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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전문가들 “북한, 우크라이나 사태 틈타 핵·ICBM 시험 가능성 커”


북한은 "국방과학원과 제2경제위원회를 비롯한 해당 기관의 계획에 따라 1월 30일 지상대지상중장거리탄도미사일 '화성-12형' 검수 사격 시험을 진행했다"며 사진을 공개했다.
북한은 "국방과학원과 제2경제위원회를 비롯한 해당 기관의 계획에 따라 1월 30일 지상대지상중장거리탄도미사일 '화성-12형' 검수 사격 시험을 진행했다"며 사진을 공개했다.

최근 북한의 핵 활동과 장거리미사일 발사를 시사하는 움직임들이 잇따라 포착되면서 향후 북한의 움직임이 주목되고 있습니다. 미 전문가들은 북한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를 이용해 핵 실험이나 장거리 미사일 발사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습니다. 안소영 기자입니다.

켄 고스 미국 해군분석센터 적성국 분석국장은 8일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북한이 최근 국제사회에 핵과 장거리 미사일 프로그램을 재개하겠다는 신호를 보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고스 국장은 북한이 미국의 주목을 받으려 하지만 우크라이나 사태 때문에 큰 효과를 얻기가 어려워 보인다며 이같이 밝혔습니다.

[녹취: 고스 국장] “So if they can’t get the diplomacy, they will move up the escalatory ladder, whether you do that or one big jump up to a nuclear test or ICBM test.”

고스 국장은 따라서 만약 북한이 ‘외교’를 얻지 못한다면 도발 수위를 점차 높이든가 아니면 바로 핵 실험이나 ICBM 시험을 할 수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이 지난 1월 노동당 정치국 회의에서 핵실험· ICBM 발사 유예조치(모라토리엄) 파기를 시사한 가운데 최근 북한의 핵 활동과 장거리미사일 발사를 시사하는 움직임들이 잇따라 포착됐습니다.

라파엘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은 7일 개막한 IAEA 이사회에서 북한이 영변 5MW 원자로를 가동하는 징후가 있고, 강선 핵 단지와 평산 광산에서도 활동 징후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라파엘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이 7일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린 IAEA 정기이사회 개막식에서 연설했다.
라파엘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이 7일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린 IAEA 정기이사회 개막식에서 연설했다.

미국 미들베리 국제학연구소 제임스 마틴 비확산센터는 지난달 18일과 이달 4일 촬영된 풍계리 핵 실험장 위성사진을 통해 이 일대에 새로운 건물이 들어서고 기존 건물이 수리된 모습이 확인됐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는 북한이 풍계리 핵실험장에서 핵실험 재개를 위한 준비를 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또 북한이 지난달 27일에 이어 이달 5일에도 정찰위성 개발을 위한 중요한 시험을 했다고 주장한 가운데 일각에서는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로 향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미 해군분석센터의 고스 국장은 오는 4월을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고스 국장] “April could be where you would see something major, such as an ICBM test, because it overlaps with a lot of critical dates in North Korean history. We are also getting into the joint military drills at that point in time.”

북한의 주요 일정들이 겹치고 미한 연합훈련이 예정돼 있는 4월에 북한의 ICBM 시험 재개 등 큰 사건이 일어나는 볼 수 있다는 겁니다.

북한의4월은 각종 기념일과 명절이 모여 있는 달입니다.

9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추대 기념일을 시작으로 15일은 북한의 최대 명절 가운데 하나인 김일성 주석의 생일인 태양절이며 25일은 인민군 창건일입니다.

북한은 태양절 대규모 열병식을 통해 ICBM 등 새로운 무기를 선보여 왔습니다.

지난 2018년 2월 북한 평양에서 열린 인민군 창건 70주년 열병식에 '화성 15형'으로 보이는 장거리 탄도미사일과 이동식 발사차량이 등장했다.
지난 2018년 2월 북한 평양에서 열린 인민군 창건 70주년 열병식에 '화성 15형'으로 보이는 장거리 탄도미사일과 이동식 발사차량이 등장했다.

게리 세이모어 전 백악관 대량살상무기 조정관은 8일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북한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를 틈타 도발 수위를 한층 끌어올릴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세이모어 전 조정관]”Now, I think, with the war, and all the sanctions that the US and its allies have imposed on Russia, I think North Korea must feel that it has more room to conduct tests without the risk of UN Security Council sanctions against it. So, I think that increases the likelihood that Kim Jong Un at some point, will resume testing long range missiles and nuclear weapons.”

우크라이나 전쟁과 미국과 동맹국들의 대러시아 제재 국면 속에 북한은 분명 유엔 안보리 제재의 부담 없이 실험에 나설 공간이 더 있다고 느낄 것이며, 이는 어느 시점에 김정은이 장거리 미사일과 핵 무기 실험을 재개할 가능성을 높인다는 겁니다.

그러면서 북한은 올해 발사한 여러 발의 단거리, 중장거리 미사일 등을 통해 국제사회의 대응 분위기를 시험해 보려 한 것일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해리 카지아니스 미국 국가이익센터 한국담당 국장은 북한이 현 국제 정세 흐름을 이용하고 있다며, 수위를 높인 북한의 더 큰 도발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카지아니스 국장] “I do think bigger provocations are coming, and especially when the North Koreans are thinking, you know this is a time that they can really build out their missile arsenal and not have to worry too much about the US because at least the next four to five months, US’s focus is going to be on Eastern Europe.”

미국이 향후 4~5개월 동안 동유럽 문제에 집중해야 하는 만큼 북한은 이 시기를 미국에 대한 큰 걱정 없이 미사일 무기고를 확대할 수 있는 때로 본다는 겁니다.

수 김 랜드 연구소 정책분석관은 미국은 우크라이나 사태로 동맹국 및 파트너와의 협력에 집중하고 있고 한국은 신종 코로나 사태 속에 곧 새 정부 출범을 앞두고 있다며, 김정은 위원장은 이 시기를 중대한 대가 없이 무기를 시험할 수 있는 ‘자유권’을 부여 받을 때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에반스 리비어 전 국무부 동아태담당 수석부차관보는 올해만 9차례 이어진 북한의 미사일 실험과 관련해 북한이 ‘국제적 권리’라고 주장하는 위성발사를 내세워 장거리 미사일 발사를 준비할 수 있다는 신호로 해석했습니다.

[리비어 전 부차관보] “Based on the international reaction to such a launch, as well as the technical outcome of the test, I suspect Pyongyang will then decide whether and when to conduct an ICBM test and, subsequently, a nuclear test.”

국제적 반응과 실험에 따른 기술적 결과를 토대로 북한이 ICBM 발사와 뒤이은 핵 실험 실시 여부와 시기를 결정할 것으로 본다는 겁니다.

리비어 전 부차관보는 그러면서 북한의 결정권자들은 우크라이나 사태에 따른 국제 정세가 향후 몇 주 안에 이 같은 실험에 나설 좋은 기회를 제공한다고 믿을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VOA 뉴스 안소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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