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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 톡] "김정은, 10년간 무기 개발로 고립 자초…종전선언, 비핵화 연계돼야"


지난달 12일 한국 서울역에 설치된 TV에서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 관련 뉴스가 나오고 있다.
지난달 12일 한국 서울역에 설치된 TV에서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 관련 뉴스가 나오고 있다.

로버트 아인혼 전 미 국무부 비확산∙군축담당특보와 스콧 스나이더 미 외교협회 미한정책국장은 집권 10년을 맞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핵과 미사일 개발로 권력을 공고히 했지만 스스로를 국제사회로부터 고립시키는 대가도 치르게 됐다고 분석했습니다. 두 전문가는 17일 VOA 한국어 서비스의 ‘워싱턴 톡’ 프로그램에 출연해 한국이 추진 중인 종전선언에 바이든 행정부가 여전히 의구심을 갖고 있다며, 종전선언은 비핵화 과정과 연계돼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아인혼 전 특보와 스나이더 국장의 대담을 함지하 기자가 정리했습니다.

진행자) 김정은 위원장이 아버지 김정일 사망 이후 북한을 통치한 지 10년이 됐습니다. 아인혼 대사님. 지난 10년 동안 그의 집권에서 특징적인 점은 무엇이었습니까?

아인혼 전 특보) “매우 중요한 특징은 김정은이 가시성이 매우 높은 인물이었다는 점입니다. 그의 아버지인 김정일은 그렇게까지 공개적으로 모습을 드러낸 인물은 아니었습니다. 때로 김정은은 몇 주 동안 사라지기도 했지만 일반적으로 김정은은 공개적으로 얼굴이 드러나는 인물이었습니다. 그가 어떻게 생겼는지 모두 알고 있죠. 또 다른 특징은 놀랄 정도의 성숙함입니다. 그는 엄청난 대담함과 자신감, 무자비함 그리고 권력을 굳건히 하는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물론 핵심적인 특징은 지난 10년을 되돌아 볼 때 김정은이 북한의 핵과 미사일 역량을 확장하고 다양화하기로 결심한 시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진행자) 스나이더 국장님. 김정은 체제 아래 북한의 지난 10년을 어떻게 평가하시겠습니까?

스나이더 국장) “인상적인 것 중 하나는 김정은이 처음에는 할아버지를 따라하는 통치를 시작했지만 점차 그의 통치가 아버지를 떠올리게 한다는 점입니다. 김정일이 기근에서 벗어난 후 경제개혁 프로그램을 추진했던 모습이 그렇습니다. 긴축과 재중앙화 조치였죠. 김정은 체제에서도 같은 모습을 보고 있습니다. 개혁에 대한 노력이 뒤따른다는 차이점은 있지만요. 우리는 김정은 체제 아래 북한이 다시 기근으로 빠져들 수 있는 긴축정책을 목격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스나이더 국장님. 김정은은 아버지나 할아버지처럼 핵역량이 자기 권력의 필수적 부분으로 믿는 것 같은데요.

스나이더 국장) “핵 프로그램은 김정은 체제 아래 할아버지와 아버지의 유산을 부각시키는 정당성의 도구가 됐다고 생각합니다. 위험을 차단하는 것이죠. 불안정의 위험을 미연에 방지한다고 인식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여기에는 대가가 따릅니다. 그 프로그램은 결국 그의 경제적 목적 달성을 막기 때문입니다.”

진행자) 아인혼 대사님. 북한의 핵과 미사일 프로그램 개발이 김정은 위원장의 권력을 더 견고하게 했다고 보십니까?

아인혼 전 특보) “김정은은 핵 억제력과 미사일 프로그램이 정권 생존에 필수적인 것으로 믿는다고 생각합니다. 협상으로 포기할 수 있는 게 아니라는 것이죠. 이것은 북한 침략을 억제한다는 그의 시각과 한국 위협에 대한 효용성 때문입니다. 또 김정은은 그런 것이 국내적으로도 자신의 정권 유지에 도움이 된다고 믿는 것 같습니다. 특히 북한의 중요한 권력기구인 군부에 대해 그렇습니다.”

진행자) 그렇다면 핵과 무기 프로그램이 실제로 북한 정권의 국제사회 외교적 입지 강화에 도움이 되었나요?

아인혼 전 특보) “그렇지 않습니다. 핵과 미사일 프로그램은 정치적으로 정권을 고립시켰습니다. 엄청난 경제 제재 등을 초래하기도 했죠. 그러나 김정은은 이러한 핵 프로그램 없이는 아무도 그의 나라에 관심을 기울이지 않을 것이라는 걸 알고 있습니다. 그의 핵과 미사일 프로그램은 그의 나라와 그 자신을 세계 무대에서 중요한 선수로 만들었습니다. 따라서 저는 핵 미사일 프로그램의 국제적 효과에서 김정은에게 혼재된 결과를 가져왔다고 생각합니다.”

진행자) 스나이더 국장님. 핵과 미사일 프로그램들이 북한 외교에 효과적인 지렛대 역할을 하고 있습니까?

스나이더 국장) “결과적으로 그것들은 북한의 외교적 목적에 장애물이 됐다고 생각합니다. 비록 핵 프로그램이 유용한 것으로 인식되고 있다고 하더라도 많은 것들이 현실 속에서 돌고 있습니다. 현재 그가 처한 상황을 살펴보면 그는 여전히 고립돼 있는 걸 볼 수 있습니다. 또 지난 1월 노동당 8차 당대회에서 밝힌 여러 목표들도 어떤 지속적인 방식으로 실현되지 않고 있습니다.”

진행자) 최근 미국은 북한과 연계된 개인과 기관들을 대상으로 인권 관련 제재를 부과했습니다. 일각에서는 북한에 대한 미국의 좌절감이 반영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는데요. 아인혼 대사님도 그렇게 보시나요?

아인혼 전 특보) “바이든 행정부는 북한이 마주 앉아 대화하기를 꺼리는 것에 매우 좌절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것 때문에 제재가 부과된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바이든 행정부는 북한 인권 문제에 전념하고 있다는 점을 매우 분명히 해왔습니다. 최근 제재 조치는 핵 문제에 대한 대화 의지의 반영일 뿐 아니라 북한의 인권유린 문제를 지적하기 위해서입니다.”

진행자) 스나이더 국장님. 이번 제재 지정이 인권 문제에 대한 바이든 행정부의 의지를 보여준다는 견해에 동의하십니까?

스나이더 국장) “인권 문제에 대한 바이든 행정부의 의지를 보여준다고 생각합니다. 솔직히 제재 대상과 그 근거가 발표됐을 때 놀랐습니다.제가 우려하는 것은 북한 측입니다. 어쩌면 그들은 이번 조치를 외교에 나서지 않는 또 하나의 명분으로 삼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진행자) 아인혼 대사님. 이번 조치로 북한이 대화를 더 꺼리게 될까요?

아인혼 전 특보) “북한이 지금 상황보다 더 물러나는 것을 상상하긴 어렵습니다. 북한이 코로나 팬데믹 봉쇄와 마주 앉아 대화하길 거부하는 상황에서 말이죠. 그렇지 않습니다. 큰 영향은 없을 겁니다.”

진행자) 문재인 한국 대통령은 최근 미국과 한국, 북한, 중국이 한국전쟁에 대한 종전선언을 원칙적으로 동의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아인혼 대사님. 우리가 종전선언에 더 가까워졌다는 것을 의미하나요?

아인혼 전 특보)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보이는 게 전부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종전선언에 강한 의지를 갖고 있습니다. 그는 그것이 관여를 촉진하고 핵 문제에 대한 진전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믿고 있습니다. 그러나 바이든 행정부는 회의적입니다. 바이든 팀은 종전선언을 받아들일 준비는 돼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건 핵 문제를 진전시키는 조치의 일환일 때 그렇습니다. 바이든 팀은 강한 의구심을 품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선언 하나가 긍정적인 효과를 내고 북한을 협상 테이블로 복귀시킬 것이라는 점을 말입니다.”

진행자) 스나이더 국장님. 문재인 대통령이 달성하려는 목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스나이더 국장) “아인혼 대사의 의견에 동의합니다. 이건 실제 내용이 제목과 맞지 않는 상황입니다. 실제로 문재인 대통령의 발언을 살펴보면 그는 기본적으로 사실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전체적인 제목은 실제 현실보다도 문 대통령의 희망을 둘러싼 분위기를 전달했다고 생각합니다. 오히려 올바른 접근법은 북한과 미국의 우선 순위들을 하나로 묶어 연결하는 관점에서 토대를 마련하는 것입니다. 어쩌면 종전선언도 있을 수 있겠지만 비핵화 문제도 함께 있어야 합니다. 이를 통해 양측은 공동의 관심사를 해결하기 위해 일치된 방식으로 전진할 수 있을 겁니다.”

진행자) 아인혼 대사님. 종전선언이 ‘최종 단계’가 아니라 ‘과정’이 될 수 있을까요?

아인혼 전 특보) “그렇습니다. 종전선언이 이뤄진다고 한다면 하나의 묶음으로써 가장 도움이 될 것입니다. 핵 문제도 포함이 되는 것이죠. 이건 첫 단계일 뿐입니다.궁극적으로 한반도 평화체제와 다른 당사국들 간의 평화 협정 등으로 이어질 것입니다. 이건 긴 과정입니다. 한반도에서 평화와 항구적인 평화를 구축하는 건 비핵화를 향한 조치와 함께 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건 트럼프 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의 싱가포르 공동성명에서 구체화된 접근법입니다. 그들은 이런 병행적 과정에 대해 논의했죠. 긴 과정입니다. 저는 비핵화 없는 상황에서 평화 협정이 맺어지는 걸 상상할 수 없습니다.”

지금까지 로버트 아인혼 전 국무부 특보와 스콧 스나이더 미 외교협회 미한정책국장의 대담 들으셨습니다.

※ 두 전문가의 대담은 한반도 시간 18일(토) 오후 9시 VOA 한국어 방송 웹과 YouTube, Facebook의 '워싱턴 톡'에서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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