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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남북관계 특수성 불구하고 북한 억류 한국인 권리 존중돼야”


북한에 장기간 억류된 한국인 김정욱, 김국기, 최춘길 씨. 김정욱 씨는 지난 2014년 5월 평양에서 열린 기자회견, 김국기 씨와 최춘길 씨는 지난 2015년 3월 기자회견 모습이다. 📷AP(왼쪽), Reuters(가운데, 오른쪽).

유럽연합은 남북관계의 특수성에도 불구하고 북한에 억류된 한국인들의 인권이 존중돼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특히 자유로운 영사 접근 등 보호가 제공되고 가족들과의 교신이 보장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조은정 기자가 보도합니다.

유럽연합이 북한에 장기간 억류돼 있는 한국인들의 인권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습니다.

[유럽연합 대변인] “Notwithstanding the unique status of inter-Korean relations, the EU sees such rights as applying to the people with Republic of Korea citizenship held in the DPRK.”

유럽연합 대변인은 21일 ‘북한에 억류된 한국인 6명에 대해 어떤 우려를 갖고 있으며 어떤 노력을 펼칠 것이냐’는 VOA의 서면 질의에 “유럽연합은 남북관계의 독특한 상황에도 불구하고 북한에 억류돼 있는 한국 국민들에게도 ‘이러한 권리’가 적용된다고 판단한다”고 답변했습니다.

EU 대변인이 언급한 ‘이러한 권리’는 1963년 체결된 ‘영사 관계에 관한 빈 협약’에 따라 체포, 구금된 외국인이 영사 접견을 보장 받을 권리를 지칭한 것입니다.

[EU 대변인] “The EU shares the concern expressed by UN Special Rapporteur Tomas Quintana about reports that foreign detainees in the DPRK have not received due legal process and may be held in inhumane conditions without consular access. Resolutions agreed by the Human Rights Council and the UN General Assembly last year, which the EU initiated, call on the DPRK to provide citizens of other countries detained in the DPRK with protections, including freedom of communication with, and access to, consular officers in accordance with the Vienna Convention on Consular Relations, to which the DPRK is a party, and any other necessary arrangements to confirm their status and to communicate with their families.”

EU 대변인은 “북한 내부의 외국인 수감자들이 적법한 절차를 보장받지 못하고 영사 접근 없이 비인간적인 환경 속에 구금돼 있을 수 있다는 토마스 퀸타나 유엔 북한인권특별보고관의 우려를 함께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지난해 유엔총회와 유엔 인권이사회에서 EU가 제안해 채택된 ‘북한인권결의안’은 북한이 자국 내 수감된 다른 나라 국민들에게 ‘영사 관계에 관한 빈 협약’에 따라 영사들과의 자유로운 교신과 접근 등 보호, 그들의 상황을 확인하기 위해 필요한 조치들, 가족과의 교신을 보장할 것을 촉구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북한도 ‘빈 협약’ 서명국임을 상기시켰습니다.

EU 대변인은 남북한의 특수관계에도 불구하고 북한에 억류된 한국인들에게도 이러한 권리가 적용된다고 말했습니다.

올해로 1주년을 맞은 ‘자의적 구금 반대 선언’에 서명한 EU는 이것이 “강력한 정치적 선언”이라고 밝혔습니다.

[EU 대변인] “It is a strong political statement by endorsing countries, grounded on international human rights law, including the International Covenant on Civil and Political Rights, calling States to abide by their international legal obligations.”

EU 대변인은 “이 선언은 서명국들의 강력한 정치적 선언으로, ‘시민적 정치적 권리에 관한 국제규약’을 비롯한 국제 인권법에 기반했고 각국이 국제법 의무를 준수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앞서 ‘자의적 구금 반대 선언’에 서명한 당사국들은 ‘북한에 억류돼 있는 6명의 한국인들 구출에 어떤 노력을 펼칠 것이냐’는 VOA의 질문에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 자의적 구금을 용납할 수 없으며 이를 규탄한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오스트리아 외무부 대변인은 VOA에 “정치적 목적을 위해 형사사법제도를 오용하고 외국인들을 자의적으로 구금하는 것은 어디에서 일어나든 용납할 수 없다”고 비판했습니다.

지난해 선언을 주도한 캐나다 글로벌부는 VOA에 보낸 성명에서 “정치적 개입을 목적으로 한 자의적 구금 행태는 용납할 수 없으며 부당하다”고 지적했습니다.

불가리아 외무부는 VOA에 “외교적 이득을 목적으로 자의적으로 구금된 이들에게 그들이 혼자가 아니며 국제사회가 그들과 함께 한다는 점을 알려주기 위한 것”이 선언의 목표라고 밝혔습니다.

스웨덴 외무부는 자의적 구금을 규탄하면서 동시에 한반도 평화를 강조했습니다.

북한에 억류된 6명의 한국인들은 길게는 9년째 억류 중입니다.

2013년 10월 8일 밀입북 혐의로 체포된 김정욱 선교사에 대해 북한은 국가전복음모죄와 간첩죄 등을 적용해 무기노동교화형을 선고했습니다.

2014년 10월 체포된 김국기 선교사와 같은 해 12월 붙잡힌 최춘길 선교사도 무기노동교화형 선고를 받고 억류돼 있습니다.

2016년 7월 평양에서의 기자회견으로 억류 사실이 공개된 고현철 씨 등 나머지 3명은 탈북민입니다.

미 인권 전문가들 “한국 정부, 자국민 구출 적극 나서야”

미국의 인권 전문가들은 한국 정부가 이들 6명의 한국인들의 본국 송환을 위해 적극 나서야 한다고 지적합니다.

로버타 코헨 전 국무부 인권담당 부차관보는 최근 VOA에 자국민들을 보호할 책임은 오롯이 한국 정부에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코헨 전 부차관보] “South Korea has not taken a stance on this issue, even though the six have been detained. They have no access to their families, as far as I know. They have no access to any consular authority, there are certain international rules for holding foreign citizens.”

코헨 전 부차관보는 “6명이 억류 중이지만 한국은 입장을 취하지 않았다”며 “그들은 가족과 영사 당국에 접근할 수 없는데, 외국인 억류와 관련해서는 국제 규범이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코헨 전 부차관보는 이어 “그들의 석방에 대한 어떠한 논의가 있는지도 확실치 않다”며 “한국이 무엇인가 비공개로 말했겠지만 이 문제를 우선순위에 두지 않은 것은 명백하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코헨 전 부차관보] “It’s unclear whether there is even any discussion of their release. Surely the South Koreans must have said something privately, but they’ve obviously not made this a priority because the Moon administration’s priority has been to improve in some way relations between North and South Korea and then solve the bigger peace issue of North Korea and its nuclear programs. But they have put into secondary status a very fundamental responsibility to protect their own citizens and advocate for them.”

코헨 전 부차관보는 “문재인 정부의 우선순위는 남북한의 관계를 증진하고 북한 핵 문제와 평화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었다”며 “자국민을 보호하고 그들을 변호하는 국가의 근본적인 책임을 부차적인 문제로 치부했다”고 말했습니다.

워싱턴의 민간단체인 북한인권위원회(HRNK)의 그레그 스칼라튜 사무총장은 “문재인 정부는 북한에 억류된 6명을 데려오기 위해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며 “미국에서는 상상할 수 없는 일”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녹취: 스칼라튜 사무총장] “If you ignore North Korean human rights, eventually the North Korean human rights crisis is going to affect national of South Korea as well. So this is not a North Korean issue only. This is a South Korean issue as well. Six nationals of South Korea are being held there. They’re real people with real families and spouses and children and parents. Who’s thinking about them? Who’s doing anything to get them out of there?”

스칼라튜 사무총장은 “북한 인권을 외면하면 결국 북한 인권 위기가 한국 국민들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6명의 한국인들이 북한에 억류돼 있는데, 이들은 가족, 배우자, 자녀, 부모가 있는 ‘실존하는 사람’”이라며 "가족들은 그들을 생각하고 있으며 그들을 북한에서 빼내기 위해 무엇이라도 하려고 한다"고 말했습니다.

한국 정부는 과거 남북정상회담에서 억류자 문제를 제기했다며 이들의 석방 사안을 중시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2019년 당시 조명균 한국 통일부 장관은 “억류자 관련해선 남북정상회담 등에서 제기하고 협의를 해오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조은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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