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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대북제재위 활동 위축…각국 교신 줄고, 제재 권고 불이행


린다 토머스-그린필드 유엔주재 미국대사가 20일 뉴욕 유엔본부에서 북한 문제에 관한 안보리 비공개 회의에 앞서 8개국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국제사회 대북제재 이행 문제를 다루는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의 활동이 최근 위축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각국과의 교신 횟수가 급감한 것은 물론 유엔 전문가패널의 제재 권고마저 3년 넘게 이행되지 않고 있는데, 중국과 러시아의 비협조적인 태도가 주요인으로 꼽히고 있습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가 지난 한 해 동안 3차례의 비공식 협의를 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대북제재위가 2021년 활동 사항을 종합해 최근 공개한 연례보고서에 담긴 내용인데, 이 같은 빈도는 전년도인 2020년의 한 차례보다는 많지만 2019년의 6차례, 2018년의 7차례에 비해 절반에 불과합니다.

북한을 포함한 각국의 대북제재 이행을 관장하고, 평가하는 역할을 하는 대북제재위원회는 통상 비공식 협의 등을 통해 각종 문제를 확인하고, 대응책을 제안하지만 지난 2년간 관련 논의를 4번밖에 나누지 않았다는 의미입니다.

위원회는 또 지난해 대북제재 조치의 이행과 관련해 39개 나라 정부와 131회의 교신을 했다고 밝혔는데, 이 역시도 전년도인 2020년 72개국과의 251회 교신과 비교할 때 크게 떨어진 수치입니다.

특히 2019년 90개 나라와 303차례 교신하고, 전해인 2018년엔 132개 나라와 358차례의 교신기록을 남긴 사실로 본다면, 대북제재위원회가 다른 나라와 제재 문제를 논의한 횟수도 매년 감소하는 양상을 보입니다.

물론 비공식 협의와 다른 나라와의 교신이 줄어들었다는 사실만으로 대북제재위원회 활동의 위축 여부를 판단할 순 없습니다.

하지만 최근 대북제재위원회가 제역할을 하지 않는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중국과 러시아 등이 대북제재 이행과 추가 제재 부과에 소극적이라는 지적이 제기되는 상황 속에서 대북제재위원회의 실질적인 활동 지표마저 하향 곡선을 그린다는 사실은 눈여겨 봐야 할 대목입니다.

린다 토머스-그린필드 유엔주재 미국 대사는 지난해 10월 북한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발사에 대응해 열린 유엔 안보리 비공개회의 참석에 앞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우리는 이미 제재 체제를 갖추고 있고, 우리는 단지 그 제재 체제 이행에 좀 더 진지할 필요가 있다”면서 대북제재위원회를 정면으로 비판했습니다.

[녹취: 토머스-그린필드 대사] “[녹취: 토머스-그린필드 대사] “Look, we already have a sanctions regime in place. We just need to be more serious about the implementation of that regime. Frankly, the 1718 Committee is not doing its job. We need to enforce these violations. We need to ramp up the implementation of the sanctions.”

“‘1718 위원회(대북제재위원회)’가 솔직히 제 역할을 못 하고 있으며, 우리는 (제재) 위반을 단속해야 하고 제재 이행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입니다.

실제로 대북제재위원회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하는 사례는 최근 위원회가 제재 명단에 추가한 인물이나 기관의 숫자에서도 엿볼 수 있습니다.

대북제재위원회는 2018년 10월 선박 3척을 제재한 것을 끝으로 3년 넘게 제재 명단에 대상자를 추가하지 않고 있습니다.

심지어 국제사회 대북제재 위반을 감시하는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 전문가패널은 2019년 이후 매년 2차례 발행하는 보고서를 통해 선박 30여 척과 개인 7명, 기관 2곳에 대한 제재를 권고했지만, 대북제재위원회는 이런 내용을 반영하지 않고 있습니다.

또 최근 미국 정부가 북한 국적자 5명을 제재 명단에 포함할 것을 제안했지만, 중국과 러시아가 ‘보류’를 요청하면서 어떤 조치도 취해지지 않았습니다.

대북제재위원회는 미국을 포함한 안보리 이사국 15개가 위원으로 참여해 움직이는 안보리 내 기구입니다.

표면적으로는 15개 이사국을 대표하는 의장국이 있지만, 실질적으로는 15개 이사국의 만장일치 동의 여부에 따라 주요 사안들이 결정됩니다.

현 대북제재에 제재 대상자를 추가하는 것도 이사국 모두가 동의해야만 가능한 일입니다.

결과적으로 대북제재위원회의 활동의 위축 여부는 안보리 이사국의 대북제재 이행 의지와도 직결되는 사안입니다.

하지만 최근 중국과 러시아가 대북제재 이행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고, 추가 제재 제안에 제동까지 걸면서 대북제재위원회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한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는 겁니다.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 산하 전문가패널에서 미국 측 대표를 지냈던 윌리엄 뉴콤 전 재무부 분석관은 최근 VOA와의 전화 통화에서 중국과 러시아의 비협조로 인해 대북제재위원회의 추가 제재 부과 등이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녹취: 뉴콤 전 분석관] “The committee can designate, but it probably won't, because 1718 committee actions are by consensus. And given the obstructionism that you see in the Security Council by Russia and China over adopting any response to the ballistic missile tests, it's unlikely that you will get any designations through 1718.”

대북제재위원회는 제재 대상을 지정할 수 있지만 그렇게 하지 않을 것이며, 이는 대북제재위원회의 조치가 만장일치 방식이기 때문이라는 설명입니다.

뉴콤 전 분석관은 “러시아와 중국이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에 대응한 모든 조치를 방해한다는 점을 고려할 때 대북제재위원회는 어떤 제재도 할 수 없을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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