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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군, NLL 넘은 북한 선박 나포...뒤쫓던 북한 경비정 경고사격으로 퇴각 조치


지난 2019년 동해(일본해) 한국 해역으로 넘어온 북한 소형 선박이 양양 지역 군항에 정박해 있다. (자료사진: 한국 국방부)
지난 2019년 동해(일본해) 한국 해역으로 넘어온 북한 소형 선박이 양양 지역 군항에 정박해 있다. (자료사진: 한국 국방부)

한국 군은 8일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넘어 온 북한 선박 한 척을 나포하고 이 선박을 뒤쫓아 NLL을 침범한 북한 경비정을 경고 사격으로 퇴각시켰습니다. 군 당국은 선박에 탄 북한 주민들에 대해 합동심문을 벌이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 합동참모본부는 “북한 선박이 8일 오전 9시30분쯤 서해 백령도 인근 10㎞ 해상에서 북방한계선, NLL을 월선해 백령도로 예인해 조사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합참에 따르면 군은 이날 오전 9시께 NLL에 접근하는 길이 10m가량의 철제 선박 1척을 포착해 경고통신을 했지만, 해당 선박은 9시 34분께 NLL을 월선하자 2차 경고통신을 실시했습니다.

군은 이 과정에서 북한군 함정의 일종인 경비정 1척이 해당 선박을 뒤쫓으며 NLL에 접근하자 9시 49분께 4회 경고통신을 실시했습니다.

합참에 따르면 이들 북한 선박에 대한 경고통신과 별개로 국제상선통신망과 서해지구 군 통신선으로 “현재 북한측 선박이 남하해 상황 확인 중에 있고, 확인이 끝나는 대로 관련 내용을 통보하겠다”는 내용의 대북 통지문도 발송했습니다.

하지만 경비정은 이내 NLL을 침범했고, 매뉴얼에 따라 해군 참수리 고속정이 40mm 함포 3발로 한 차례 경고사격을 가했습니다.

NLL 이남 약 1km까지 내려왔던 북한 경비정은 한국 군 경고 사격에 응사하지 않은 채 항로를 북측으로 틀어 돌아갔다고 합참측은 설명했습니다.

북한 경비정이 NLL 이남에 머물렀던 시간은 경고사격 후 퇴각하는 데 걸린 3분을 포함해 전체 약 7분 정도였습니다.

한국 해군은 북한 경비정이 퇴각한 이후 NLL 이남 약 5㎞까지 내려온 선박을 나포한 뒤 오전 11시 42분께 백령도 용기포항으로 예인해 관계기관과 함께 대공 혐의점 등을 조사 중입니다.

해군이 나포 직후 승선해 확인할 당시 선박 내부에는 군복 차림의 6명과 사복 1명 등 7명이 탑승하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배에선 총기류는 물론, 위성항법장치(GPS)나 어업도구 등도 발견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배에 타고 있던 이들은 나포 당시 “이삿짐을 나르다 항로를 착오했다”고 진술했으며, 망명 의사도 없다고 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또 북한으로의 송환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합동심문을 통해 망명 의사가 없다고 확인되면 관련 절차에 따라 이들을 북한측에 송환할 것으로 보입니다.

현재까지 군 당국이 공개한 정황과 조사 내용으로 미뤄 북한 선박의 이번 남하는 우발적이었던 것으로 추정됩니다.

그러나 북한 경비정이 NLL을 넘어온 건 2018년 이후 처음인 데다, 한국의 제20대 대통령선거를 하루 앞두고 벌어진 일이란 점에서 북한측의 다른 의도가 있었는지 의혹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북한 경비정은 군함의 일종으로, 민간 상선과 어선, 어업지도 등 행정용 선박인 단속정과 구분됩니다.

이런 이유로 한때 한국 군도 만약의 사태에 대비하는 등 긴장했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당시 북한측의 해안포 일부가 개방된 정황도 포착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실제 한국 군이 경비정을 향해 “퇴각하라”는 경고통신을 하자 북한측은 “어선이니 돌려보내라”며 “거부하면 모든 사태의 책임은 한국측에 있고 안전도 담보할 수 없다”는 취지의 위협 경고통신을 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합참은 “현재까지 북한군의 특별한 동향은 없다”며 “우발상황에 대한 대비태세를 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김환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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