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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전문가들 “북한 코로나 확인, 백신 필요 신호…자국민 보호 책임 실패 추궁해야”


북한 관영매체는 12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마스크를 쓴 채 회의를 주재하는 모습을 공개했다. 한국 서울역에 설치된 TV에 관련 뉴스가 나오고 있다.

북한이 코로나 발병을 처음 확인한 것은 백신 지원을 원한다는 변화 신호로, 미국과 한국 등 국제사회가 투명성을 전제로 백신 공급을 검토할 여지가 있다고 인권 전문가들이 말했습니다. 하지만 확진자 발표 몇 시간 뒤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것은 김 씨 가족의 생존을 위해 주민들의 권리를 희생시키는 오랜 통치 행태가 바뀌지 않았음을 방증하는 것으로 적극적인 국제 개입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왔습니다. 김영권 기자가 보도합니다.

로버트 킹 전 국무부 북한인권특사는 12일 VOA에, 북한 정권이 국내 코로나 발병을 처음으로 확인한 것은 기존의 입장을 바꿔 백신 수용을 모색하려는 의도일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킹 전 특사] “I think this may reflect an intent to change that they will probably seek vaccines. I don't know whether that means they will actively search to get a vaccine for the virus or….now that they have a case that they have been willing to admit, I think this may be an indication they're going to seek help to get vaccinations,”

북한 정권이 현재 적극적으로 백신을 찾는 상황인지, 아니면 상황이 충분히 악화할 정도로 심각한 상황인지 알 수 없지만, “백신을 얻기 위해 도움을 청하려는 징후일 수 있다”는 겁니다.

로버타 코헨 전 국무부 인권 담당 부차관보도 비슷한 진단을 하며 다음 주 서울에서 열릴 미한정상회담에서 두 정상이 북한 입국과 일부 봉쇄 해제를 필요로 하는 인도적 지원, 특히 코로나 백신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코헨 전 부차관보] “The two leaders can be offering humanitarian aid in particular at this time vaccines, and that will require entry and that will require North Korea's lifting some of the lockdowns in isolation.”

코헨 전 부차관보는 또 북한 지도부가 앞서 중국산 등 여러 백신 제공을 거부한 사례를 지적하며 화이자와 모더나 같은 국제적으로 신뢰가 높은 미국산 백신을 얻기 위한 움직임일 수도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인권 전문가들은 그러나 이런 지원이 군대나 다른 곳으로 허비 또는 남용되지 않도록 반드시 투명성과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강조합니다.

국제인권단체인 세계기독교연대(CSW)의 벤 로저스 동아시아 담당 선임분석관은 “분배 감시와 백신이 취약 계층에 도달하도록 보장할 방법이 있다면 확실히 지원해야 한다”며 “인도적 지원을 정치화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습니다.

[로저스 선임분석관] “As long as its distribution can be monitored and there can be a way of ensuring that it reaches people, then definitely. We should not politicise humanitarian assistance, but of course we do need to ensure proper transparency and monitoring so that aid is not wasted or misused.”

로저스 선임분석관은 그러나 같은 날 강행한 김정은 정권의 탄도미사일 발사는 “무모하고 위험한 행태”라면서, 특히 북한의 열악한 인도주의와 인권 위기에 대해 유엔의 ‘보호책임’(R2P) 원칙의 일부를 북한에 적용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로저스 선임분석관] “It is reckless and dangerous behaviour. In some form R2P should be applied to North Korea, particularly given the dire humanitarian and human rights crisis in the country.”

북한 정부가 자국민 보호에 지속해서 실패해 위기를 자초하는 만큼 국제사회가 개입해 책임을 추궁해야 한다는 겁니다.

지난 2005년 유엔 세계정상회의에서 채책된 ‘보호책임’은 정부가 집단학살과 전쟁범죄, 인종청소, 반인도 범죄 등 4대 중대 범죄에 대해 자국민 보호에 실패할 때 국제사회가 무력·인도적으로 개입해 이를 예방하고 보호하는 원칙입니다.

국제사회는 과거 리비아 카다피 정권에 대한 무력 개입, 코소보에 대한 인도적 개입 등에 이 ‘보호책임’을 적용했으며 여러 전문가는 유엔 북한인권조사위원회(COI)가 북한의 반인도 범죄를 규명한 만큼 책임추궁의 근거로 이 개입 원칙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국제인권단체인 휴먼라이츠워치(HRW)의 필 로버트슨 아시아 담당 부국장도 12일 VOA에, “’보호책임’ 원칙은 분명히 북한에 적용돼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북한 정부는 경제적 박탈과 조직적인 권리 학대로부터 자국민의 권리를 보호하는데 실질적으로 관심이 없는 게 분명”하기 때문에 이 원칙이 필요하다는 겁니다.

[로버트슨 부국장] “The R2P principle certainly should apply to North Korea, where it’s clear the government has no real interest in protecting the rights of the people from economic deprivation and systematic rights abuses. However, there is a wide gap between the theory of R2P and its actual implementation, which requires a mandate from the UN Security Council that would never happen because it would be vetoed by permanent UNSC members China and Russia,”

로버트슨 부국장 등 전문가들은 그러나 ‘보호책임’의 이론과 실질적인 이행에는 간극이 크다며, 시리아 사태처럼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중국과 러시아의 거부 등으로 실행이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워싱턴의 민간단체인 북한인권위원회(HRNK)의 그레그 스칼라튜 사무총장은 북한의 코로나 상황이 생각보다 심각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북한 정권의 이중적 행태를 가볍게 다뤄서는 안 된다고 말했습니다.

“탄도미사일 발사는 정치적으로 타협하지 않겠다는 신호, 코로나 첫 확진 발표는 팬데믹이 초국가적 보건 문제로 타협이 가능하다는 이중적이고 기만적인 신호를 보내고 있다”는 겁니다.

스칼라튜 총장은 그러면서 “정상적인 국가는 자국민의 인간안보를 최우선 의제로 삼지만, 북한 정권은 정권 보존을 위해 주민들의 인간안보와 인권을 제물로 삼는다”면서 “그것이 북한이 작동하는 원리로 김 씨 가족 체제하에서 절대 바뀌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녹취: 스칼라튜 총장] “The normal country would place the human security of its own people at the top of the agenda. But this is a regime that sacrifices the human security and human rights of the people of North Korea, for the sake of preserving the regime, and that's how it works. And that will never change under the Kim family regime.”

앞서 한국 국가안보실도 12일 안보상황점검회의 뒤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에 대해 “코로나가 발생한 상황에서도 주민의 생명과 안전을 외면하고 탄도미사일 도발을 지속하는 북한의 이중적 행태를 개탄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휴먼라이츠워치의 로버트슨 부국장은 “북한 정부가 코로나 관련 규제로 엄청난 고통과 식량난 등 주민들이 겪는 빈곤에도 불구하고 핵과 미사일 시험으로 무력시위를 지속하고 있다”며 “이는 김정은 정권이 자국민의 생명에 얼마나 신경을 쓰지 않고 권리를 조직적으로 침해하는지 보여주는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VOA 뉴스 김영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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