을 타개할 해법을 찾고 있는 터키 간에 서로 이해가 맞아떨어지면서 관계 개선에 나서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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