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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 거부권 ‘견제장치’ 마련… “중국·러시아, 북한 비호는 계속될 것”


26일 유엔총회에서 안보리 상임이사국의 거부권 행사를 견제할 수 있는 결의를 채택했다.

유엔 안보리상임이사국이 앞으로 거부권을 행사할 경우 그 이유를 다른 회원국들에 공개적으로 설명해야 하는 장치가 마련됐습니다. 북한 미사일 발사에 대한 안보리 조치에 거듭 제동을 거는 중국, 러시아에 외교적 부담이 더해진 셈이지만 실질적인 효과는 없을 것이라는 회의적 분석이 많습니다. 박형주 기자가 보도합니다.

유엔이 미국과 영국, 프랑스, 중국, 러시아 등 안보리 상임이사국의 거부권 행사를 견제할 수 있는 결의를 최근 채택했습니다.

26일 채택된 결의에 따르면 5개 상임이사국의 거부권이 발동될 경우 유엔총회는 10일 안에 관련 안건 토론을 열어야 합니다. 토론에선 비토권을 행사한 상임이사국에 우선 발언권이 주어집니다.

이번 결의는 우크라이나 사태와 관련해 러시아 견제 성격이 크지만 향후 북한에 대한 안보리 논의에 영향을 줄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최근 중국과 러시아는 북한이 거듭 미사일을 발사하며 유엔 안보리 다수의 결의를 위반하고 있음에도 안보리 차원의 모든 대북 조치에 ‘제동’을 걸었습니다.

안보리는 올해 들어서만 다섯 차례에 걸쳐 북한 미사일 문제를 논의했지만, 중국과 러시아의 반대로 제재 결의나 의장성명, 언론성명 등 안보리 차원의 공식 대응은 번번이 무산됐습니다.

현재 미국 정부는 지난달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재개에 대응한 추가 제재 결의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중국과 러시아는 일찌감치 추가 제재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힌 만큼 실제 표결까지 진행된다면 거부권을 행사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럴 경우 이번 결의대로라면 중국과 러시아는 유엔총회에서 왜 비토를 행사했는지 다른 회원국들에 설명해야 하는 외교적 부담을 안게 됩니다.

하지만 이번 결의의 실효성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시각이 적지 않습니다.

일단 유엔총회에서 채택된 이번 결의안은 안보리 결의와 달리 법적 구속력이 없어 일부 상임이사국이 이런 견제 장치를 무시하고 안보리에서 계속 거부권을 행사해도 사실상 막을 방법이 없습니다.

특히 북한의 추가 제재에 대해선 중국과 러시아가 반대 입장을 이미 밝힌 데다 미국과 관계 악화 등 국제 정세가 이들의 기존 입장을 더욱 공고하게 하는 상황이라고 전문가들은 진단합니다.

지난달 25일 유엔 안보리에서 북한의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 발사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지난달 25일 유엔 안보리에서 북한의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 발사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패널에서 활동한 닐 와츠 전 위원은 28일 VOA에 중국과 러시아가 이번 결의로 인해 북한 문제와 관련한 비토권 행사에도 압박이나 부담을 느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워츠 전 위원] “I don't think they feel overly pressured or burdened. I think what has happened is merely a continuation of what they started in December 2019 and that position is as has held consistently…They will push back in another area such as North Korea.”

와츠 전 위원은 중국과 러시아는 2019년 12월부터 대북제재 완화를 주장했으며 그런 입장을 변함없이 유지하고 있다는 점을 상기했습니다.

특히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사태와 관련해 자신들이 부당한 압박을 받는다고 여기며 안보리 내 다른 사안인 북한 문제에서 오히려 기존 입장을 더욱 강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미첼 리스 전 국무부 정책기획실장도 이 정도 수준의 견제 장치가 안보리 내 북한 문제 논의에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특히 안보리는 이미 북한 문제를 다루지 못하고 있으며 중국과 러시아가 북한의 불법 행동을 비호하는 한 이런 상황은 계속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녹취: 리스 전 실장] “I think it will have absolutely no impact whatsoever. the UN Security Council was not dealing with the issue, and they will continue to not deal with the issue as long as China and Russia continue to protect North Korea's illegal behavior”

리스 전 실장은 애석하게도 이것이 안보리 구조이며 법칙이라며 북한의 행동 변화를 위해선 다른 방법을 찾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습니다.

안보리에서 새 결의안이 채택되려면 15개 이사국 중 9개국 이상이 찬성하는 동시에 5개 상임이사국 중 어느 한 곳도 거부권을 행사해선 안 됩니다.

한편 유엔 주재 미국대표부 대변인실은 이번 결의 채택이 북한 문제에 대한 안보리 논의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하느냐는 질문에 대해 “이 유엔총회 결의는 그 권한을 행사하는 모든 안보리 상임이사국의 책무와 책임, 투명성을 향한 중요한 조치”라는 원론적 입장을 거듭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우리는 지난 20년간 거부권을 남용한 러시아의 부끄러운 행태에 대해 우려하지만, 이것이 최근의 위기에만 국한되지 않고 책임 있는 유엔의 지도력에 대한 것이기 때문에 중요한 제도적 변화를 지지한다”고 덧붙였습니다.

VOA 뉴스 박형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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