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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문재인 정부, 임기 마지막까지 북한인권결의안 공동제안국 불참에 큰 실망”


스위스 제네바에서 유엔 인권이사회가 열리고 있다.
스위스 제네바에서 유엔 인권이사회가 열리고 있다.

미국의 인권단체와 전문가들은 한국의 문재인 정부가 올해도 유엔의 북한인권결의안 공동제안국에 참여하지 않은데 대해 큰 실망을 표시했습니다. 임기 초부터 북한과의 특수성을 고려해 북한인권 문제에 소극적으로 대처했지만 얻은 것이 없는 상황에서 또다시 같은 입장을 취한 것이 유감이라는 겁니다. 안소영 기자입니다.

국제 인권단체인 휴먼 라이츠 워치는 임기를 한 달여 남겨 둔 한국의 문재인 정부가 4년째 유엔 인권이사회의 북한인권결의안 공동제안국에 참여하지 않은 데 대해 유감을 표시했습니다.

[시프튼 국장] “We are disappointed that the South Korean government again failed to prioritize pressuring North Korea at the UN Human Rights Council, which was set up precisely to shine a spotlight on human rights concerns of UN member states”

이 단체의 존 시프튼 아시아인권옹호국장은 1일 한국이 결의안 공동제안국에 참여하지 않은데 대한 VOA의 논평 요청에 “우리는 유엔 회원국들의 인권 우려를 조명하기 위해 마련된 유엔 인권이사회에서 한국 정부가 또다시 북한에 대한 압박에 우선순위를 두지 않은 것에 실망했다”고 말했습니다.

유엔 인권이사회는 이날 북한에서 벌어지는 인권 침해와 반인권 범죄를 규탄하고 개선 조처를 촉구하는 북한인권결의안을 채택했습니다.

이 결의안에 55개국이 공동제안국으로 참여했지만 한국은 2019년부터 올해까지 4년 연속 공동제안국에 참여하지 않았습니다.

한국 외교부는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의 실질적 진전 확보와 남북한 관계의 특수한 상황을 고려했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로버트 킹 전 미 국무부 북한인권특사는 1일 VOA와의 전화 통화에서 국제사회가 공감하는 사안인 북한 정권의 인권 유린 문제에 한국 정부가 참여하지 않은 것은 불행한 일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녹취: 킹 전 특사] “It’s unfortunate. South Korea is democratic government that has an excellent record on human rights. It has an excellent record in terms of participation in the UN. One of the few people who’ve served as Secretary General of the UN is a former foreign minister of South Korea. The UN has taken a position that North Korea has serious problems in terms of its human rights record.”

한국은 인권에 관한 훌륭한 기록을 가진 민주적인 정부이며 전 외교장관이 유엔 사무총장을 역임하는 등 유엔 참여라는 측면에서도 뛰어난 기록을 갖고 있다는 겁니다.

킹 전 특사는 유엔은 북한이 인권 기록 면에서 심각한 문제가 있는 나라라는 입장을 갖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국제사회 대다수가 심각한 인권 유린 문제를 갖고 있는 북한 정부에 비판적 입장을 취하고 있고, 이에 따라 유엔에서는 관련 사안에 대해 표결조차 하지 않고 합의하는 수준에 도달했을 정도라고 설명했습니다.

따라서 한국 정부가 이 같은 국제사회의 광범위한 공감대에서 벗어나는 행동을 한다는 것은 유감스러운 일이라고 킹 전 특사는 지적했습니다.

그레그 스칼라튜 북한인권위원회 사무총장은 문재인 정부가 남북 관계 개선을 이유로 유엔 인권이사회 등 국제 무대에서 북한 인권 문제를 소극적으로 다뤄왔지만 최근 일련의 사건들은 그 정책이 성공하지 못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스칼라튜 총장]”North Korea launched 12 missiles and resumed testing ICBM. It is clear that appeasement doesn’t work. So he’s toward the very end of his presidency. So why did he not set the stage for the next president with a shift on North Korean human rights policy?”

북한이 미사일을 12번 쏘아 올렸고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을 재개하는 등 북한에 대한 유화 정책이 통하지 않는다는 게 명백하다는 겁니다.

스칼라튜 사무총장은 임기 막바지에 있는 문 대통령이 차기 대통령을 위해 북한인권 정책 변화를 위한 발판을 마련하지 않은 이유가 무엇인지 의문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한국 정부는 왜 보편적 가치인 북한의 인권 문제를 보수 성향 정권이 들어설 때만 지적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면서, 보수와 진보를 떠나 일관된 정책을 통해 북한인권 문제를 다뤄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수전 숄티 북한자유연합 의장은 이번 결정은 한국의 문재인 대통령이 또다시 도덕적 책무뿐 아니라 헌법상 의무를 저버렸다는 것을 보여줬다고 지적했습니다.

숄티 의장은 한국 헌법에 따라 북한 주민도 한국 국민이라는 것을 한국 대통령들도 알고 있다면서, 북한 주민들이 겪는 인권 유린 상황에 대해 큰 목소리를 내지 못한 데 대해 실망했다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안소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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