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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선희, 강경한 대미 협상 전문가...험난한 외교전 예상”


최선희 북한 외무성 제1부상.
최선희 북한 외무성 제1부상.

북한과 협상했던 미국 전직 외교 관리들은 최선희 신임 외무상을 미북 협상에 능한 인물로 평가했습니다. 미국에 대한 강경한 태도와 수사를 앞세워 온 인물을 외무상에 기용한 건 미국과의 협상을 고려한 것이지만 향후 외교를 더욱 어렵게 할 것이라고 진단했습니다. 안소영 기자입니다.

존 볼튼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최선희 신임 외무상은 이전부터 북한의 협상 전략에 막강한 영향력을 갖고 있는 인물이라고 평가했습니다.

[녹취: 볼튼 전 보좌관] “Choe Son Hui had a significant channel of communication to Kim Jong Un and she was a very powerful figure in their policy planning and their negotiation strategy. I think her appointment as Foreign Minister means that the chances for a diplomatic resolution of the nuclear weapons issue which I'd never thought were very high are now pretty much zero. She was in public comments especially very very hostile to the United States. She called the Vice President Pence a political dummy.”

볼튼 전 보좌관은 13일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최선희는 김정은과 중요한 의사소통 창구를 갖고 있었고 정책 계획과 협상 전략에 있어 매우 강력한 위치에 있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북한이 최선희를 외무상으로 발탁함에 따라 외교적 방법으로 북한 핵 문제를 해결할 가능성은 전무해졌다고 진단했습니다. 최 외무상은 이전부터 마이크 펜스 부통령을 ‘바보’로 부르는 등 상당히 적대적인 대미 발언을 공개적으로 해 왔고, 2019년 하노이 정상회담에 앞서 미국 협상팀이 여러 차례 마주한 최 외무상의 태도 역시 매우 강경했다는 설명입니다.

[녹취: 볼튼 전 보좌관] “It’s a signal that there’s no real belief on the other side that the diplomacy would produce any results. I think that’s a further sign of additional testing to try and close the last remaining gaps toward having a real deliverable weapons capability”

볼튼 보좌관은 이런 인물을 외무상에 발탁했다는 것은 북한이 외교적 관여에 관심이 없다는 신호이며 더 나아가 (미국 본토를 공격할 ICBM과 같은) 무기 역량을 갖추기 위한 마지막 기술 공백을 해소하기 위해 실험을 계속하겠다는 의미라고 설명했습니다.

지난 2019년 3월 베트남 하노이에서 2차 미-북 정상회담이 결렬된 후 리용호 당시 북한 외무상과 최선희 외무성 부상이 긴급 기자회견을 했다.
지난 2019년 3월 베트남 하노이에서 2차 미-북 정상회담이 결렬된 후 리용호 당시 북한 외무상과 최선희 외무성 부상이 긴급 기자회견을 했다.

조셉 디트라니 전 6자회담 차석대표는 최선희 외무상과 여러 형태의 미북 협상에 함께 참여했다며 사안의 핵심을 꿰뚫는 유능한 인물로 기억했습니다.

[녹취: 디트라니 전 차석대표] “I've dealt with her since 2003 and the six party talks but also in the subsequent to the six party talks and to track 1.5 sessions, you know, Malaysia, Singapore, and other places. she's extremely competent, very articulate, she is a very good English speaker and knows the issues relations with the US, the Republic of Korea, all nuclear related issues, the whole question of CVID.”

디트라니 전 차석대표는 조지 W 부시 행정부 당시인 2003년부터 6자회담뿐 아니라 말레이시아와 싱가포르 등 각국에서 열린 미북 간 비공식 대화에서 최 외무상을 상대했다면서 매우 유능하고 명료하며, 영어를 잘 구사했다고 말했습니다.

또한 미북관계와 남북관계,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돌이킬 수 없는 비핵화 등 모든 핵 관련 의제에 대해 잘 알고 있는 인물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다만 김정은이 협상 재개를 고려해 최 외무상을 임명했다면 그녀는 ‘양날의 검’과 같은 존재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디트라니 전 차석대표]”She’s a perfect person to be managing negotiation, whether it’s six party talks, whether it’s bilateraly with the US or trilateral with ROK. But, I also think if anyone can make the case for North Korea retaining nuclear weapons, Choe is a person who could do that very well. So it’s a double edged sword here.”

최 외무상은 6자회담은 물론, 미북 양자회담과 여기에 한국을 포함한 3자회담 등 어떤 협상에도 최적의 인물이지만, 누군가 북한의 핵무기 보유를 정당화해야 한다면 그 또한 능숙하게 해 낼 사람이라는 설명입니다.

지난 2016년 6월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동북아협력대화에 미국과 북한 등 6자회담 당사국 고위 당국자들이 참석했다. 당시 북한의 최선희 외무성 미국국 부국장(왼쪽 3번째)이 착석하는 뒤로 미국의 성 김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왼쪽)가 입장하고 있다.
지난 2016년 6월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동북아협력대화에 미국과 북한 등 6자회담 당사국 고위 당국자들이 참석했다. 당시 북한의 최선희 외무성 미국국 부국장(왼쪽 3번째)이 착석하는 뒤로 미국의 성 김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왼쪽)가 입장하고 있다.

북한과의 비공식 회담에서 최 외무상과 자리를 함께 했던 마크 피츠패트릭 전 국무부 비확산 담당 부차관보는 당시 구체적인 논의 사안에 대해 언급할 수는 없지만 최 외무상은 유연성이 전혀 없는 매우 강경한 인물로 인간미가 없어 보였다고 회고했습니다.

다만 북한의 이번 인사가 미국의 대화 제안에 북한이 응할 준비가 됐다는 징조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김정은이 미국과의 협상 경험이 많은 최선희를 외무상에 임명한 또다른 이유를 찾기 어렵다”는 겁니다.

[녹취: 피츠패트릭 전 부차관보]”This might bode well for a resumption of talks between North Korea and the United States. I Can't understand any other reason why Kim Jong Un pointed Choe Son Hui to be the foreign minister other than her experience in dealing with United States. So perhaps, this means that North Korea is getting ready to resume or to respond to US outreach.”

그러면서 최 외무상은 오랜 미국과의 협상 경험을 토대로 대미 협상에 나설 것이며 과거처럼 강경한 입장을 고수할 것이라고 피츠패트릭 전 부차관보는 전망했습니다.

한편 볼튼 전 보좌관은 북한이 미국과 협상에 나설 경우, 북한의 목표는 핵 보유국으로서 미국과 마주 앉는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녹취: 볼튼 전 보좌관] “Because the North Koreans for last 30 years have never given any evidence at all that they’ve made a strategic decision to give up the pursuit of nuclear weapons. They are happy to pledge that they will give up that objective in exchange for economic benefits and but they get the economic benefits and then somehow they never get around to the pledge. It’s a signal that there’s no real belief on the other side that the diplomacy would produce any results. I think that’s a further sign of additional testing to try and close the last remaining gaps toward having a real deliverable weapons capability.”

지난 30년 동안 북한은 핵무기를 포기하겠다는 어떤 전략적 결정 증거를 전혀 제시하지 않았다는 겁니다.

그러면서 북한은 경제적 이익을 대가로 핵무기를 포기할 것이라고 약속하지만 경제적 이익을 얻고 나면 약속을 저버린다고 볼튼 전 보좌관은 지적했습니다.

앞서 북한은 지난 8일부터 10일까지 열린 노동당 전원회의 직후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을 외무상으로 승진시켰습니다.

1990년대부터 북한 외무성에서 근무한 최선희는 2003년 8월부터 2008년 12월까지 열린 6자회담에서 통역을 맡았고 2010년에는 북미국 부국장으로 승진했습니다.

이듬해 7월에는 인도네시아에서 열린 북핵 6자회담 북측 차석대표로 참석한 바 있습니다.

2016년 북미국장에 임명된 최 외무상은 지난 2018년에 열린 싱가포르 1차 미북정상회담과 2019년 하노이에서 열린 2차 미북 정상회담에서도 핵심적 역할을 맡은 바 있습니다.

VOA 뉴스 안소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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