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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먼라이츠워치 "한국, 북한 눈치보며 자국민 억류 방치…대대적 석방 캠페인 벌여야"


북한에 장기간 억류된 한국인 김정욱, 김국기, 최춘길 씨. 김정욱 씨는 지난 2014년 5월 평양에서 열린 기자회견, 김국기 씨와 최춘길 씨는 지난 2015년 3월 기자회견 모습이다. 📷AP(왼쪽), Reuters(가운데, 오른쪽).

국제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가 북한의 한국인 억류를 비판하면서 ‘인질 외교’를 중단하라고 촉구했습니다. 한국 정부가 북한의 눈치를 보면서 위험에 빠진 자국민을 방치하고 있다며, 대대적인 석방 캠페인을 벌여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백성원 기자가 보도합니다.

휴먼라이츠워치는 “청와대가 북한에 억류된 한국인들을 근본적으로 무시함으로써, 자국민을 보호하고 그들의 인권을 확실히 유지해야 하는 도덕적 시험을 통과하지 못했다”고 비판했습니다.

[휴먼라이츠워치 성명] “By essentially ignoring South Koreans detained in the North, the Blue House has failed a moral test to protect its nationals and ensure their human rights are upheld. The way the South Korean government has looked the other way on the plight of South Koreans in the North is both outrageous and unacceptable.”

필 로버트슨 휴먼라이츠워치 아시아 담당 부국장은 8일 VOA에 보낸 공식 성명을 통해 “한국 정부가 중요한 역할을 하면서 (억류된) 개인들의 석방을 요구하는 대규모 캠페인을 벌여야 하지만 침묵만 지키고 있을 뿐”이라면서 이렇게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이는 정말 충격적이고, 한국 정부가 북한과 대화를 재개하려는 헛수고를 위해 저지른 인권에 대한 타협을 보여준다”고 비판했습니다.

[휴먼라이츠워치 성명] “There should be mass campaigns to demand these individuals’ freedom, with the South Korean government playing an important part, but instead there is only silence. This is truly shocking and shows the compromises on human rights that the South Korean government has made to futilely try to re-start dialogue with the North.”

더 나아가 “문재인 대통령은 방향을 바꿔 아무런 조건 없이 한국인들을 석방하라고 공개적으로 분명히 말해야 하며, 납치와 인권 문제가 앞으로 진행될 모든 남북 대화의 일부가 될 것임을 명확히 해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휴먼라이츠워치 성명] “President Moon Jae-in should change course, and speak out publicly for the release of these South Koreans without any strings attached, and make it clear that abductions and human rights issues will be part of any North-South dialogues going forward in the future.”

현재 북한에 억류된 것으로 공식 확인된 한국 국민은 선교사 3명과 탈북민 3명 등 총 6명입니다.

2013년 10월 8일 밀입북 혐의로 체포된 김정욱 선교사는 8년째 억류 중입니다. 북한은 김 선교사에게 국가정보원과 내통했다며 국가전복음모죄와 간첩죄 등을 적용해 무기노동교화형을 선고했습니다.

또 2014년 10월 체포된 김국기 선교사와 같은 해 12월 붙잡힌 최춘길 선교사도 무기노동교화형 선고를 받고 억류돼 있습니다.

한국에 정착했던 탈북민 고현철 씨가 북한에 다시 체포된 후 지난 2016년 7월 평양에서 기자회견을 했다.
한국에 정착했던 탈북민 고현철 씨가 북한에 다시 체포된 후 지난 2016년 7월 평양에서 기자회견을 했다.

2016년 7월 평양에서의 기자회견으로 억류 사실이 공개된 고현철 씨 등 나머지 3명은 탈북민입니다.

휴먼라이츠워치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북한에 억류된 미국인 3명을 구출하기 위해 사용했던 전략을 해법으로 제시했습니다. “트럼프 행정부는 3명의 미국인을 석방하는 것이 미-북 간 논의의 어떤 진전을 위해서도 필수적인 첫 단계라는 것을 매우 분명히 했고, 북한에 이들을 석방하라고 설득하는 지렛대로 사용했다”는 설명입니다.

[휴먼라이츠워치 성명] “The Trump Administration made it quite clear that the release of the 3 Americans was an essential, up front step for any sort of progress in discussions between the US and the DPRK, and used that leverage to persuade Pyongyang to release them.”

앞서 북한은 첫 미-북 정상회담을 한 달 앞둔 2018년 5월 10일 억류 중이던 한국계 미국인 김동철, 김상덕, 김학송 씨를 전격 석방했습니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새벽 2시에 부인 멜라니아 여사와 함께 워싱턴 DC 인근 메릴랜드 앤드루스 공군기지를 찾아 이들을 직접 맞이했습니다.

휴먼라이츠워치는 “북한은 협상 카드로 사용하기 위해 이들 미국인을 체포했고, 이것은 북한 정부가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인권과 국제 외교 규범을 얼마나 제멋대로 침해할 준비가 돼 있는지를 다시 한번 보여줬다”면서 “하지만 트럼프와 김정은의 정상회담 계획을 진전시키기 위해선 그들의 석방이 필요하다는 것이 분명해지자 북한은 기꺼이 미국인들을 즉시 석방했다”고 설명했습니다.

[휴먼라이츠워치 성명] “Simply put, North Korea arrested those Americans to be used as bargaining chips, showing once again how wantonly the DPRK government is prepared to violate human rights and international diplomatic norms to get what it wants. But once it was clear that their release was required for planning to go forward for a possible summit between Trump and Kim Jong-un, the North Koreans were more than happy to release them right away. This shows how the US used its leverage to maximum effect, which is a lesson that South Korean President Moon Jae-in has still not learned when dealing the DPRK.”

아울러 “이는 미국이 어떻게 자국의 영향력을 최대한 활용했는지 보여주는 것으로, 문재인 대통령이 북한을 상대하면서 아직 배우지 못한 교훈”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문재인 대통령은 북한의 인권 유린을 외면하고 북한에 억류된 한국인들의 곤경을 무시하는 것이 어떻게든 마법처럼 김정은으로 하여금 한국 정부가 원하는 것을 하게 만들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며 “이와 달리, 문 대통령의 전략 부재와 북한에 맞추기 위해 필사적으로 애를 쓰려는 의지는 북한 당국자들이 한국 지도자를 우습게 봐도 된다고 믿는 결과를 초래했다”고 주장했습니다.

[휴먼라이츠워치] “President Moon apparently thinks that looking the other way on North Korean rights abuses, and ignoring the plight of South Koreans held in the North, will somehow magically get Kim Jong-un to do what the South Korean government wants. Instead, President Moon’s lack of strategy, and willingness to bend over backwards to accommodate the North apparently has resulted in the powers that be in Pyongyang believing they can treat the Southern leader with contempt.”

하지만 “이는 북한이 국제적인 역학 관계에 대해 얼마나 무지한지 보여준다”며 “차기 한국 대통령은 문 대통령보다 북한에 대해 훨씬 덜 ‘수용적’일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라는 이유를 들었습니다.

[휴먼라이츠워치 성명] “What this shows is how little North Korea understands about international dynamics because the next South Korean president is likely to be much less accommodating than Moon. The DPRK should immediately release all South Korean citizens being held in the North, and pledge to end its hostage diplomacy tactics that have led it to abduct and detain foreign nationals on bogus charges.”

그러면서 “북한은 북한에 억류된 모든 한국인을 즉각 석방하고, 가짜 혐의로 외국인을 납치하고 억류하게 만든 인질 외교 전술의 종식을 약속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앞서 휴먼라이츠워치는 지난 6월에도 성명을 통해 “김정은은 북한 정부를 이끌기보다 국제형사재판소(ICC)에서 반인륜 범죄에 대한 재판을 받아야 한다”며 “어쩐 일인지 문재인 한국 대통령은 김정은을 무슨 가치 있는 지도자로 생각하지만, 다행히도 한국민들은 북한 정권에 대한 문 대통령의 망상(delusion)을 간파해 왔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이는 문 대통령이 당시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과의 인터뷰에서 김정은 위원장에 대해 “매우 솔직하고 의욕적이며 강한 결단력을 보여줬다” “국제적인 감각도 있다”고 평가한 데 대한 휴먼라이츠워치의 공식 반응으로 나왔습니다.

VOA 뉴스 백성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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