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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RW “북한, 극단적 코로나 방역…한국은 북한인권운동 단속”


지난해 3월 북한 평양에서 마스크를 쓴 시민들.
지난해 3월 북한 평양에서 마스크를 쓴 시민들.

국제 인권단체가 올해도 북한을 세계에서 가장 억압적인 나라로 꼽았습니다. 특히 과도한 코로나바이러스 방역 조치를 비판하면서 주민들의 고립과 억압을 심화하고, 인도주의적 위기를 조성했다고 비판했습니다. 한국 정부가 북한으로의 정보 유입을 제한했다고도 지적했습니다. 조은정 기자가 보도합니다.

국제 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는 북한 정권이 2021년에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를 빌미로 극단적인 조치를 이어갔다고 지적했습니다.

뉴욕에 본부를 둔 이 단체는 13일 발표한 연례보고서에서 북한이 국제 여행을 대부분 금지하고, 모든 국제 항공편을 중단했으며 중국과의 국경을 봉쇄했다고 지적했습니다.

특히 북중 국경 인근에서는 허가 없이 진입하는 사람들을 무조건 사살할 것을 명령했다고 밝혔습니다.

또한 국내 여행도 제한해 필수 인력과 물품만 이동할 수 있도록 허락하고, 지역별 이동을 막아 주민들의 생활이 심각하게 타격을 입었다고 지적했습니다. 주민들의 식량, 의약품 등 필수품에 대한 접근이 제한됐다는 것입니다.

리나 윤 한반도 담당 선임연구원은 13일 VOA에 “김정은은 지난 1990년대 기근 시절 정권이 잃어버렸던 세 가지를 2021년에 되찾으려 했다”며 “국경 통제, 국내 이동 통제, 정보 통제”를 꼽았습니다.

[녹취: 윤 연구원] “The biggest concern is that these three things that the government is prioritizing is creating artificial humanitarian crisis with desperate need of food and medicine and other products that are basic necessities for people.”

윤 연구원은 “당국이 이 세 가지를 우선적으로 통제함으로써 인위적인 인도주의적 위기가 조성되고 있다”며 “식량과 의약품을 비롯한 생필품이 절실히 부족하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국경 지대 주민 중 의약품이 없어 설사병으로 사망하는 사례들도 여러 건 있었다고 들었다”며 “예방할 수 있는 일”이라고 말했습니다. 또 “지난 가을부터 아사자가 발생했다는 보고들도 입수했지만 확인된 이야기는 아니다”라고 말했습니다.

보고서는 75년 김씨 왕조의 세 번째 지도자인 김정은 위원장 통치 아래서 북한 주민들은 자의적인 구금과 강제노동, 고문, 강제실종, 처형을 당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또 북한 정권은 2021년 전략무기 개발을 빈곤 감소 보다 우선시했다며, 3월에서 9월 사이 미사일 실험을 실시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 밖에 북한 당국이 ‘반동사상문화배격법’을 2020년 12월에 채택하면서 외부 세계 정보를 입수하는 것이 형사 범죄가 됐다고 밝혔습니다. 한국, 미국, 일본에서 제작된 방송을 보거나 유포하는 행위는 장기 구금이나 사형에 처해질 수 있다는 설명입니다.

지난 2020년 6월 한국 서울에서 탈북민 단체 관계자들이 북한으로 풍선에 매달아 날려보낼 쌀과 마스크 등을 준비하고 있다.
지난 2020년 6월 한국 서울에서 탈북민 단체 관계자들이 북한으로 풍선에 매달아 날려보낼 쌀과 마스크 등을 준비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 북한 인권 상황에 대한 비판 약화시켜

보고서는 연례 보고서 한국 편에서 “문재인 정부가 북한 인권 상황에 대한 비판을 약화시켰다”고 지적했습니다.

특히 2019년부터 유엔 총회와 인권위원회에서 북한인권결의안 공동제안국에 불참하기 시작했다는 예를 들었습니다.

또 2021년에는 한국에서 활동하는 북한 인권 운동가들을 단속했다고도 지적했습니다.

남북관계발전법 개정안, 즉 ‘대북전단금지법’을 시행해 북한으로 정보를 보내는 탈북민들과 시민 단체들을 엄격히 제한했다는 내용도 담았습니다.

윤 연구원은 “한국 정부의 단속으로 북한 인권 단체에 실질적인 사기 저하를 가져왔다”고 지적했습니다.

[녹취: 윤 연구원] “Currently the chilling effect that South Korea’s crackdown on N Korean human rights group has had is real. North Korean organizations do feel concerned. They have had reduced access or very limited access to funding because of the pressure that the S Korean government is putting. So the environment is very hostile against the N Korean human rights group in S Korea.”

“한국 정부의 압력 때문에 북한 인권단체들의 자금 확보에 제약이 생기고 북한 인권단체들에 대한 환경은 매우 적대적”이라는 설명입니다.

윤 연구원은 “민주 국가인 한국 정부가 북한인들의 권리를 보호하고 정보를 보내야 하는데 정반대의 행동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앞으로 한국 정부가 남북한 인권을 증진하는데 우선순위를 둬야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또 국제사회와 국제기구들은 북한 당국을 압박해 코로나 백신을 비롯한 의약품과 식량 지원을 수용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조은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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