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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김정은 집권 10년, 핵 무력 강화 위해 민생·인권 희생 시켜"


북한 평양 류경체육관 인근에 설치된 김정은 국무위원장 찬양 표어 앞으로 주민들이 지나가고 있다. (자료사진)

북한은 김정은 국무위원장 공식 집권 10년을 맞아 핵 강국 위업 등을 김 위원장의 치적으로 내세운 선전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북한 전문가들은 김 위원장 집권 10년을 핵 무력 강화를 위해 민생과 인권을 희생시킨 기간으로 평가하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TV’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공식 집권 10년을 기념하는 중앙보고대회가 10일 평양 4.25 문화회관에서 진행됐다고 보도했습니다.

최룡해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은 보고에서 김 위원장이 “나날이 거세지는 제국주의 침략 위협과 핵 공갈 속에서 새로운 병진노선을 제시했고 국가 핵 무력 완성의 역사적 대업을 실현했다”고 칭송했습니다.

또 경제 분야에선 “국가의 지도관리 체계와 질서가 정비,개선됐다”고 평가했고 외교 분야에선 “공격적인 외교전략으로 대국들과의 관계를 새롭게 정립해 적대국들도 북한을 존중하도록 만든 것”을 김 위원장의 공적으로 나열했습니다.

이와 함께 김 위원장이 전세계적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와 대규모 자연재해 대응을 진두에서 이끌었고 인민대중 제일주의를 당 사업 전반에 구현했다며 애민지도자로서의 영도력을 부각시키기도 했습니다.

김 위원장은 2011년 12월 부친인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사망한 뒤 같은 달 30일 북한 군 최고사령관에 추대되면서 사실상 권력을 잡았지만 공식 집권은 2012년 4월 11일 노동당 제1비서, 4월 13일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 추대와 함께 시작됐습니다.

북한 당국은 김 위원장의 업적으로 국가 핵 무력 완성을 최우선적으로 선전하고 있습니다.

김 위원장은 지난 2017년 9월 제6차 핵실험과 같은 해 11월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인 ‘화성-15형’ 시험발사 성공 뒤 ‘국가 핵무력 완성’을 선언한 바 있습니다.

한국 정부 산하 국책연구기관인 통일연구원 조한범 박사는 김 위원장의 집권 10년을 체제 수호를 위해 핵 무력 강화에 전력투구했지만 그 대가로 경제난이 심화돼 체제불안 요인을 키운 역설적 상황이 빚어진 기간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이 때문에 집권 10년의 결과물 가운데 김 위원장의 치적으로 내세울 수 있는 게 국방력 강화 이외엔 달리 없다는 게 이번 중앙보고대회에서 드러났다는 게 조 박사의 설명입니다.

[녹취: 조한범 박사] “김정은 위원장 집권 10년 동안 내세울 수 있는 성과는 핵 무력 밖엔 없고요. 일부 토목 건축 부문의 성과는 있지만 그것은 일반국가에서도 통상적인 개념이기 때문에 그걸 전면에 내세우긴 쉽지 않습니다. 핵 문제는 전세계 관심사이기 때문에 또 북한의 재래식 전력 열세를 일거에 균형을 맞춰 준 게 사실 핵 무력이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김정은 체제에선 핵 무력을 가장 큰 업적으로 부각시키는 그런 상황입니다.”

김형석 전 한국 통일부 차관은 김 위원장이 집권 초 더 이상 인민들이 허리띠를 졸라매지 않게 하겠다고 공언하고 경제단위들의 자율성을 일부 확대하는 개혁적인 조치도 취했지만 핵 보유를 앞세운 경제발전 전략이 처음부터 오류였다는 게 현재 북한 주민들이 처한 민생고에서 입증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김 전 차관은 북한의 핵 무장을 우선한 병진노선이 국제사회의 강력한 제재를 불렀고 신종 코로나 사태까지 겹치면서 불가피하게 자력갱생 노선으로 선회했지만 이 때문에 주민들의 삶이 희생될 수밖에 없었다고 지적했습니다.

[녹취: 김형석 전 차관] “북한이 요구한대로 국가 핵 무력을 인정하고 그런 상황에서 제재를 해제해주고 코로나 백신과 치료제를 지원해줄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실현 가능성이 없죠. 그래서 북한이 빨리 국제사회에 입장을 이야기를 하고 대화와 협력의 무대로 나오는 게 지금의 어려움을 벗어날 수 있는 유일한 해법이 아닌가 싶어요.”

북한 당국은 2019년 2월 하노이 미-북 정상회담 결렬 이후 체제결속을 위한 내부통제를 강화하는 조치들을 취해 왔습니다.

특히 최근 ICBM 발사 재개로 모라토리엄을 깨기까지 북한이 핵 무력 고도화에 다시 집중하는 과정에서 신종 코로나 사태를 빌미로 한 국경 교역과 주민들의 국내 이동을 차단하는 봉쇄정책을 펴면서 인권 상황도 한층 열악해졌다는 관측이 나옵니다.

강동완 동아대 교수는 북한 당국이 국제사회가 제안한 신종 코로나 백신 지원을 거부하면서 ‘비상방역전’을 내세운 봉쇄 일변도의 정책을 펴는 한편 반동사상 문화 배격법 제정 등 사상 통제를 강화하는 움직임을 노골화하고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녹취: 강동완 교수] “코로나19로 국경이 봉쇄됐다는 것은 중국으로부터 들어가는 모든 자원이나 교역이 중단됐다는 것을 의미하는 데 그것은 북한 경제에 굉장히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거거든요. 그런데 그런 내부 불만들을 코로나 19로 핑계를 댈 수 있는 것이고 또 그런 명분을 내세우면서 결국 외부로부터 들어가는 정보라든지 북한 내부 정보 확산을 통제할 수 있는 기제로 삼은 거죠.”

북한이 김 위원장의 치적으로 내세운 대국을 상대로 한 공격적 외교전략에 대해선 일정한 성과와 그에 못지 않은 좌절이 공존한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조한범 박사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싱가포르, 하노이 회담 그리고 여러 차례의 친서 교환 등은 국제사회에서 약소국이자 불량국가로 낙인이 찍힌 북한의 최고 지도자로선 그 자체로 적지 않은 성과이자 커다란 선전 소재라고 말했습니다.

조 박사는 하노이 회담 결렬은 김정은 외교의 실패이지만 수령의 무오류성을 떠받드는 북한으로선 성과 측면만을 부각시키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바이든 행정부 들어 미국과의 교착이 심화되고 있는 북한은 민생은 뒤로 한 채 미-중 전략경쟁,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한 미-러 갈등을 핵 보유국 지위를 확보하는 기회로 적극 활용하고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녹취: 박원곤 교수] “북한 입장에선 2019년 2월 하노이 정상회담은 뼈아픈 실패이자 외교적 참사에 가까운 거죠. 그 이후 지금까지 상황을 놓고 보면 상당 부분 만회했다, 북한이 지금 모라토리엄을 넘었고 그리고 앞으로도 계속해서 핵실험이나 ICBM 시험발사 가능성이 열려 있는 것 아닙니까. 그런데 그걸 사실상 막을 수 없잖아요. 이렇게 되면 주도권을 지금 북한이 쥐고 있는 거죠, 현재까지는.”

북한은 김 위원장 집권 10주년을 계기로 김 위원장 우상화를 본격화하고 있습니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당과 정부 간부들이 10일 조선혁명박물관을 참관했다”며 조선혁명박물관 내 김 위원장의 업적이 집대성돼 있는 김정은 업적관을 언급했습니다.

전문가들은 김 위원장의 업적관이 새로 마련된 것으로 보인다며 김일성, 김정일 선대 지도자들과 같은 반열에 올려 놓기 위한 조치로 풀이했습니다.

김형석 전 차관입니다.

[녹취: 김형석 전 차관] “본인들 스스로가 하는 데도 한계가 있고 외부적인 여건도 뒷받침해 주지 못하니까 그렇다면 유일하게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은 절대적 충성을 유발하는 거란 말이죠. 그런 권력의 신비성, 맹목적인 충성을 유도하는 게 유일한 선택이지 않나 싶습니다.”

'노동신문'은 “사람에게 제일 귀중한 건 조국이고 우리 조국은 경애하는 총비서 동지의 품”이라며 김 위원장을 국가와 동일시하고 주민들에게 절대적 충성을 촉구하는 글을 내보내기도 했습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김환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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