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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지방선거 탈북민 후보 2명 재도전…“북한 주민에 희망의 메시지 되길”


영국에서 북한 인권 운동가로 활동하는 탈북민 출신 박지현 ‘징검다리’ 대표가 지난 1월 옥스퍼드대학에서 강연했다. 사진 제공: 박지현.

탈북민 출신 후보 2명이 또다시 영국 지방선거에 도전했습니다. 이들은 자신들의 출마가 국제사회에서 탈북민들에 대한 인식이 변화하는 계기가 되고 북한 주민들에게는 희망의 메시지가 되길 기원했습니다. 미국 내 탈북민들과 인권 전문가도 이들의 도전을 반겼습니다. 안소영 기자입니다.

오는 5일 치러지는 영국 지방선거에 영국에 정착한 탈북민 박지현 씨와 티머시 조 씨가 출마했습니다.

지난해 실시됐던 보궐선거에서 각각 후보 7명 가운데 3번째, 4명 가운데 2번째로 많은 표를 얻고 낙선했던 두 사람의 두 번째 도전입니다.

이들은 당시의 실패는 끝이 아닌 시작을 뜻했다며, 더 큰 포부를 안고 도전장을 내밀었다고 말했습니다.

영국 맨체스터의 베리노스 앤 무어사이드 선거구에 보수당 후보로 나선 박지현 씨는 3일 VOA와의 전화 통화에서, 북한 인권 문제 해결에 앞장서겠다는 사명이 있다며 이는 바로 민주주의 사회에서의 정치 활동과 직결된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박지현 후보]”작년부터 지금까지 영국에서 새로운 정치를 배우면서 제가 정치대학을 다닌다고 생각해요. 현실에서 배우고 있잖아요. 앞으로 북한 정권이 붕괴되면 앞으로 우리가 나아갈 길이 어떤 길인지 이런 확신도 많이 서고 먼저 나온 북한 주민으로서 앞으로의 북한 주민들이 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려면 많이 배워야 하는데 지금의 출마가 앞으로 북한 주민의 노예 해방의 길에 첫걸음이 되지 않을까?”

박 후보는 영국 구의원의 영향력이 크지 않더라도 탈북민 출신이 사회의 일원으로서 적극 나서는 모습을 보이면 전 세계인들에게 탈북민에 대한 새로운 인식을 심어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습니다.

또 같은 배경을 가진 탈북민과 난민 사회에도 힘을 보태주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박지현 후보] “제가 여기에 당선되면 전 세계인들에게 우리가 항상 도전하는 사람들이라는 메시지를 보여줄 것 같고요. 영국에서도 많은 탈북민, 난민들이 살고 있는데, 이 분들에게도 희망이 될 것 같아요. 난민들이 누구의 보살핌을 받는 사람이 아니라 우리도 다른 사람에게 도움 줄 수 있는 사람이라는 메시지를 줄 것 같아요.”

영국의 시의원과 구의원들의 임기는 4년으로, 적은 금액의 활동비와 교통비만을 지급받고 주민을 위해 일하는 자원 봉사직입니다.

북한 꽃제비 출신으로 다음달 실시될 영국 지방선거에서 덴턴 사우스 지역구의 보수당 후보로 출마한 티머시 조 씨(왼쪽)가 선커 캠페인 지지자들과 함께 지역구 유세에 나섰다. 사진=티머시 조.
북한 꽃제비 출신으로 다음달 실시될 영국 지방선거에서 덴턴 사우스 지역구의 보수당 후보로 출마한 티머시 조 씨(왼쪽)가 선커 캠페인 지지자들과 함께 지역구 유세에 나섰다. 사진=티머시 조.

맨체스터의 테임사이드 앤 덴턴사우스 선거구에 출마한 티머시 조 씨는 이번 선거 유세 과정에서 벌써 지난해와 사뭇 다른 분위기를 느꼈습니다.

탈북민 출신 후보라는 배경에 주목하던 유권자들이 또다시 도전에 나선 자신의 모습에 탈북민에 대한 편견을 뒤로 하고 이제는 동등한 위치에서 자신을 대하고 있다는 겁니다.

[녹취: 티머시 조 후보]“올해부터는 저를 위협적인 존재로 봐요. 작년에 제가 표를 예상밖으로 많이 받았고 그 표가 올해는 더 올라갈 것으로 예상하니까요. 저를 지지하는 분들은 북한에 크게 중점을 안 둬요. 대신 어떤 정책으로 지역구에 이바지할 수 있나, 내가 어떤 사람인지를 더 중요하게 보더라고요. 저를 보수당 라이벌로 동등하게 봐요.”

조 씨가 도전을 포기하지 않는 가장 큰 이유 가운데 하나는 북한에 남아 있는 주민들을 위해서입니다.

언젠가 그들도 영국이나 미국의 민주주의 선거를 경험할 수 있다는 꿈을 안겨 주고 싶다는 게 조 씨의 희망입니다.

[녹취: 티모시 조 후보]“페이스북이나 소셜 미디어에 올릴때 마다 이런 생각을 항상 해요. 정치 선거에서 경험하고 느껴보지 못한 선거 과정을 북한분들과 나누고 싶다, 공유하고 싶다, 이런 뉴스를 보면 정말 좋아할 텐데. 진짜 민주주의 선거라는 게 이런 거구나 깜짝 놀랄 텐데. 그런데 만약 이런 뉴스를 그분들이 본다면 누구든 이런 선택의 기회를 가질 수 있다고, 또 너무나 오랜 시간 독재 정권에서 신음하고 있지만, 북한의 어두운 땅에도 영국이나 미국처럼 진짜 민주주의 국가가 올 수 있다는 메시지를 주고 싶어요.”

영국은 4년마다 구의원 선거를 치르지만 일부 지역에 따라 2년마다 절반을, 매해 3분의 1을 교체하기도 합니다.

만약 이번 선거에서 박지현 후보나 티머시 조 후보가 당선되면 서방에서 북한 출신이 선출직에 오르는 첫 사례가 됩니다.

이들의 계속된 도전에 미국 탈북민 사회와 인권 전문가도 크게 환영하는 분위깁니다.

로버트 킹 전 국무부 북한인권특사는 자신이 만나 온 탈북민들을 언제나 현실 세계를 더 나은 세상으로 만들려는 의지가 있는 사람들로 기억했습니다.

[녹취: 킹 전 특사] “There's the one thing that I've been very impressed with North Korean defectors that I've encountered in South Korea and the United States and elsewhere. There is a commitment to where they live to contribute to making the world a better place. And I think running for public office is one of the important things that people can do to make sure that, you know, life is better for themselves and particularly for others in the same situation they're in and I think it's a very encouraging thing.”

한국과 미국, 그리고 다른 곳에서 만난 탈북민들로부터 그들이 사는 곳을 더 나은 곳으로 만들기 위해 기여하려는 헌신적인 인상을 받았다는 겁니다.

킹 전 특사는 공직에 출마하는 것이 그들이 할 수 있는 중요한 일 가운데 하나라며, 탈북민들의 정치 입문은 같은 상황에 있는 또 다른 사람들에게도 더 나은 삶을 줄 수 있는 만큼 고무적인 일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미국 서부에서 대학을 졸업한 30대 탈북민 김두현 씨는 두 사람의 출마가 각자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는 탈북민들에게 희망의 씨앗이 될 수 있다며 반겼습니다.

자유 세계에서 정착 과정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탈북민들에게 이들의 도전 정신이 좋은 본보기가 될 수 있다는 겁니다.

[녹취: 김두현 씨]”탈북자가 자유세계에 왔다고 모두가 성공적으로 살고 있는 게 아니고 아직도 많은 사람에게 굉장히 어려운 부분이 존재하고 있고, 경제적인 어려움도 있겠지만 사회나 지역에서의 편견, 차별(을 당하거든요). 그래서 이분들이 그것을 다 이겨내시고 당당하게 지역 사회 일원으로서, 그것도 정치적인 측면에서 기여할 수 있다는 거. 그래서 그분들이 당선이 되시던 안 되시던 그분들의 도전정신 그것이 큰 의미가 될 것 같고요.”

미국에서 경제학자로 근무하고 있는 또 다른 탈북민 갈렙 조 씨는 이번 탈북민들의 영국 지방선거 출마는 항상 지원과 도움을 줘야 한다는 탈북민에 대한 인식에 변화를 가져오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며 환영했습니다.

[녹취: 갈렙 조 씨]”탈북자들이 항상 다른 사람의 보호와 관심, 도움을 받아야 한다는 것이 아니라 성장한 다음에는 사회를 위해서 우리도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라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고요. 또 선거가 쉽지는 않겠지만 이렇게 나서서 의지를 보여주는 것만으로도 큰 힘이 되는 것 같아요.”

VOA 뉴스 안소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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