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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NGO “실종 북한 장교 소재 파악 나설 것”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러시아에서 망명 준비 중 납치돼 북한 외교공관 시설에 감금된 것으로 알려진 북한 적공국 소속 군관(장교)에 대해 러시아 시민단체가 조사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 단체는 러시아가 지난 2016년 북한과 불법 체류자 송환 협정을 체결한 후 북한인 임시 망명 신청과 허용 규모가 계속 줄고 추방은 정기적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김영권 기자가 보도합니다.

러시아에서 불법 이주민과 난민을 지원하는 시민사회단체인 시민지원위원회(Civic Assistance Committee)가 블라디보스토크 주재 북한 영사관에 의해 감금된 것으로 알려진 북한 적공국 소속 최금철 소좌에 대한 소재 파악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 단체 대표이자 러시아의 저명한 인권 운동가인 스베틀라나 간누슈키나 씨는 9일 VOA와의 전화 통화에서 통역을 통해 최 소좌 감금 사건에 대해 알지 못했다며, 블라디보스토크에 있는 이 단체 소속 변호사와 관계자들을 통해 그의 소재 파악 등 조사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간누슈키나 대표 (통역)] “She is not aware of the particular case but at the same time, it is possible it may happen. We have a lawyer in the city and we will send to…I will try to get more information about him”

간누슈키나 대표는 이런 납치와 감금 사건은 블라디보스토크 등 극동 지역에서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사건이라며 이전에도 북한 국적자가 경찰에 체포되거나 실종된 뒤 북한 영사관 관계자들에게 끌려간 여러 사례들이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앞서 복수의 소식통은 VOA에 북한 적공국(적군와해공작국) 산하 563부대 126부 소속 최금철 소좌가 넉 달째 블라디보스토크의 북한 영사관에 의해 모처에 감금돼 있다고 밝혔습니다.

최 소좌는 정찰총국과 함께 북한의 사이버전을 수행하는 적공국 최고의 암호화 전문가 중 한 명으로 알려졌으며, 2019년부터 블라디보스토크 주재 적공국(126부) 지국에 파견돼 외화벌이와 정보 활동을 병행하다 지난해 7월 탈출해 망명을 시도하던 중 현지 경찰에 연행된 뒤 실종됐습니다.

최금철 소좌 북한 여권.
최금철 소좌 북한 여권.

러시아 내 북한인들의 망명을 오랫동안 지원한 간누슈키나 대표는 이런 탈북민 납치 실종 사례가 새삼스러운 게 아니라고 말했습니다.

시민지원위원회는 앞서 보고서에서 지난 2020년 8월 극동연방대학에서 공부하던 20대 북한 유학생이 망명 신청 중 경찰에 체포된 뒤 북한 영사관 관계자들이 붙잡아 갔으며, 12년 전에는 납치돼 북한 외교공관으로 끌려갔던 북한인이 극적으로 탈출해 한국으로 간 사례도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간누슈키나 대표는 극동 지역 내 러시아 경찰과 북한 당국의 유착 관계에 관한 질문에, 일부 경찰이 뇌물 등을 받고 협력할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러시아 외무부가 북한인들 납치와 실종 문제에 관해 별다른 관심을 두지 않는 게 문제라고 지적했습니다.

[녹취: 간누슈키나 대표 (통역)] “Our foreign ministry is not really interested in many things. It doesn’t really care about many things…”

러시아 내 탈북민 상황은 특히 지난 2016년 러시아와 북한이 체결한 '불법 입국자 및 불법 체류자 송환·수용에 관한 정부 간 협정'과 이행 의정서 이후 훨씬 더 악화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시민지원위원회는 지난 2020년 발간한 러시아 내 북한 난민 상황 관련 보고서에서 러시아 정부 통계를 자세히 공개하며 우려를 거듭 제기했습니다.

[시민지원위원회(CAC) 보고서] ”From 2011 to 2019, 305 DPRK citizens managed to apply for temporary asylum and 213 received this status. But in the last three years, similarly to the end of 2016, the number of those who managed to apply for temporary asylum and the number of those to whom it was issued is steadily declining… In 2019, the lowest number of Koreans applied for refugee status and temporary asylum within the last nine years. Because of this, by the end of 2019 in Russia, there were only 49 citizens of the DPRK with temporary asylum and one Korean with refugee status.”

2011년부터 2019년까지 북한인 305명이 러시아에서 임시 망명을 신청해 213명이 이 지위를 받았지만, 2016년 협정 체결 이후 규모가 계속 줄고 있다는 겁니다.

특히 2019년은 기한이 1년인 임시 망명 지위를 받아 유지한 사람이 49명, 난민은 1명에 불과해 지난 9년 중 가장 저조했다고 지적했습니다.

보고서는 그러면서 이는 북한의 끔찍한 인권 침해에 대한 러시아 정부의 냉소적 무시의 결과라며, 러시아 법원은 북한이 극도로 위험하고 예측하기 힘든 전체주의 정권임에도 불구하고 정기적으로 북한 주민들을 본국으로 추방하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시민지원위원회(CAC) 보고서] “At the same time, despite the extremely dangerous and unpredictable totalitarian regime, Russian courts regularly issue orders on the expulsion of its citizens to the DPRK.”

간누슈키나 대표 등 인권단체들은 최금철 소좌 납치 사례는 러시아 내 탈북 난민 보호의 시급성을 보여준다며, 국제사회와 언론이 목소리를 높여 많은 사람들이 알게 해야 러시아 정부가 조치를 개선하고 최 소좌도 구출할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말했습니다.

간누슈키나 대표는 특히 임시 망명과 난민 지위를 신청하려는 탈북민들은 모스크바의 유엔 난민기구(UNHCR) 전화번호 495-660-0901번이나 시민지원위원회 495-681-1823번으로 연락하길 바란다고 밝혔습니다.

VOA 뉴스 김영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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