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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이번엔 SLBM 발사...전문가들 "미한 공조 강화 흔들기 위한 연쇄 도발"


북한이 지난 2021년 10월 신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시험 발사에 성공했다며 관영매체를 통해 공개한 장면들. (자료사진)

북한이 한국의 윤석열 정부 출범에 임박해 이번엔 잠수함발사 탄도미사일(SLBM)을 발사하면서 무력시위를 이어갔습니다. 정상회담을 앞둔 미국과 한국을 겨냥해 대북 공조를 흔들기 위해 도발 강도를 높여 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옵니다. 서울에서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 합동참모본부는 7일 오후 2시 7분께 북한 함경남도 신포 해상 일대의 잠수함에서 발사한 것으로 추정되는 단거리 탄도미사일 1발을 포착했다고 밝혔습니다.

포착된 미사일의 비행거리는 약 600㎞, 고도는 60여㎞로 탐지됐는데 미-한 정보 당국은 미사일 궤적 등 제원과 여러 정보들을 종합적으로 판단할 때 지난해 10월에 발사한 ‘미니 SLBM’과 유사한 기종으로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의 SLBM 발사는 지난해 10월 19일 신형 SLBM인 미니 SLBM을 수중 잠수함에서 발사한 이후 7개월 만입니다.

당시 북한이 신포 인근 수중의 2천t급 고래급 잠수함에서 발사한 미니 SLBM은 정점 고도 60㎞로 590㎞를 비행했습니다.

이번에도 같은 잠수함에서 발사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번 발사는 지난 4일 평양 순안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으로 추정되는 탄도미사일 1발을 발사한 지 사흘 만이자, 올해 공개된 15번째 무력시위입니다.

SLBM은 잠수함에서 은밀하게 운용할 수 있어 그 자체만으로 전략적 가치가 높은 전력으로 평가됩니다. 미니 SLBM의 경우 북한판 이스칸데르로 불리는 KN-23 탄도미사일을 수중 발사용으로 개량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미니 SLBM은 크기 등 제원으로 볼 때 전술핵 탑재용 탄도미사일로 개발 중인 것이란 분석이 나옵니다.

전문가들은 북한의 ICBM과 SLBM 발사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달 25일 열병식에서 선제 핵공격 가능성을 시사한 이후 이뤄졌다는 점에 주목하면서 잇단 전략무기 시험을 통해 한반도 긴장을 의도적으로 높이고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특히 이번 단거리급 SLBM은 한국을 겨냥한 무기체계로, 윤석열 정부 출범을 사흘 앞두고 이뤄졌다는 점에서 대북 강경노선을 취하고 있는 새 정부를 선제적으로 압박하려는 의도라는 관측입니다.

민간 연구기관인 한국국방안보포럼 신종우 사무국장입니다.

[녹취: 신종우 사무국장] “단거리 SLBM 같은 경우엔 북한판 이스칸데르로 불리는 KN-23을 그대로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종말단계에서 한국의 요격망을 회피할 수 있도록 변칙기동까지 가능하기 때문에 한국 입장에선 앞으로 북쪽에서 날아오는 탄도미사일뿐만 아니라 동측 방향에서 날아오는 탄도탄에 대해서도 레이더망과 탄도탄 요격체계를 갖춰야 하는 부담이 점점 크게 생기고 있는 겁니다.”

지난해 10월 발사에 이은 두 번째 발사라는 점에서 미니 SLBM을 탑재한 고래급 잠수함의 실전배치 가능성이 커졌다는 관측도 나옵니다.

이미 수중 발사 뒤 공중 점화하는 콜드 런치 등 기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진 북한은 지난해 10월 미니 SLBM 첫 발사 당시 잠수함에 문제가 발생해 그동안 동체 수리를 한 정황들이 포착된 바 있습니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비록 2천t급 잠수함이 SLBM 한 발을 탑재할 수 있는 수준이긴 하지만 이번 발사로 잠수함 결함이 해결됐다면 한국의 미사일 요격망이 대처할 수 없는 북한의 무기체계가 실전배치를 앞두고 있다고 해석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한국 정부 산하 국책연구기관인 통일연구원 홍민 북한연구실장은 10일 윤석열 정부 출범에 이어 21일로 예정된 미-한 정상회담을 앞두고 미-한 북 핵 공조가 강화되는 구도 속에서 북한이 전략무기 도발을 이어가는 양상이라고 진단했습니다.

[녹취: 홍민 실장] “미국이 한반도 정세 관리에 있어서 대북정책에 대한 적극성 내지는 북한에 대한 핵 보유에 대한 사실상 기정사실화, 그리고 그것을 통한 장기적으론 핵 군축 프로세스로의 적용 이런 유연성을 요구하는 데 있어서 초기엔 반발이 있더라도 최대한 자기의 전략무기를 과시하는 게 미국에게 그런 어필을 하는데 훨씬 필요하다, 이렇게 판단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거죠.”

김진무 숙명여대 국제관계대학원 교수도 북한이 전략무기들을 통한 무력시위에 집중하고 있는 데 대해 궁극적으론 미국과의 협상을 염두에 두고 최대한 빨리 기술적 문제를 보완함으로써 협상력을 높이려는 의도로 분석했습니다.

[녹취: 김진무 교수] “협상이 재개될 거라는 걸 염두에 두고 그동안 진행시켜왔던 고도화 과정을 빨리 진행을 하자는 첫 번째 측면이 있다는 거죠. 결국 기술적 업그레이드가 지금 시급한 과제라고 생각하고 진행하고 있다 이렇게 볼 수 있습니다.”

한편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과 대외관영 ‘조선중앙통신’ 등 북한 주요 관영매체들은 지난 4일 ICBM 추정 미사일 발사에 이어 이번 SLBM 발사에 대해서도 관련 보도를 일절 내놓지 않고 있습니다.

북한은 통상 미사일 발사 후 이튿날 관영매체를 통해 전날 발사의 성격을 규정하고 평가하는 기사와 함께 발사 장면이 담긴 사진들을 공개해왔습니다.

북한 매체들은 미사일 발사가 실패했을 때 침묵을 지키는 경우가 있었지만 한국 군 당국은 이번 SLBM 발사를 실패로 판단하지 않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내부적으로 주민들에게 선전할만한 특별한 기술적 진전이 없었거나, 외부적으로 자위권적 차원의 일상적인 군사행동이라는 인상을 주려는 의도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옵니다.

박원곤 교수입니다.

[녹취: 박원곤 교수] “다른 나라들도 다 하는데 이게 무슨 뉴스거리가 되느냐는 정도의 수준으로 얘기를 하는, 그런 명분 싸움에서 한발 더 앞서가겠다는 그런 의도들도 읽히거든요. 그러면 한국과 미국, 국제사회가 문제 제기를 하는 것을 북한 입장에서 자신들의 자위권 차원에서 일상적으로 계획된 그런 무기체계를 개발하는 데 왜 문제 제기를 하느냐는 그 명분을 강화할 수도 있죠.”

북한이 SLBM 추가 시험발사를 통해 역량을 확인한 뒤에 김정은 위원장의 업적으로 포장해 한꺼번에 발표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옵니다.

아울러 북한이 자신들의 무기 개발에 대한 대외적 주목도와 압박감을 높이기 위해 일종의 ‘전략적 모호성’을 취한 것이란 분석도 나옵니다.

홍민 실장은 북한이 지난달 24일 발사에 성공했다고 주장한 ‘화성-17형’ ICBM에 대해 한국 군 당국이 ‘화성-15형’을 거짓 선전한 것으로 판단한 데 영향을 받았을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홍민 실장] “자신들이 완성도 높은 확증된 단계의 무기 개발이 아니라 개발 과정인데 이게 제원을 계속 공개할 때 마다 거기에 대한 평가가 나오고 거기에 대해서 의구심을 갖는 부분들이 생기면서 아마 그것을 의식해서 일정하게 전략적 모호성을 일부러 취하는 게 아닌가 그것이 오히려 공개하는 것 보다 한-미에 주는 압박감이 더 클 수 있다 이런 판단을 한 것으로 보여집니다.”

미-한 군과 정보 당국은 북한이 앞으로도 탄도미사일 추가 발사와 7차 핵실험 등 대형 도발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하고 대북 경계·감시 태세를 강화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김환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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