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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상임의장 크이우 방문 "우크라이나 승리 위해 모든 일 할 것"...러시아 "정전 합의 초안 전달"


샤를 미셸(왼쪽) 유럽연합(EU) 정상회의 상임의장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20일 크이우(러시아명 키예프)에서 회담 후 공동회견하고 있다.

샤를 미셸 유럽연합(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이 20일 우크라이나를 방문해, 러시아의 침공에 맞선 우크라이나에 지지를 강조하고 재정 지원 등을 약속했습니다.

미셸 의장은 이날 수도 크이우(러시아명 키예프)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회담 후 공동 기자회견을 통해 "우크라이나가 전쟁에서 승리할 수 있도록 모든 일을 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미셸 의장은 이어서, "러시아의 목표는 우크라이나의 주권을 파괴하고 EU를 분열시키는 것"이라고 비난하며 "결코 성공하지 못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어 젤렌스키 대통령을 향해 "당신은 혼자가 아니다. 우리가 당신 곁에 있다"고 말하며 "우리(EU)는 27개 회원국이 만장일치로 결정을 내릴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고 덧붙였습니다.

미셸 의장은 특히 "재정 지원이 중요하다"며, 다음달 5일 '우크라이나 연대 신탁 펀드'를 출범한다고 밝혔습니다.

■ 러시아 자금 활용 전망

'우크라이나 연대 신탁 펀드'는 전후 우크라이나 기간시설 재건을 위한 기금입니다. 국제 기부와 원조 등으로 일부 자금을 조성하고, 제재로 동결시킨 러시아 측 자금도 일부 활용할 전망입니다.

EU 집행부는 코로나 사태에 맞서 회원국들을 지원하기 위해 설립했던 '코비드-19 회복 기금'을 참고해 우크라이나의 장기적 재정 필요를 돕기 위한 조직을 구성할 계획입니다.

다음달 5일 EU 회원국과 그 밖에 주요국가, 국제기구 대표들이 모인 회의에서 구체적인 사항을 논의합니다.

아직은 전시 상황이기 때문에 해당 조직을 통해 얼마나 많은 돈을 모아 펀드를 꾸릴지는 예측하기 어렵습니다.

다만 외교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수 십년 간 수 천억 유로가 될 수 있다는 말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현재 미국 워싱턴 D.C.에서 진행 중인 세계은행·국제통화기금(IMF) 회의에서도 관련 사안이 논의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됩니다.

세계은행 관계자는 이날(20일) VOA와의 전화 통화에서 "우크라이나 전후 재건에는 막대한 자금이 소요될 것이므로, 국제사회의 도움이 필수적"이라며, "준비는 이를 수록 좋다"고 밝혔습니다.

■ 우크라이나 EU 가입 의지

이날(20일) 회담에서 젤렌스키 대통령은 EU 가입 의지를 강조했습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EU 회원국이 되는 것은 무기 없이도 러시아 침략자에 맞서 우리 땅을 지키고 있는 우크라이나 국민에게 가장 중요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에 미셸 의장은 "우리는 당신이 유럽의 기본적인 원칙과 가치를 위해 싸우고 있음을 알고 있다"고 화답했습니다.

우크라이나의 EU 가입 신청과 관련해 "최대한 속도를 내겠다"고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이 앞서 밝힌 바 있습니다.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지난 8일 크이우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을 만나 "우크라이나의 (EU 가입) 요청을 명확하게 수신했다"며 "긍정적 답변을 드리기 위해 찾아왔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미셸 의장은 이날(20일) 크이우 철도역에서 찍은 사진을 트위터에 게시하고 "오늘 나는 자유롭고 민주적인 유럽의 심장, 크이우에 있다"고 적었습니다.

이후 러시아군의 민간인 학살 현장 중 하나로 지목된 크이우 외곽 도시 보로디안카를 방문해 "역사는 이곳에서 자행된 전쟁범죄를 잊지 않을 것"이라며, "정의 없는 평화는 있을 수 없다"고 덧붙였습니다.

최근 EU 지도부와 일부 소속국가 정상, 그리고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 등이 잇따라 우크라이나를 방문해 젤렌스키 대통령과 회담한 바 있습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지난 9일 존슨 영국 총리와 회담 직후 "영국이 전후 우크라이나를 재건하는 데 도움을 줄 방법들을 수립했다"고 밝히고, "영국은 수도 크이우 지역의 복구를 주도할 준비가 됐다"고 덧붙였습니다.

이후 젤렌스키 대통령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방문을 촉구했습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지난 17일 CNN 주간 시사프로그램 '스테이트오브더유니언(State of the Union)'을 통해 공개된 인터뷰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서 벌어진 일들을 직접 봐야한다며 방문 필요성을 강조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미국 정부는 최고위급 인사 파견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14일, 우크라이나에 고위급 인사를 보낼 건지에 관한 기자들의 질문에 "지금 그 결정을 내리는 중"이라고 답했습니다.

앞서 미국 주요 언론은 바이든 대통령이나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직접 갈 가능성부터,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 또는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을 특사로 파견하는 방안까지 거론했으나 아직 확정된 사항은 나오지 않았습니다.

■ 러시아 "우크라이나에 정전 합의 초안 전달"

이런 가운데,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에 정전 합의 초안을 넘겼고, 진전 여부는 우크라이나에 달렸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20일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측에 명확한 언어로 된 문건을 전달했지만, 회담 진행 속도는 미미한 상태"라고 현지 매체들에 말했습니다.

아울러 "이런 상황은 협상의 실효성 측면에서 매우 나쁜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이어서 "우크라이나 측은 현재 완전하고 명확한 문서를 가지고 있다"고 재차 언급하고 "공은 그들의 편에 있고 우리는 답변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우크라이나 측에 전달한 문건의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그러면서 우크라이나와의 고위급 회담이 언제 재개될지 예측하기 어렵다고 말했습니다.

우크라이나 쪽에서도 회담 전망이 불투명하다는 입장을 내놨습니다.

우크라이나 대표단을 이끄는 미하일로 포돌랴크 대통령실 고문은 전날(19일) "러시아의 마리우폴(남동부 거점 도시) 공격에 따라 협상 과정이 더욱 복잡해졌다"면서 "회담이 언제 재개 될지 말하기는 어려운 상태"라고 밝혔습니다.

■ 정전협상 경색

지난달 29일 터키 이스탄불에서 진행된 정전협상 5차 회담에서 양측은 일부 진전을 이룬 바 있습니다.

우크라이나는 제3국이 관여하는 안전 보장이 성사되면 '중립국'과 '비핵화' 지위에 동의하겠다고 제안하면서, 영토 문제 쟁점 중 하나인 크름반도(크림반도) 사안은 향후 15년간 협의하자고 요청했습니다.

지난달 29일 터키 이스탄불에서 러시아(왼쪽)과 우크라이나 고위급 대표단이 정전협상 5차 회담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달 29일 터키 이스탄불에서 러시아(왼쪽)과 우크라이나 고위급 대표단이 정전협상 5차 회담을 진행하고 있다.

이에 러시아는 "평화협정으로 가는 상호 신뢰를 증진하겠다"며, 우크라이나 수도 크이우와 북동부 접경 체르니히우 일대에서 군사행동을 축소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이후 양측은 화상으로 6차 회담을 진행했습니다.

러시아 대표단을 이끄는 블라디미르 메딘스키 대통령 보좌관은 6차 회담의 핵심이 영토 문제를 정리하는 것이라고 이달 초 밝히고, "크림반도(크름반도)와 돈바스에 대한 우리의 입장은 바뀌지 않았다"고 강조했습니다.

러시아 측은 지난 2014년 강제병합한 크름반도를 러시아 영토로 인정하고,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에 친러시아 반군이 세운 '루한시크인민공화국(LPR)'과 '도네츠크인민공화국(DPR)'을 승인하라고 요구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크라이나 수도권 소도시 부차와 이르핀, 보로디안카 일대에서 대규모 민간인 시신이 발견되면서 '집단 학살' 의혹이 불거진 이후, 정전 협상은 경색 국면에 돌입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최근 러시아는 '전쟁 2단계 개시'를 선언하고, 돈바스 일대 등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에서 공세를 강화하고 있습니다.

수도 크이우 일대를 비롯한 북부에서 퇴각한 병력을 동부와 남부 전선에 재배치하고, 일부 추가 병력을 투입하는 중입니다.

미국은 이에 맞선 우크라이나를 돕기 위해 주요 동맹국들과 함께 무기를 추가 지원하면서, 관련 훈련도 제공하고 있습니다.

■ 마리우폴 제철소 폭격

러시아군은 동부 지역 공세와 동시에, 남동부 항구도시 마리우폴 장악을 위해 전투력을 집중하고 있습니다.

러시아군은 20일 마리우폴 시내에 있는 아조우스탈 제철소 단지에 여러차례 포격을 가했습니다.

20일 우크라이나 남동부 항구도시 마리우폴 시내 아조우스탈 제철소 단지에서 짙은 연기가 공중에 퍼지고 있다.
20일 우크라이나 남동부 항구도시 마리우폴 시내 아조우스탈 제철소 단지에서 짙은 연기가 공중에 퍼지고 있다.

러시아 국방부는 지난 16일 성명을 통해 "마리우폴 전체 지역이 완전히 소탕됐다"며 "우크라이나군은 현재 아조우스탈 제철소 지역에만 남아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제철소 안에는 우크라이나군 병력 수천명 외에, 민간인들도 다수 갇혀 있는 것으로 파악됩니다.

이들 민간인을 우크라이나군이 '인간 방패'로 활용 중이라고 러시아군은 주장하고 있습니다.

러시아군은 제철소에 있는 우크라이나 병력이 무기를 버리고 투항하지 않으면, 중화기 공세를 집중해 제거해 버릴 수 있다고 앞서 경고했습니다.

하지만, 제철소에 고립된 우크라이나군 병력은 러시아 측의 최후통첩을 거부하고 '최후 항전'을 벌이는 중입니다.

이에 관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마리우폴에 있는 우리 군대와 우리 국민들을 제거한다면, 러시아와의 모든 협상이 끝날 것"이라고 지난 16일 밝힌 바 있습니다.

마리우폴은 아조우해(아조프해)로 통하는 전략 요충지입니다. 이 지역을 러시아가 차지하면 지난 2014년 강제병합한 크름반도(크림반도)와 동부 도네츠크·루한시크를 연결하는 육상 경로를 확보하는데 유리해집니다.

한편, 20일 마리우폴 시내에 남아있는 민간인 대피를 위한 '인도주의 통로' 운영에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측이 합의했으나, 몇 명이나 실제로 도시를 떠났는지는 파악되지 않았습니다.

VOA 뉴스 오종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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