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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북한 적공국 IT 담당 장교, 러시아서 탈북 후 체포돼 북한 영사관 감금”


지난 2019년 4월 북러정상회담이 열린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역에 양국 국기가 걸려있다.

*** 앞서 보도한 북한 적공국 소속 러시아 파견 군관 최금철 씨 계급은 '상좌'가 아닌 '소좌'로 확인돼 정정했습니다.

북한이 러시아에 파견됐다 탈출한 요원들을 납치해 감금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복수의 소식통은 VOA에 북한 적공국 소속 장교가 유엔에 망명을 신청하려다 납치돼 북한 외교공관에 감금돼 있다며 그의 여권 등 신상을 공개했습니다. 미 국무부는 인권 보고서에서 러시아 경찰이 이런 강제실종과 납치에 관여하고 있다며 우려를 나타냈습니다. 김영권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 적공국(적군와해공작국) 산하 563부대 126부 소속 최금철 소좌가 넉 달째 블라디보스토크의 북한 영사관에 의해 모처에 감금돼 있다고 러시아 상황에 정통한 복수의 소식통이 최근 VOA에 밝혔습니다.

평양의 수재학교인 금성학원과 김책공대 박사원 출신으로, 정보기술(IT) 암호화 전문가로 알려진 최 소좌는2019년부터 블라디보스토크 주재 적공국(126부) 지국에 파견돼 외화벌이와 정보 활동을 병행해온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소식통들은 최 소좌가 내부 책임자와의 불화 속에 김정은 정권에 미래를 기대하기 힘들다며 지난해 7월 탈출한 뒤 모스크바의 유엔난민기구(UNHCR)에 망명 신청을 준비하던 중 9월 20일 밤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차로 1시간 정도 떨어진 라즈돌노예에서 러시아 경찰 5명에 체포된 뒤 실종됐다고 전했습니다.

[소식통 A] “7,8,9월 석 달을 안심했는데, 9월 20일 이 친구로부터 문자가 왔어요. 밖에 경찰이 와 있다고. 경찰이 5명이 왔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그 친구가 살려달라고 연락이 왔는데, 그다음부터 연락이 안 됩니다.”

최금철 소좌 북한 여권.
최금철 소좌 북한 여권.

VOA가 입수한 최 소좌의 여권 복사본과 러시아가 발급한 비자, 신상 내역, 소식통들과 소통한 모바일 메시지를 보면, 올해 33살의 최 소좌는 북한 IT 인력을 가르칠 정도의 해박한 전문성을 바탕으로 정찰총국과 북한 대외 사이버전의 두 축을 이루는 적공국의 주요 해외 활동에 깊이 관여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최금철 소좌 러시아 신분증.
최금철 소좌 러시아 신분증.

소식통들은 여러 경로를 통해 확인한 결과 최 소좌는 러시아 현지 경찰서에서 북한 측에 인계됐으며, 블라디보스토크의 북한 영사관이 관리하는 건물에 구금돼 있다고 밝혔습니다.

북한 영사관에 정통한 한 소식통은 최 소좌와 북한 유학생 등 적어도 3명이 영사관이 관리하는 시설들에 구금돼 있다면서, 북한 당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를 이유로 해외 북한인들의 입국을 금지하고 있어 북한으로 송환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 B 씨] “최금철이란 분하고 같이 다 해서 3명 정도로 알고 있습니다. 혹시 더 있을지 그건 잘 모르겠습니다. 안타깝죠. 아무래도 다시 잡힌다는 게 죽으러 가는 것과 같은데, 앞으로의 운명이 완전히 바뀌는 것과 같으니까.”

소식통은 최 소좌가 북한 적공국의 해킹과 반탐 활동에 많은 정보를 갖고 있어 북한 당국이 그의 체포에 심혈을 기울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습니다.

또 다른 소식통 A 씨는 지난 넉 달 동안 최 소좌의 석방을 위해 많은 노력을 했지만 모두 허사였다며, 국제사회를 통해 러시아 정부가 최 소좌의 송환을 막도록 하기 위해 그의 신상과 배경을 공개했다고 밝혔습니다.

[소식통 A 씨] “이 친구가 재외에 여러 번 나왔었어요. 해외에! 중국도 근무했었고요 나와서 보면서 북한이 변하는 게 하나도 없잖아요. 그러니까 김정은 정권은 국민에게 거짓말하고 독재하고. 자기가 젊었잖아요. 김정은 정권에 자기의 청춘을 희생하고 싶지 않다고 그러더라고요. 자기도 자유세상에서 행복하게 잘 살고 싶은 게 꿈이라고 그러더라고요.”

러시아 정부는 중국과 달리 탈북민이 난민 신청을 할 경우 범죄 혐의가 없는 한 북송하지 않고 국내법과 국제 인도적 절차를 따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북한과 인접한 러시아 극동지역에서는 당국자와 경찰이 뇌물을 받고 탈북민을 체포한 뒤 북한 당국에 넘기는 사례가 지속되고 있다는 보고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미국 국무부는 지난해 발표한 국가별 연례 인권보고서 중 러시아에서 발생하는 납치와 강제실종 문제를 제기하며 탈북민 납치 문제를 지적했습니다.

[국무부 보고서] “There were reports that police committed enforced disappearances and abductions during the year. For example, on September 10, the Civic Assistance Committee reported that a North Korean citizen who was seeking asylum in Vladivostok was taken to the Artyom City Police Department by individuals in civilian clothes, where he subsequently disappeared.

국무부는 보고서에서 2020년에도 러시아 경찰이 강제실종과 납치에 관여했다는 보고들이 있다며, 러시아 인권단체인 시민지원위원회(CAC)를 인용해 블라디보스토크에서 망명을 시도하던 북한 국적자가 사복을 입은 개인들에 의해 아르툠 경찰서로 연행된 뒤 실종된 사실을 지적했습니다.

보고서에 따르면, 유학생으로 알려진 이 북한 국적자는 2020년 8월 27일 루스키섬의 극동연방대학 캠퍼스를 탈출해 현지 변호사를 통해 망명을 시도하다 경찰에 체포됐으며, 북한 영사관 관계자들이 그를 붙잡아 갔습니다.

이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은 7일 VOA에, 20 초반으로 보이는 이 유학생이 블라디보스토크의 북한 영사관 지하 건물에 지난해 가을까지 감금돼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들은 러시아의 복잡하고 방대한 행정 체계 때문에 러시아 중앙 정부와 유엔 모두 이런 사실을 제대로 알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B 씨는 러시아에 파견됐다 망명을 시도하려는 북한인들은 충동적으로 탈출하지 말고 계획을 꼼꼼하게 세우고 아무나 믿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 B 씨] “첫째로 준비를 잘해야 합니다. 갑자기 내가 충동 받고 튀어야겠다 계획 없이 하면 무조건 사고가 나는 거고. 둘째는 아무래도 돈을 어느 정도 갖고 있어야 하는 거고. 사람복이 있어야 하는 것 같습니다. 탈출한 다음에 사람을 믿으면 안 됩니다.”

러시아 내 북한 노동자는 유엔 안보리의 대북 결의에 따라 2019년 말까지 북한으로 돌아가야 하지만, 여전히 수천~1만 명 이상이 학생과 관광 비자 등 편법을 통해 계속 남아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는 앞서 보고서에서 러시아 외무부가 국내 남아 있는 북한 노동자가 1천 명이라고 밝혔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고 밝혔고, 미국 정부는 지난해 12월 북한 노동자들의 해외 불법 취업을 돕기 위해 수백 건의 학생비자를 발급한 러시아 대학 ‘유러피안 인스티튜트 주스토’( (European Institute Justo)와 이 대학 교무처장을 제재 대상으로 지목한 바 있습니다.

한편 VOA는 최금철 소좌와 관련해 러시아 외무부와 모스크바의 유엔난민기구(UNHCR) 사무소에 확인을 시도했지만, 7일 현재 아무런 반응도 받지 못했습니다.

소식통들은 러시아 당국이 이 사안에 조속히 관여해 최 소좌와 이 유학생 등이 북송되지 않고 망명 절차를 통해 자유 세계로 갈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거듭 호소했습니다.

VOA 뉴스 김영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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