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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안보리, 북 ICBM 대응 관심…결의 채택 여부 주목


지난 2018년 9월 유엔 안보리에서 북한 문제를 논의했다.
지난 2018년 9월 유엔 안보리에서 북한 문제를 논의했다.

북한이 국제사회 ‘레드라인’으로 통하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발사하면서 유엔 안보리가 어떤 대응을 내놓을지 관심이 쏠립니다. 북한의 ICBM 발사에 제재 결의로 응수했던 과거와 마찬가지로 이번에도 중국과 러시아의 협조를 이끌어낼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유엔 안보리는 과거 북한의 세 차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에 대응해 대북제재를 담은 결의안을 채택했습니다.

지난 2017년 7월 북한이 두 번에 걸쳐 ICBM급 화성-14형을 발사했을 당시 안보리는 이에 대응해 8월 5일 결의 2371호를 만장일치로 통과시켰습니다.

당시 북한의 최대 수출품이던 석탄과 철, 철광석, 납 등 광물과 수산물에 대한 금수조치가 담겼는데 이를 통해 북한의 연간 수출 총액 30억 달러의 3분의 1에 해당하는 10억 달러의 손실을 입히겠다는 계산이었습니다.

여기에 각국이 북한의 해외 노동자를 더 이상 추가하지 못한다는 내용도 포함돼 공식적으로 드러나지 않은 북한 정권의 외화 수입까지도 차단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었습니다.

유엔 안보리는 북한이 같은 해 11월 또 다른 ICBM 화성-15형을 발사했을 때도 제재 결의로 응수했습니다.

그해 12월 22일 채택된 2397호는 기존 결의에서 수위가 낮았던 제재 강도를 더 높였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실제로 북한 노동자를 늘리지 못하도록 한 과거 결의에 더해 2397호는 아예 기존 노동자를 모두 돌려보내도록 하는 조치를 담았고, 원유와 정제유의 대북 수출 상한선도 이전보다 크게 낮췄습니다.

이에 따라 이듬해인 2018년 북한의 대외 교역 급감으로 해석될 만한 무역 수치들이 공개되기 시작했으며 또 정상적인 방법이 아닌 공해상 선박 간 환적과 같은 밀수가 포착되는 횟수도 크게 늘면서 제재의 효과가 가시화된다는 평가가 나왔습니다.

따라서 과거 북한의 ICBM 발사에 따른 안보리의 대응 전례를 볼 때 북한에 대한 제재 강도는 지금보다 더 높아질 것으로 전망됩니다.

앞서 미국의 대북제재 전문가들은 북한이 추가 도발을 할 경우 현재 대북 정제유 상한선 50만 배럴을 추가로 낮추고 북한이 중국 업체를 대신해 생산 중인 각종 공산품을 금수품으로 지정하는 방안을 제시했습니다.

또 북한의 식량 수출 금지와 관광 관련 거래 중지를 새로운 제재 결의에 포함시킬 것을 제안했습니다.

문제는 안보리가 이런 조치에 대한 합의에 도달할 수 있느냐는 점입니다.

일반적으로 북한 관련 제재는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미국이 초안을 마련해 중국과 합의를 이룬 뒤 이후 러시아가 동의하는 방식으로 채택돼 왔습니다.

대북제재를 담은 결의안이 통과되기 위해선 중국과 러시아를 포함한 안보리 상임이사국 모두의 동의가 필요합니다.

다만 이 과정이 순탄치 않아 2016년 북한의 4차 핵실험에 대한 대응인 결의 2270호는 논의에서 채택까지 57일이 걸렸고, 같은 해 5차 핵실험 때는 결의 2321호 채택까지 82일이 소요됐습니다.

또 2017년 결의 2375호는 8일 만에 채택됐지만 같은 해 결의인 2371호와 2397호는 각각 32일과 23일이 걸리며 논의가 길어졌습니다.

이에 따라 안보리가 새로운 제재 부과를 결정한다고 해도 실제 결의 문안 합의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하지만 더 큰 문제는 새로운 제재 결의 채택에 대한 논의를 애초에 시작할 수 있느냐는 점입니다.

무엇보다 최근 몇 년 동안 제재 완화를 주장하고 있는 중국과 러시아가 새로운 제재 논의 자체를 반대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또 2017년과 달리 미·중, 미·러 관계가 훨씬 악화됐다는 점도 새로운 제재 부과 논의 전망이 밝지 않은 이유로 꼽힙니다.

에반스 리비어 전 국무부 동아태담당 수석부차관보는 최근 VOA에 북한을 규탄하고 대북 제재를 강화하는 미국과 국제사회의 대응에 중국이 합류하지 않을 것이라며, 현재 미·중, 북·중 관계에서 중국의 입장이 과거와 많이 달라졌다고 지적했습니다.

[녹취: 리비어 전 수석부차관보] “I think a lot has changed since 2017, both in terms of U.S. relations and also North Korea China relations… Since 2017, the PRC has invested considerable political capital in improving relations with North Korea. China is reluctant to return to 2017 when PRC-DPRK were in terrible shape.”

특히 “중국은 2017년부터 대북 관계 개선을 위해 상당한 정치적 자본을 투자했으며, 양국 관계가 엉망이었던 2017년 상황으로 돌아가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고 분석했습니다.

그 밖에 수잔 손튼 전 국무부 동아태담당 차관보 대행도 현재 미중 관계를 ‘적대 관계’로 규정하며, 북한의 ICBM 도발에 대한 양국의 공동 대응 가능성에 부정적 견해를 밝혔습니다.

또 에릭 브루어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비확산담당 국장은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에서의 전쟁과 이에 대한 서방의 대응을 고려할 때 미국의 대북 제재에 협력해 얻을 이익이 없을 것으로 판단한다”며 미국 주도의 대북 압박에 러시아가 주요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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