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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 인터뷰: 마이클 커비 전 COI 위원장] “침묵으로 북한 인권 개선할 수 없어…북한 주민 ‘알 권리’ 핵심”


마이클 커비 전 유엔 북한인권조사위원장(COI).

북한의 심각한 인권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고 해서 외면하거나 침묵해서는 안 된다고 마이클 커비 전 유엔 북한인권조사위원장(COI)이 말했습니다. 커비 전 위원장은 18일 VOA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북한의 심각한 인권 상황에 대한 한국 등 일부 국가들의 침묵에 우려를 나타내며 북한 주민들의 자유로운 정보 접근 등 ‘알 권리’ 지원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김영권 기자가 커비 전 위원장을 인터뷰했습니다.

기자) 유엔 북한인권조사위원회(COI) 위원장 임무를 마치신 지 8년이 되어 갑니다. 당시 최종보고서에서 “북한에서 벌어지는 인권 침해의 심각성과 규모, 본질은 현대 사회의 어떤 국가에서도 찾아볼 수 없다”면서 반인도적 범죄들에 대한 국제사회의 책임추궁을 강하게 권고하셨습니다. 먼저 현재 북한의 인권 상황을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커비 전 위원장) 실질적인 인권 개선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어떤 면에서는 상황이 더 나빠졌습니다. 특히 한국에서 밀반입한 드라마를 주민들이 시청할 경우 형사 처벌과 구금을 더 강화하는 반동사상문화배격법을 도입한 것은 주민들을 계속 고립시키겠다는 북한 지도부의 의지를 보여줍니다. 세상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세상이 북한 주민들을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대해 계속 주민들을 무지하게 만드는 것이죠.

기자) 유엔 북한인권조사위원회(COI) 보고서가 ‘북한 인권 문제의 성경책’으로 불릴 만큼 발표 당시 큰 주목을 받았었는데, 말씀을 들어 보니 북한 인권 개선에 그다지 영향을 미치지 않은 것 같군요.

커비 전 위원장) COI 보고서가 발표됐을 때 유엔, 특히 유엔 인권이사회에 큰 반향을 일으켰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유엔 인권이사회는 세계 많은 나라에서 벌어지는 끔찍한 인권 상황에 익숙합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북한의 이야기와 인권 기록에 대해 경악했습니다. 저는 유엔 북한인권조사위원회가 세상 누구도 그런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알지 못했다고 말할 수 없도록 했다는 측면에서 목적을 달성했다고 봅니다. 왜냐하면 옛 독일의 나치 정권이 무너졌을 때 대다수의 독일 사람들이 그렇게 말했던 것을 당신은 기억할 겁니다. 우리는 COI 보고서를 통해 북한 정권의 언론 통제가 이를 매우 어렵게 한다는 것을 모든 북한 사람이 알 수 있는 계기가 되길 원했습니다. 세상이 알아낸 것과 북한 내 인권 유린에 대해 세상이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북한 주민들이 알게 함으로써 북한에서 인권이 실현되는 해법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었습니다.

기자) 말씀을 들으니 과거 저희와 인터뷰 때 “인간의 자유로운 생각을 막을 만큼 강력한 모기장은 이 세상에 없다”고 하신 얘기가 떠오릅니다. 북한 지도부가 계속 “비사회주의 침투를 막기 위해 사상의 모기장을 단단히 쳐야 한다”고 강조한 데 대한 반박이셨는데, 말씀하셨듯이 김정은 위원장은 반동사상문화배격법, 청년교양보장법 등을 통해 주민들의 눈과 귀를 더 막으려 한다는 우려가 계속 나오고 있습니다. 국제사회가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요?

커비 전 위원장) 국제사회의 실질적인 위험은 해결이 너무 힘들다며 문제를 외면하는 겁니다. 우리는 유엔이 1945년 설립될 때 했던 약속과 1948년에 서명한 세계인권선언을 지켜야 합니다. 세계는 당시 인권 문제를 외면하지 않을 것이며, 다른 방향을 보지 않고 당장 대응할 것이라고 결의했습니다. 북한에서는 최근 1~2년 사이 두 가지 일이 일어났습니다. 앞서 얘기했듯이 외부 세계와 접촉한 주민들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는 법을 제정한 것, 무기 개발 권리를 주장하며 연쇄적으로 탄도미사일을 시험 발사하는 최근의 행태 등 북한에서 벌어지는 실상을 제대로 전하는 (외부) 매체에 대한 접근도 힘들어졌다는 것입니다. 북한에는 무기 개발과 인권 탄압, 이 두 가지가 함께 가고 있습니다. 따라서 인권 문제 해결 없이 핵 문제도 해결할 수 없다는 것을 국제사회가 깨달아야 합니다.

기자) 그럼 국제사회가 추가 인권 제재 등 김정은 위원장에 대한 압박을 더 강화해야 할까요?

커비 전 위원장) 그런 압박을 강화하기 위해선 많은 준비가 필요합니다. 하지만 아무것도 하지 않기로 했거나 심각한 도발과 잘못된 행태에 대해 계속 우호적으로 대하기로 결심했다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을 겁니다. 국제사회가 유엔 북한인권조사위원회의 최종보고서가 권고한 대응을 외면했을 뿐 아니라 그 대응이 너무 어렵고 불가능해 보여서 관심을 잃었다는 일부 징후도 있습니다. 다시 말씀드리지만, 인류는 유엔을 설립하면서 다시는 그렇게 하지 않겠다는 결의를 했습니다. 한눈팔지 않고 인권 유린에 대해 문제를 제기할 것이며 인권 보호와 인류 보편적 기준을 서로 연관 지어서 해법을 모색하는 노력을 절대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약속했습니다. 그 약속을 지켜야 합니다.

기자) 바이든 행정부에는 어떤 권고를 하고 싶으신가요?

커비 전 위원장) 바이든 행정부와 전 세계 자유와 인권을 옹호하는 지지자들은 북한의 인권 상황을 외면해서는 안 됩니다. 변화와 개혁을 위해 지속적으로 압박해야 합니다. 사실 저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김정은과 정상회담을 추진할 때 이것이 올바른 방향으로 가기 위한 첫걸음이라고 생각했었습니다. 하지만 외교가 통상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외곽에서 출발해 북한 정권이 제시하는 문제의 중심으로 넘어가는 방식 대신 트럼프 전 대통령은 바로 중심 사안인 핵무기 문제부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그 회담은 가치 있는 결과를 도출하지 못했고 회담도 지속되지 못했습니다. 저는 바이든 행정부가 이를 교훈 삼아 국무부의 전통적인 외교 방식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 방식은 국제 관계와 평화 안보, 보편적 인권 문제를 함께 해결해 나가는 겁니다.

기자) 과거 미국과 한국이 북한 인권과 관련해 좀 더 주도적으로 협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하셨는데, 여전히 같은 생각이신가요?

커비 전 위원장) 그렇습니다. 지도자들이 책임감을 갖고 질문에 답하도록 하는 것은 압력을 가해 발전을 이끌어내는 메커니즘의 일부입니다.문재인 한국 대통령의 경우에도, 한국 정부가 취한 일부 조치는 북한의 인권 상황을 규탄하는 유엔의 북한인권결의안 공동제안국에 불참하고, 협력과 합의의 작은 부분부터 찾으려 하지 않았습니다. 저는 전통적인 외교 체계가 남북한을 모두 포함하는 것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세계인권선언과 유엔 헌장에 반하는 북한 정권의 행동을 단순히 무시하는 것으로는 진전을 거둘 수 없습니다.

기자) 마침 3월에 한국의 대통령 선거가 실시돼 새 대통령을 선출합니다. 새 정부에 어떤 당부를 하고 싶으신가요?

커비 전 위원장) 글쎄요. 저는 한국이 아니라 북한을 담당했고 한국의 선거 운동에 관여하는 것 같아 언급하기가 조심스럽습니다. 하지만 한국이 지난 4년간의 경험을 통해 배우길 바랍니다. 침묵이 북한의 보상을 보장하지 않습니다. 다른 방향을 바라보는 것은 종종 보상이 아니라 모욕이 주어집니다. 제가 보기에 문재인 대통령은 더 많은 진전을 기대했던 것 같은데, 보시다시피 거둔 것은 매우 적습니다. 침묵의 정책으로 성과를 낼 수 있는 것은 거의 없습니다. 저는 북한의 인권 상황에 다시 관심을 높여야 할 때가 왔다고 생각합니다. 북한만이 단순히 나쁜 나라는 아닙니다. 이 세상에는 인권에 관한 한 많은 나쁜 나라가 있습니다. 저의 조국인 호주를 포함해 모든 나라는 인권 문제가 있습니다. 하지만 북한의 상황은 정말로 심각합니다. 따라서 북한 주민들을 위해 목소리를 높이면서도 이것이 침묵이나 비난 속에서만 이뤄지지 않도록 하는 것이 인간으로서 우리의 의무입니다. 그런 면에서 한국의 대선 이후에 북한의 인권 상황에 진전이 이뤄지길 바랍니다. 그리고 궁극적으로 한국인들이 염원하는 한반도의 통일은 북한의 인권 상황에 실질적인 개선이 있을 때에만 가능할 겁니다.

기자) 큰 이변이 없는 한 유엔 인권이사회가 오는 6월에 차기 북한인권특별보고관을 새로 임명합니다. 새 보고관이 어떤 역할에 중점을 두길 바라십니까?

커비 전 위원장) 차기 북한인권특별보고관의 가장 중요한 역할은 지식과 정보와 함께 북한 주민들이 북한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알도록 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것은 유엔 북한인권조사위원회(COI)의 최종 보고서 이후 북한에 실질적인 인권 변화가 없었기 때문에 당시 보고서로 되돌아간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때로 돌아가서 어떻게든 북한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는 큰 잘못들에 대한 지식을 북한 주민들이 알도록 방법을 찾는 것입니다. 그리고 북한 주민들이 그것들을 깨달아 인권에 진전을 거둘 수 있도록 하는 것이고요. 다른 방향으로 걸으면서 인권을 침해하는 가해자로부터 진전을 보장할 수 없습니다. 북한 주민들에게 관여해 그들에게 지식과 정보를 전달해야 합니다.

기자) 북한 주민들의 알 권리를 오늘 상당히 강조하셨는데요. 끝으로 주민들에게 어떤 메시지를 전하고 싶으신가요?

커비 전 위원장) 저의 메시지는 분명합니다. 포기하지 마시라는 겁니다. 인간의 발전과 인권에 대한 희망을 절대로 포기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이 중요한 메시지는 미국의 위대한 여성인 (프랭클린 루스벨트 전 대통령의 부인) 엘리너 루스벨트 여사가 초대 유엔 인권위원회 의장으로서 세계인권선언을 채택했을 때 만들어졌습니다. 인권은 유엔에 의해 세상과 사람들에게 주어진 게 아닙니다. 인권은 세상 모든 사람의 것입니다. 이제 인권이 북한 주민들의 것이란 것을 확실히 하도록 하는 것이 우리 앞에 놓인 과제입니다. 그것은 우리가 북한의 인권 증진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며, 특히 미국과 한국이 북한인권특사와 북한인권국제협력대사를 임명하고, 유엔이 서울 유엔인권사무소장을 임명하며 유엔 인권이사회가 새로운 북한인권특별보고관을 임명하는 것들을 포함할 겁니다.

호주 대법관 출신인 마이클 커비 전 유엔 북한인권조사위원장으로부터 북한의 최근 인권 상황과 개선 방안에 대해 견해를 들어봤습니다. 인터뷰에 김영권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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