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앰네스티 "러시아, 금지 무기 집속탄 사용"...프랑스 총선 1차 투표 초접전


우크라이나 제2 도시 하르키우 외곽 수퍼마켓 건물이 러시아군의 미사일 공격으로 파손돼 있다. (자료사진)
우크라이나 제2 도시 하르키우 외곽 수퍼마켓 건물이 러시아군의 미사일 공격으로 파손돼 있다. (자료사진)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러시아가 국제 조약상 금지된 ‘집속탄’을 사용하는 전쟁 범죄를 저질렀다고 국제 인권 단체가 비판했습니다. 프랑스 총선 1차 투표에서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이끄는 여권 연합과 야권 연합이 초접전 승부를 겨뤘습니다. 미국 재무부가 한국과 중국 등 12개국을 ‘환율관찰대상국’으로 지정한 소식, 이어서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먼저 우크라이나 소식부터 전해 주시죠.

기자) 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제2의 도시인 하르키우에서 ‘집속탄’을 반복적으로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영국에 본부를 둔 인권 단체 ‘국제앰네스티’는 13일 공개한 보고서에서 러시아군의 이 같은 전쟁 범죄로 하르키우에서 수백 명이 희생됐다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그럼 이 보고서는 하르키우, 한 지역에 대한 조사 결과를 담은 건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러시아와 가까운 북부 하르키우는 지난 2월 24일 개전 초기부터 러시아군의 집중 표적이 됐던 곳인데요. 국제앰네스티는 ‘누구든, 언제든지 죽을 수 있다”라는 제하의 이 보고서에서 지난 4월과 5월 2주 동안 현장 방문과 증거 수집, 생존자와 유족, 목격자, 의사 등의 인터뷰를 진행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보고서 내용 좀 더 살펴보도록 하죠.

기자) 네. 국제앰네스티는 보고서에서, 러시아군이 집속탄은 물론, 유도 기능이 없는 로켓 등을 통해 살포식 지뢰를 무차별 발사했다고 밝혔습니다. 보고서는 특히 러시아는 이 같은 행동이 민간인 살상을 가져온다는 것을 알면서도 반복적으로 이를 수행했다며 이는 전쟁 범죄에 해당한다고 비판했습니다.

진행자) 집속탄은 어떤 무기죠?

기자) 네. 집속탄은 한 개의 포탄 안에 수백 개의 작은 조각이 들어 있어, 폭발하는 순간 이 작은 조각들이 사방으로 흩어져 피해를 극대화하는 무기인데요. 대표적인 비인도적 대량살상무기로 간주됩니다.

행자) 국제 사회는 집속탄의 사용을 금지하고 있지 않나요?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 2010년 발효된 일명 ‘오슬로조약’을 통해 집속탄 사용을 금지하고 있습니다. 현재 120여 개국이 가입해 있는데요. 하지만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미국 등은 이 협약에 가입하지 않고 있습니다.

진행자) 살포식 지뢰도 사용이 금지된 무기인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살포식 지뢰는 사전에 설정된 시간에 따라 소형 지뢰가 발사되는 방식인데요. 1997년 대인지뢰금지협약에 따라 금지돼 있습니다. 현재 160여 개국이 가입했지만, 러시아와 미국 등 일부 국가는 서명하지 않았습니다.

진행자) 러시아군이 그런 무기를 사용했다는 증거는 확보했습니까?

기자) 네. 국제앰네스티 조사단은 현장에서 발견된 파편 등 다수의 물적 증거를 입수했다고 밝혔는데요. 집속탄은 구체적으로 9N210과 9N235 가 사용됐다고 밝혔습니다. 또 무유도 포탄의 오차 범위는 100m가 넘는다면서, 이런 부정확한 무기를 인구 밀집 지역에 계속 사용하는 것은 곧 민간인에 대한 공격을 지휘하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비판했습니다.

진행자) 하르키우의 인명 피해 규모는 어느 정도로 밝혀졌습니까?

기자) 네. 앰네스티는 하르키우 군 당국의 보고를 인용해, 개전 후 600명 이상의 민간인이 사망하고, 약 1천250명이 다쳤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앞서 러시아는 그런 무기 금지조약에 가입하지 않았다고 했는데요. 그럼 제재에 어떤 한계가 있지 않을까요?

기자) 그렇습니다. 하지만 국제앰네스티는 러시아의 행위가 전쟁범죄에 해당한다고 지적했습니다. 국제 인도법은 무차별 공격과 무차별 무기 사용을 금지하고 있는데요. 국제앰네스티는 무차별 공격을 감행해 민간인의 사망과 부상, 재산을 파괴하는 것은 전쟁 범죄에 적용된다면서, 러시아는 이 끔찍한 공격에 책임을 져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우크라이나 전황은 지금 어떻게 전개되고 있습니까?

기자) 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을 핵심 전술 목표로 삼으면서 일대의 전투가 격화하고 있습니다. 특히 전략적 요충지의 하나인 루한시크주의 세베로도네츠크를 차지하기 위한 러시아군과 우크라이나군의 전투가 계속되고 있는데요. 양측이 몇 주째 격렬한 시가전을 벌이며 일진일퇴를 거듭하고 있지만, 전세는 우크라이나에 불리하게 전개되는 양상입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유럽의 주요 지도자들이 조만간 우크라이나를 방문할 거라는 이야기도 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 마리오 드라기 이탈리아 총리가 이달 중 우크라이나 수도 크이우를 함께 방문할 거라고 독일 매체가 보도했습니다. 이 매체에 따르면 세 정상은 이달 26일부터 28일까지 독일에서 열리는 주요7개국(G7) 정상회의 전에 크이우를 방문할 예정입니다.

진행자) 그동안 여러 지도자가 우크라이나를 방문했는데, 이들 정상이 우크라이나를 찾는 건 처음인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그간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을 비롯해 샤를 미셸 유럽연합(EU) 정상회의 상임의장,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 등 여러 세계 지도자들이 우크라이나를 찾았습니다. 하지만 EU의 주요 축인 독일과 프랑스, 이탈리아 세 정상의 방문은 처음인데요. 특히 세 사람의 동반 방문에 눈길이 쏠리고 있습니다.

진행자) 우크라이나의 EU 가입 절차는 어떻게 돼 가고 있습니까?

기자) 네. 당초 EU 지도부는 우크라이나가 신속히 가입할 수 있도록 절차를 간소화하고 후보국 지위를 부여하겠다는 입장이었는데요. 하지만 독일과 프랑스 등 일부 국가가 유보적 태도를 보이면서 별 진전을 거두지 못하고 있습니다. EU 집행위원회는 이번 주, 이에 관한 입장을 정리해 회원국에 권고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12일 북부 르뚜께에 마련된 투표소에서 한 표를 행사하고 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12일 북부 르뚜께에 마련된 투표소에서 한 표를 행사하고 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이번에는 프랑스로 가보겠습니다. 프랑스가 총선을 치렀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12일 프랑스 전역에서 577명의 하원의원을 선출하기 위한 1차 투표가 실시됐습니다. 이번 총선은 지난 4월 재선에 성공한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의 집권 2기의 향방을 가늠할 중요한 시험대로 평가되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1차 투표라면, 선거가 한 번에 끝나는 게 아닌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프랑스의 총선 시스템은 좀 복잡한데요. 1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으면 일주일 뒤 결선투표에서 1위 후보와 12.5% 이상 득표한 후보들끼리 다시 당락을 가르는 식입니다. 그러니까 19일에 있을 2차 투표까지 치러야 최종적으로 결과를 알 수 있습니다.

진행자) 그래도 1차 투표로 윤곽은 가늠할 수 있겠죠? 1차 투표는 어떻게 나왔습니까?

기자) 범여권 세력과 야권 연합이 그야말로 초접전을 펼쳤습니다. 프랑스 내무부가 13일 발표한 공식 집계에 따르면, 마크롱 대통령이 주도하는 중도 연합 ‘앙상블(Ensemble)’은 25.75%, 극좌파 성향의 정치인 장뤼크 멜랑숑 대표가 이끄는 야권 연합 ‘뉘프(NUPES)’는 25.66%로 나타났습니다.

진행자) 그야말로 초박빙의 승부를 펼쳤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두 진영 간에 불과 2만1천 표 차이밖에 나지 않습니다. 한편 극우파 정치인인 마린 르펜 대표가 이끄는 국민연합(RN)은 약 18.7%로 3위를 차지했는데요. 소속 후보들은 지난 대선에서 르펜 후보가 결선 투표까지 가며 선전했던 분위기를 살리지 못했다는 평가입니다.

진행자) 멜랑숑 대표도 지난 대선에 출마한 인물이죠?

기자) 맞습니다. ‘굴복하지 않는 프랑스(LFI)’라는 이름의 정당을 이끌고 있는 멜랑숑 대표는 지난 대선에서 3위를 차지하며 결선에 진출하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대선 실패 후 총선을 겨냥해 좌파 규합을 주도했습니다.

진행자) 이번 총선이 마크롱 대통령에게는 매우 중요한 선거라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프랑스 하원의원의 임기는 5년입니다. 대통령 임기도 5년인데요. 즉 이번 총선에서 선출되는 하원의원들은 지난 4월 연임에 성공한 마크롱 대통령과 임기를 거의 같이하기 때문에, 어떻게 구성되느냐에 따라 마크롱 대통령의 국정 운영 향방이 달려 있다는 분석입니다.

진행자) 마크롱 대통령의 여권 연합이 결선 투표에서 과반 의석을 차지할 수 있을까요?

기자) 네. 워낙 초박빙의 접전을 펼치면서 예측도 쉽지 않은 상황인데요. 앙상블이 가까스로 과반을 달성할 거라는 관측이 우세합니다. 마크롱 대통령의 집권 여당인 ‘르네상스’는 지난 2017년 총선에서 절반을 훌쩍 넘는 314석을 휩쓸며 돌풍을 일으켰는데요. 하지만 이후 일부 의원들의 탈당이 이어지면서 현재는 280석으로 줄어 단독 과반을 이루지 못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르네상스와 협력 정당들의 의석수를 합치면 345석 정도인데요. 만약 앙상블이 결선에서 과반을 확보하지 못하면 마크롱 대통령은 공화당 등 우파와의 연합세력 구축에 나설 것으로 예상됩니다.

미국 워싱턴 D.C. 시내 재무부 청사 (자료사진)
미국 워싱턴 D.C. 시내 재무부 청사 (자료사진)

진행자) 지구촌 오늘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미국 재무부가 한국 등 일부 국가를 ‘환율관찰대상국’으로 지정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 재무부가 지난 10일, 미국의 주요 교역 상대국들에 관한 상반기 보고서를 발표했는데요. 재무부는 이 보고서에서 한국과 중국 등 12개 나라를 ‘환율관찰대상국’으로 지정했습니다.

진행자) 미국 재무부는 왜 그런 보고서를 작성하는 건가요?

기자) 1988년과 2015년에 제정된 관련 법에 따라 미국과 교역하고 있는 주요 국가들의 거시 경제 정책과 환율을 살펴보고 이를 분석해 매년 두 차례 의회에 의무적으로 보고하도록 규정돼 있기 때문입니다.

진행자) 특별히 구분하는 항목이 있습니까?

기자) 네. 미국 재무부는 크게 3개 항목으로 구분하는데요. 첫째, 해당국의 지난 1년간 미국에 대한 무역 흑자 규모, 둘째,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경상수지 흑자 규모, 셋째 해당 정부의 외환 시장 개입 정도로 분류합니다.

진행자) 이 세 가지 항목도 구체적인 기준점이 있어야 하겠죠?

기자) 맞습니다. 상품과 서비스 포함, 대미 무역 흑자가 150억 달러를 초과할 경우, 경상수지 흑자가 GDP의 3%를 초과할 경우, 1년 중 적어도 8개월 동안 외환 순매수 규모가 GDP의 2%를 초과할 경우를 기준으로 삼고 있습니다. 이 가운데 2개가 적용되면 관찰대상국, 3개 다 해당하면 심층분석국으로 분류합니다.

진행자) 그럼 어떤 나라들이 어떻게 분류됐는지 짚어보죠.

기자) 네. 우선 이번 보고서에서 미국과 교역하는 주요 나라들 가운데 환율을 조작하는 나라로 분류된 나라는 없습니다. 반면 여러 나라가 관찰대상국으로 분류됐는데요. 중국, 일본, 한국, 독일, 이탈리아, 인도,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태국, 타이완, 베트남, 멕시코, 이렇게 12개국입니다. 한국은 지난 2019년 상반기를 제외하고는 2016년 4월부터 매년 관찰대상국 명단에 올라 있습니다.

진행자) 한국은 어떤 항목이 해당됐습니까?

기자) 한국은 대미 무역 흑자와 경상수지 흑자 항목에 적용됐습니다. 재무부에 따르면 한국의 대미 무역 흑자는 2018년 잠시 기준점 아래였지만, 2019년 이후 다시 오르고 있습니다.

진행자) 중국은 한 때 환율조작국으로 지정된 적이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중국은 지난 2019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됐다 다음 해 다시 관찰대상국으로 지정됐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할 당시 재무부의 3개 항목 기준을 일부 개편했습니다. 예를 들어 외환 시장 개입 기간을 종전의 8개월이 아니라 6개월로 좀 더 엄격히 적용했는데요. 바이든 행정부는 이를 다시 돌려놓았습니다.

진행자) 중국도 이번에 관찰대상국에 이름을 올렸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중국은 대미 무역 흑자 항목만 적용되고, 다른 두 개의 항목은 해당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미국 재무부는 보고서에서, 중국의 환율 정책은 여전히 투명하지 않다고 적시하고, 중국 국영 은행의 활동을 면밀히 감시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그럼 심층분석국에는 어떤 나라들이 들어갔습니까?

기자) 스위스가 유일합니다. 스위스는 지난 보고서에서는 관찰대상국에 있었는데요. 이번에는 심층분석국으로 분류됐습니다. 반면 지난 보고서에서 심층분석국에 포함됐던 타이완과 베트남은 이번에는 관찰대상국 명단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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