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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민들 “자유 위해 목숨 건 탈북, 대선 투표 참여 뿌듯”…“북한 주민들, 왜 북한 지도자는 영구적인지 질문해야”


5일 한국 서울의 한 투표소에서 사전투표를 하는 유권자들.

한국의 대통령 선거가 사전투표에 이어 오는 9일 공식 실시될 예정인 가운데 한국 내 3만 4천여 명에 달하는 탈북민 중 18세 이상 유권자들도 투표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한국과 미국의 탈북민들은 VOA에, 국가 최고지도자를 내 손으로 직접 선출할 수 있다는 게 자유 세계의 큰 장점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왜 북한은 ‘인민대중제일주의’를 외치면서 지도자를 주민이 직접 선택할 수 없는지 주민들이 반문했으면 좋겠다고 말했습니다. 김영권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에서 방송인으로 활발히 활동하는 북한 자강도 출신 정유나 씨는 과거 북한에 있을 때 한국 드라마와 뉴스들을 접하며 지도자가 몇 년마다 바뀌는 한국 사회에 많은 의문을 가졌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정유나 씨] “처음에 이것을 받아들이지 못하겠는거에요. 아니 대통령이 어떻게 바뀌지? 왜 바뀌지? 누가 어떻게 바꾸는 거지? 도대체 저 대통령을 누가 뽑은 걸까? 그게 너무 이해가 안 가는 거예요.”

북한 정권은 특히 한국 대통령 이름 석 자를 넣어 “아무개 괴뢰도당”이란 비판을 자주 하는데, 북한의 김 씨 가족과 달리 지도자 이름이 계속 바뀌는 게 매우 궁금했다는 겁니다.

[녹취: 정유나 씨] “왜 우리는 지도자가 바뀌지 않을까? 왜 종신제지?”

정 씨는 최근 자신의 유튜브 채널(정유나 One Korea)을 통해 모든 의문이 한국에 와서야 풀렸다며, 국가의 주권이 국민에게 있고 국민은 투표로 지도자를 스스로 선택하고 교체할 권리가 있다는 사실에 놀랐다고 말했습니다.

역시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는 안혜경 씨도 최근 정 씨의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이런 지적에 공감했습니다.

[녹취 안혜경 씨] “(대선 후보가) 나를 뽑아주세요 하고 군중들한테 손을 내미는 거예요. 그걸 보면서 놀라웠어요. 아 대통령도 내가(자신이)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게 아니라 국민이 선택해야만 선택받은 자가 대통령이 되기 때문에 저렇게 국민한테 머리를 숙이는구나. 아, 내가 제대로 된 나라에 왔구나!”

이렇게 선거는 한국과 미국 등 자유 세계에 정착한 탈북민들에게 큰 충격이자 개인의 자유와 권리를 가장 피부로 절감하는 정치 참여 행사라고 많은 탈북민은 지적합니다.

중국 내 북한 식당 지배인으로 한국을 거쳐 현재 미국에 사는 허강일 씨는 7일 VOA에, “지도자를 내 손으로 선출한다는 것 자체가 탈북민들에게는 큰 감동”이라고 말합니다.

[녹취 허강일 씨] “국민이 대통령도 마음대로 붙일 수도 있고 떨어트릴 수도 있는 것에 아주 감명을 받았죠. 또 반대 의사를 던졌다고 해서 정치적 불이익을 안 받잖아요. 북한에서 반대표를 던졌다면 난리가 나죠. 죽는 거죠. 그리고 투표하고 싶으면 하고 안 할 수도 있고 기권도 하잖아요.”

한국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9일 실시될 20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이렇게 한국의 선거 제도에 낯선 탈북민들에게 투표 방법을 소개하는 동영상을 최근 처음으로 공개했습니다.

여기에는 투표 과정과 방법뿐 아니라 한국에 먼저 정착해 투표를 경험한 선배 탈북민들의 경험도 소개하고 있습니다.

[녹취: 한국 중앙선관위 선거연수원 동영상 속 탈북민들] “자율적으로 자기 의사에 의해서 투표를 할 수 있었던 것이 좋았고요. 선거 상 분위기로 볼 때 통제하는 분위기가 아니어서 정말 좋았던 것 같아요.”

“제가 남한에 와서 처음 참여한 선거가 시장 선거였는데 제가 투표한 후보자가 당선되어서 참 기뻤습니다. 눈치 보지 않고 자유롭게 투표할 수 있어서 참 좋았습니다.”

“나의 투표용지 한 장으로 뭐가 바뀌냐고 하시는데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북한 노래 중에 ‘싸리나무 한 가지는 꺾기 쉽지만 아름드리나무는 못 꺾으리라’ 이런 노래가 있습니다. ‘억’이라는 큰 숫자도 ‘하나’라는 작은 숫자부터 시작합니다. 우리 투표합시다!”

한 탈북민은 영상에서 “목숨 걸고 탈북한 이유는 진정한 자유와 권리를 찾기 위해서였다”며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강조했습니다.

난민 지위를 받아 미국에 정착한 북한 대외 무역회사 출신 K 씨는 VOA에, 언론과 정당, 시민 유튜버들이 대선 후보는 물론 가족 구성원까지 과할 정도로 자세히 조사하고 공개하는 모습을 보면서 지도자의 ‘투명성’이 얼마나 중요한지 새삼 깨닫는다고 말했습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그의 가족에 대한 정보가 1호로 정해져 대부분 비밀이며 언급해서도 절대 안 되는 북한과 매우 대조적이란 겁니다.

[녹취: K씨] “사생활부터 도덕성, 정치적 성향, 지적능력까지 다 체크하고 제기해서 그 사람에 거기에 대한 확답도 받고 이것까지 판단해서 사람들이 선출한다는 것이 참 경이롭다고 말해야 될지..근데 전체주의 국가는 그게 없죠. 의문을 제기하면 그 땅에서 살 수 없는 인간이죠.”

탈북 여성들은 특히 8일 북한에서 ‘국제부녀절’로 기념하는 세계 여성의 날을 맞아 북한 여성은 “선거가 괴로운 행사”라고 지적했습니다.

추운 날씨에 얇은 한복을 입고 새벽부터 선거 행사에 동원돼 춤을 추거나 북과 장구 등 악기를 연주해야 하며, 선전에 쓰일 종이꽃을 힘들게 만들어야 하는 등 선거 자체가 여성에 대한 인권 침해로 작용하고 있다는 겁니다.

한국에서 작가로 활동하는 지현아 씨는 “북한 여성은 선거 며칠 전부터 가족의 모든 종이꽃을 만드느라 힘들게 고생한다.”며 한국에는 그런 강요가 없어 감사하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지현아 씨] “정말 여자들이 며칠 전부터 힘들어요. 그 종이꽃을 만드냐고. 근데 한국은 꽃을 흔드는 것은 없더라고요. (웃음) 전자제품을 사용해서 큰 전광판에 대형 TV에 후보가 나와서 연설하는 모습, 마이크와 출력이 좋은 큰 스피커를 놓고 연설도 하고 구호도 외치고.”

지 씨는 한국의 투표는 모두 복장이 자유롭고, 자신이 지지하는 후보들을 위해 남녀노소할 것 없이 유세장에 나와 노래도 하고 춤도 추는 모습을 보여 북한처럼 강제가 아닌 자유로운 축제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세계 모든 인류의 가장 보편적 권리를 담은 세계인권선언 21조는 “모든 사람은 직접 또는 자유롭게 선출된 대표를 통해 자국의 정부에 참여할 권리를 가지며”, “이런 의사는 보통·평등 선거권에 따라 비밀 또는 그에 상당한 자유 투표 절차에 의한 정기적이고 진정한 선거에 의해 표현된다”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북한이 비준한 시민적·정치적 권리에 관한 국제협약 25조는 이런 개인의 참정권이 “어떤 차별이나 불합리한 제한을 받아서는 안 된다”며 유권자의 보통, 평등, 직접, 비밀 선거를 보장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북한은 사회주의 헌법으로 이런 권리를 보장한다고 명시하고 있고, 유엔 인권이사회의 보편적 정계검토(UPR)에서도 북한 공민의 이런 권리를 보장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탈리아와 핀란드, 크로아티아, 슬로베니아, 호주, 코스타리카 등 적어도 6개 나라는 지난 2019년 실시된 북한에 관한 UPR에서 이 규약이 제대로 이행되지 않고 있다며 북한 당국에 주민들이 시민적·정치적 권리를 행사하도록 보장해야 한다고 권고한 바 있습니다.

북한 15호 요덕관리소 수감자 출신으로 최근 정치범수용소 내 인권 실상 증언을 위해 워싱턴을 찾은 정광일 노체인 한국지부장은 VOA에, “탈북민들에게는 대선 후보들이 여러 명인 것 자체가 충격”이라며 “북한의 선거는 그들이 주장하는 인민대중제일주의와 정반대라고 비판”했습니다.

정유나 씨는 북한의 선거는 비밀이 아닌 “대놓고 선거”와 같다면서 북한 주민들에게 왜 북한 지도자는 바뀌지 않고 영구적이어야 하는지 자문했으면 좋겠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정유나 One Korea] “그러니까 북한 주민들이 아, 대통령은 왜 바뀌지? 이것만 조금만 알아채도 사실 그 정권에 대한 의심을 품을 수 있습니다.”

VOA 뉴스 김영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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