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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신종 코로나 폭증에도 내부 통제·중국 지원 의존...전문가 "향후 2~3주면 대규모 사망 단계 돌입"


지난 15일 김정은(가운데) 북한 국무위원장이 마스크를 쓴 채 평양 시내 약국을 시찰하고 있다. 조선중앙통신이 다음날 공개한 사진. 

북한은 연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발열자가 수십만명씩 폭증하는 가운데 한국 정부의 방역 지원 제안에 답을 하지 않고 군대를 동원한 약품 조달과 내부 통제 등에 의존한 대응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치료제 등 외부 지원 없이 2~3주가 지나면 대규모 사망자가 발생하는 단계로 들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옵니다. 서울에서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 국가비상방역사령부는 지난 15일 오후 6시부터 16일 오후 6시까지 전국적으로 26만9천510여명의 발열자가 새로 발생하고 6명이 사망했다고 대외 관영 ‘조선중앙통신’이 17일 보도했습니다.

이로써 지난달 말부터 16일 오후까지 북한 전역에서 발생한 발열자 수는 148만3천60여명이며 누적 사망자는 총 56명으로 집계됐습니다.

신종 코로나의 폭증세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북한은 16일 인민군을 평양시내 모든 약국에 긴급투입해 24시간 약품 수송과 공급 작업에 돌입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은 전했습니다.

이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 15일 당 정치국 협의회를 주재해 신종 코로나 관련 의약품이 제때 유통되지 않고 있다고 질타하며 인민군 의무부대를 평양에 투입해 안정시키라고 명령한 데 따른 조치입니다.

평양의 유증상자는 지난 14일 하루 동안에만 8만3천445명으로, 같은 날 북한 전역의 유증상자의 38%를 차지할 만큼 다른 지역에 비해 압도적으로 발생하고 있습니다.

북한 당국은 약품 공급 외에도 신종 코로나 확산을 저지하기 위한 노력을 벌이고 있습니다.

각지의 제약과 고려약, 의료기구 공장들을 풀가동하며 방역물자 생산량을 늘리고 있지만 수요에 턱없이 부족한 상황에서 각종 민간요법과 자가 격리 등 신종 코로나 지침을 주민들에게 전파하고 있습니다.

한국 정부는 연일 방역 지원 의사를 밝히고 있지만 북한은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권영세 통일부 장관은 17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북한의 거듭된 도발에도 신종 코로나 관련 인도적 지원을 할 것이냐는 질문에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16일 북한에 보낸 신종 코로나 방역 협력을 위한 실무접촉 제안과 관련해 “인도적인 협력을 위해서 대북통지문을 보냈는데 아직 북측에서 통지문을 접수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권 장관은 “북한이 아직 통지문을 접수하지 않는 데 여러 정무적인 고려가 있다는 부분을 이해해 줘야 한다”며 “한국이 직접 지원하지 않게 될 경우 국제기구를 통하거나 민간이 지원하게 하는 방법도 얼마든지 생각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박진 외교부 장관은 같은 외통위 전체회의에서 오는 21일 개최되는 미-한 정상회담에서 대북 방역 지원 문제가 논의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박 장관은 “북한에 대한 인도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한국의 대북 지원이 원활히 이뤄질 수 있도록 미국과 협의하겠다”며 “제재에 해당하는 품목들에 대해서는 건별로 제재 면제 신청을 하기 위한 협의를 진행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한국 정부는 이런 대북 지원 의사에 대한 북한의 답변을 특정 시점을 정하지 않고 기다리겠다는 입장입니다.

한국 정부 산하 국책연구기관인 통일연구원 홍민 북한연구실장은 그러나 최근 핵 무력 고도화에 전력 질주하고 있는 북한이 한국의 지원을 수용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예상했습니다.

[녹취: 홍민 실장] “무기를 개발하기 위한 명분을 계속 확보하기 위해선 한국과의 일정한 긴장관계가 필요한 부분이 있고 한국의 새 정부 그리고 한-미간에 어떤 북 핵 공조가 이뤄질지 모르기 때문에 이런 것을 어느 정도 다 고려해야 하는데 당장 뭔가 지원을 받고 협력을 받는다는 것 자체가 북한의 지금 정치적 계산과는 맞지 않는다는 거고요.”

홍 실장은 북한이 한국이나 미국 등 서방세계의 지원을 선뜻 받아들이기 보다는 일정 정도 주민들의 희생을 감수하면서 중국으로부터의 지원에 의존해 집단면역이 만들어지기를 기대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북한은 선양과 다롄 등 북한과 인접한 랴오닝성에서 파견기관 관계자들에게 지난달 말부터 대북 무역상을 통해 해열제 등 의약품을 구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탈북민 출신인 조충희 굿파머스 연구소장은 단둥에 있는 소식통의 말을 빌어 북한 당국의 약품 구입 지시가 내려졌다고 전했습니다.

[녹취: 조충희 소장] “어제 들은 소식에 의하면 중국에 나와 있는 대사관 관계자들, 무역대표부 관계자들, 노동자들, 회사 관계자들한테 지시가 내려와서 중국 내에서 구할 수 있는 껏 약품을 구하라고, 그 다음에 제일 필요한 게 진단키트 같은 것 그 다음에 비닐 위생장갑, 면봉 이런 것까지 구입하라고 지령이 내려왔다고 그래요.”

한국의 ‘연합뉴스’는 17일 복수의 대북 소식통의 말을 빌어 북한 국영항공사인 고려항공 소속 항공기 3대가 16일 오전 중국 랴오닝성 선양공항에 도착한 뒤 의약품을 싣고 같은 날 오후 북한으로 돌아갔다고 보도했습니다.

북한이 중국에 신종 코로나 방역물자 지원을 요청한 것으로 파악된 만큼 중국에서 실어 나른 물품은 신종 코로나와 관련한 의약품일 것으로 추정됩니다.

한국의 의료 전문가들은 북한의 이런 대응에 대해 신종 코로나 확산세를 효과적으로 막기엔 역부족이라고 지적합니다.

이재갑 한림대 감염내과 교수는 북한 당국이 방역대책으로 효과가 입증되지 않은 민간요법까지 동원하는 것은 실제 효과를 기대하기 보다는 민심 동요를 막는 차원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이 교수는 외부사회의 전폭적인 방역 지원이 이뤄지지 않고 2~3 주가 지나면 대규모 사망 사태가 발생하는 단계로 진입할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녹취: 이재갑 교수] “지금 방역에 대한 물품뿐만 아니라 의료 시설의 모든 부분이 부족한데 지금 확진자 늘어날 때 충분히 공급되지 않으면 그 중 대부분의 많은 사람들이 2~3주 내 중증으로 진행한다든지 치료를 제대로 받지 못하고 사망한다든지 이런 부분들이 되는 시점이 2~3주일 거에요. 그래서 지금 빨리 공급되지 않으면 그 피크를 지나가서 웬만한 사람은 대부분 죽고 특히 뾰족하게 도와 줄 방법이 별로 없는 상황에서 공급될 가능성이 높아서 어차피 지원할 거면 2~3주 내에 빨리 지원해주는 게 좋겠다는 얘기죠.”

전문가들은 북한 당국이 민심 동요를 막고자 통계 조작 같은 무리한 내부 통제를 하고 있다는 의심도 제기하고 있습니다.

북한이 발표한 누적 발열자와 사망자 수치를 비교했을 때 치명률이 0.004%가 채 안 되는데 이는 대부분 국민이 백신 접종을 마친 한국의 치명률이 0.13% 수준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백신 접종이 전무한 북한에서 나오기 어려운 수치라는 겁니다.

한국 국가정보원 산하 국가안보전략연구원 김인태 박사는 북한이 사망자 수를 사실대로 발표하지 않는 것은 신종 코로나 발발 이후 2년여 동안 ‘코로나 청정국’임을 김정은 위원장의 치적으로 주민들에게 선전해 온 데 따른 부담 때문이라고 분석했습니다.

[녹취: 김인태 박사] “선전을 두 가지 의미로 했었는데요. 하나는 세계적으로 유일하게 우리만 코로나 청정국이다 이걸 강조했고 중요하게는 그 업적이 김정은 치적으로 연결이 됐거든요. 그러니까 상당한 부담이 됐던 거죠. 그게 이제 완전히 부메랑 효과입니다. 지금 돌아온 게.”

조충희 소장은 북한에선 전염병으로 사망자가 발생하면 지방 차원에서 처벌을 면하기 위해 사망자 수를 축소 보고하곤 한다고 말했습니다.

서울에서 VOA 뉴스 김환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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