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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규탄 유엔 결의안 압도적 지지..."반대표 던진 북한 외교적 고립 심화할 것"


김성 유엔주재 북한대사가 총회에서 연설하고 있다. (자료사진)

유엔총회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규탄하는 결의안이 압도적 지지 속에 통과됐지만 북한이 이에 반대표를 던지면서 외교적 고립이 심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옵니다. 러시아 규탄 결의안에 찬성한 한국과 대립하는 양상이고, 중국도 기권표를 던져 미묘한 입장차를 보였습니다. 서울에서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규탄하는 유엔총회 결의안에 전세계 141개 국가가 찬성표를 던졌습니다.

북한은 반대표를 던진 5개 나라 가운데 하나였습니다.

김성 유엔 주재 북한대사는 앞서 지난 1일 유엔 긴급특별총회 연설을 통해 “미국과 서방이 조직적으로 안보를 위한 법적 보장이란 러시아의 합리적이고 정당한 요구를 무시하면서 공격무기 체계를 배치해 유럽 안보환경을 약화시켰다”고 주장하면서 러시아 규탄 결의안에 대한 반대를 예고했습니다.

반면 한국은 이번 결의안에 공동제안국으로 참여하면서 찬성 대열에 적극 합류하는 한편 국제사회의 대러 제재 참여는 물론 독자 제재도 취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한국 정부는 그동안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규탄하면서도 제재에는 상대적으로 소극적이라는 비판을 받았다가 입장을 바꾼 겁니다.

한국 정부 산하 국책연구기관인 통일연구원 조한범 박사는 우크라이나 사태로 미국 등 자유민주 진영의 결속이 강화되고 권위주의 독재 진영과의 대립이 치열해지는 양상이라며, 러시아의 침공 행위에 대한 국제사회 비난 여론이 압도적인 가운데 중국과 북한에 불리한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이런 진영 구도 속에서 중국과 북한을 겨냥한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에 미온적인 태도를 보여 온 문재인 한국 정부는 임기 막바지까지 매진하겠다고 밝힌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정책을 밀고 나가기 한층 어렵게 됐다는 분석입니다.

조한범 박사입니다.

[녹취: 조한범 박사] “권위주의 국가 대 민주 진영 간 진영싸움이 되면 한국 차기 정부가 누가 되든 간에 북한에 파격적인 평화프로세스를 전개하기가 쉽지 않거든요. 사안에 따라서 협력을 하는 것도 사실은 지금 어려워지는 상황으로, 전방위적인 대치전선으로 갈 가능성이 있거든요. 그러면 이건 북한이든 중국이든 사실 불리하죠.”

한국 내 외교안보 전문가들은 이번 결의안에 반대하지 않고 기권한 중국의 선택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김흥규 아주대 미중정책연구소장은 중국이 러시아와 준동맹관계인데도 기권표를 던진 것은 양국이 유엔 중심의 현 국제질서를 바라보는 입장 차 때문으로 풀이했습니다.

중국은 유엔 중심의 국제질서 위에서 초강대국을 지향하지만 러시아는 기존질서를 허물려는 행동에 나서고 있어 이해관계가 상충하고 있다는 설명입니다.

한국 국가정보원 산하 국가안보전략연구원 박병광 박사도 유엔을 토대로 국제사회에서 지도력을 발휘하려는 중국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찬성할 경우 약소국의 영토와 주권 보존이라는 자국의 외교 원칙을 스스로 어기는 꼴이 되기 때문에 신중한 선택을 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박병광 박사] “러시아와의 관계를 우호적으로 관리해야 할 필요도 있고 그렇다고 해서 그동안 외교 원칙으로 강조해 온 약소국의 주권 영토 보전을 포기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하니까 만약에 결의안에 반대했으면 약소국에 대한 그동안의 외교 원칙을 저버리게 되는 거잖아요.”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중국의 기권이 북한에게 미묘한 파장을 일으킬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중국, 러시아와 공동전선을 구축해 미국에 대항하려던 북한으로선 중국의 셈법이 자신들과 다를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을 것이라는 관측입니다.

박 교수는 러시아에 대한 국제사회의 광범위한 제재를 놓고 중국이 러시아 편만 들지 않을 수 있다고 예상했습니다.

[녹취: 박원곤 교수] “북-중-러가 확실히 단결하는 모습으로 가는 게 북한 입장에선 굉장히 유리한 거니까 그런데 결과적으로 보면 중국이 빠진 거죠. 그러니까 제 생각엔 북한이 이를 예상을 했든지 예상을 못했다면 이것은 자신들의 정책을 여러 가지로 다시 돌이켜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 역시 중국이 생각하는 거랑 다르다는 것을 다시 한 번 깨닫는 계기가 되겠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미국의 관심이 유럽 전선에 쏠려 있는 상황을 북한이 대형 군사 도발의 기회로 삼으려 할 수 있다는 데 대해 중국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는 관측도 나옵니다.

김흥규 소장은 옛 소련이 유럽에서의 냉전 격화 과정에서 미국의 힘을 빼고 미-중 간 대립을 촉발시키기 위해 북한의 남침을 승인했고 결국 중국이 한국전쟁에 휘말리게 됐다며, 중국은 북한의 도발로 인한 한반도 긴장 고조를 견제할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녹취: 김흥규 소장] “만약 북한이 군사적 도발이나 충돌을 야기해서 사고를 치면 중국도 말려들 수밖에 없거든요. 그것은 중국의 전략적 이익에 부합하지 않습니다. 그렇지만 북한으로선 이 기회를 활용해서 자신의 전략적 이익을 추구하고 그 다음에 상대적으로 지금 이 판국에 이쪽까지 미국이 전선을 넓힐 것으로 생각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북한으로선 몸이 근질근질한 것이고 그런데 중국은 그것이 대단히 불안한 거죠.”

조한범 박사는 중국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와의 밀착이 부담스럽고 그런 상황에서 북한도 중-러와의 연대 강화가 여의치 않을 수 있다며, 북한의 셈법이 복잡해질 것이라고 진단했습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김환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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