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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개국 민주주의 정상회의 폐막...각국 정상들 "민주주의 강화 노력"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0일 민주주의 정상회의에서 폐막연설을 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0일 민주주의 정상회의에서 폐막연설을 했다.

전 세계 110여개 국가가 참가한 이틀 일정의 민주주의 정상회의가 막을 내렸습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의 민주주의를 강화하겠다고 약속했고, 다른 나라 정상들에게는 공약을 얼마나 실천했는지 내년 정상회의에서 밝히길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조은정 기자가 보도합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10일 ‘민주주의 정상회의’ 폐막 연설에서 미국 국내적으로 민주주의를 더욱 강화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그 일환으로 법 제정을 통해 보다 자유롭고 공정한 선거제도를 확립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녹취: 바이든 대통령] “The sacred right to vote, to vote freely, the right to have your vote counted, is the threshold liberty for democracy, for every democracy.”

바이든 대통령은 자유롭게 투표할 신성한 권리, 투표가 집계될 권리는 민주주의의 최소한의 기준이라고 말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이틀간의 회의에서 각국 정상들의 공약으로 민주주의가 더욱 강화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권위주의와 부패에 대항하고 인권을 도모하며 전 세계에서 민주주의가 더욱 발달할 수 있는 씨앗이 될 약속들이라는 것입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또한 이번 정상회의를 통해 민주주의가 세계 곳곳에 있음이 증명됐다고 밝혔습니다.

[녹취: 바이든 대통령] “Autocracies can never extinguish the ember of liberty that burns in the hearts of the people around the world and every person in the world.”

“권위주의 정권들은 절대로 전 세계 사람들의 마음 속에 있는 자유에 대한 열망을 꺼트릴 수 없다”고 바이든 대통령은 말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내년 제2차 민주주의 정상회의 때 각국이 공약에 대한 이행 수준을 보고하길 바란다고 밝혔습니다.

알베르토 페르난데스 아르헨티나 대통령(오른쪽)과 산티아고 카피에로 외무장관이 10일 부에노스아이레스 대통령궁에서 민주주의 정상회의에 참석했다.
알베르토 페르난데스 아르헨티나 대통령(오른쪽)과 산티아고 카피에로 외무장관이 10일 부에노스아이레스 대통령궁에서 민주주의 정상회의에 참석했다.

50여개국 정상 연설, 민주주의 강화 노력 밝혀

10일 회의에서는 전날에 이어 유럽연합과 캐나다, 인도, 한국, 일본 등 약 50여개국 정상들이 민주주의 강화를 위한 각국의 노력을 설명했습니다.

문재인 한국 대통령은 “한국이 민주주의 가치를 증명하는 대표적인 나라”라며 세계 민주주의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문재인 대통령] “Every time authoritarianism suppressed the Korean people, they protected democracy and moved it forward through peaceful civil revolutions.”

“권위주의가 국민을 억압할 때마다 한국 국민들은 평화적인 시민혁명으로 민주주의를 지키고 진전시켰다”고 문 대통령은 말했습니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한 나라에 민주주의가 확립되기 위해서는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며 일본이 기여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녹취: 기시다 총리] “Japan will focus on supporting human resource development around the world. Japan will also continue to share its experiences and knowledge on building institutions, including judicial systems to ensure that election results reflect the will of the people.”

일본은 각국의 인재 양성을 지원하고 사법기관 등 민주적 제도 확립 경험을 공유하며 선거 결과가 국민들의 의사를 반영하도록 하겠다고 기시다 총리는 말했습니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는 인도가 세계에서 가장 큰 민주주의 국가라며, 이번 정상회의는 민주주의 국가들 간 협력을 도모하는 시의적절한 계기라고 평가했습니다.

[녹취: 모디 총리] “We all need to continuously enhance inclusion, transparency, human dignity, responsive grievance redressal and decentralization of power.”

포용과 투명성, 인간 존엄을 증진하고 국민들의 고충을 해결하며 권력을 분산하는 노력을 계속 기울여 나가야 한다는 것입니다.

중국과 러시아가 민주주의 정상회의에 배제된 가운데 10일 회의에서는 이들 나라와 갈등을 겪고 있는 우크라이나와 타이완 고위 당국자들이 발언했습니다.

우크라이나의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입니다.

[녹취: 젤렌스키 대통령] “So we will continue to combat violation of the rights of any person, no matter where that person may be, whether in the temporary occupied territories of the Donbass or in the annex Crimea, within our own country.”

젤렌스키 대통령은 “모든 사람들이 겪는 인권 침해에 대응할 것이라며, 일시적으로 점령당한 돈바스 지역이나 병합된 크림 반도, 우크라이나 영토 등 모든 곳에서 그렇게 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크림반도는 2014년 러시아에 병합됐으며, 돈바스 지역은 친 러시아 성향의 분리주의 반군이 통제하고 있습니다. 최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국경 지대에 대규모 병력을 배치하면서 침공 우려가 높아지는 가운데 나온 발언입니다.

이날 회의에서는 홍콩 민주인사 네이선 로 씨도 발언하며 중국을 정면 비판했습니다.

[녹취: 네이선 로] “For too long the world has embraced the rise of China without developing mechanisms to hold it accountable. That’s why political actors and civil society leaders must work together. We must leverage all we have to ensure that the democratic revival is our top priority.”

로 씨는 “국제사회가 너무 오랫동안 중국에 책임을 물을 장치없이 중국의 부상을 수용했다”며 “정치인들과 시민 지도자들이 함께 협력해 민주주의 회복을 최우선 과제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2014년 홍콩 ‘우산 혁명’을 이끈 민주화 인사인 로 씨는 홍콩국가보안법 통과 후 홍콩을 떠나 영국에 망명 중입니다.

‘세계 인권의 날’... 인권 대표ㆍ시민 운동가 발언 이어져

‘세계 인권의 날’이자 이틀째 회의인 10일에 전 세계의 인권을 증진하고 권위주의에 맞서 민주주의를 도모하며 선거와 법치주의 등 민주적 제도를 강화하는 주제의 토의들이 열렸습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포퓰리즘, 인종 차별주의, 극단주의 등 사회 통합을 저해하고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움직임이 부상하는데 대해 깊이 우려한다고 지적했습니다.

[녹취: 구테흐스 사무총장] “Now is the time to reaffirm shared values and strengthen democratic resilience that requires deepening social dialogue, tackling inequalities, combating corruption, renewing the social contract, investing in quality education, and expanding opportunities for women and girls.”

구테흐스 총장은 지금이야말로 민주주의를 강화하고 공통의 가치를 확인해야 할 때라며, 사회적 대화를 도모하고 부패를 척결하며 교육에 투자하고 여성과 소녀들에 대한 기회를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자이드 라드 알 후세인 전 유엔인권최고대표는 지금도 전 세계에서 많은 사람들이 정권에 반대한다는 이유만으로 탄압을 받는다고 지적했습니다.

[녹취: 자이드 전 최고대표] “Indeed, it is always fun and games until they knock on the door, until you are hit and dragged away in front of your children without a word of explanation, until you are stripped of everything you once enjoyed, and jailed without hope of release or adequate defense. You only so-called crime was that you dissented or were perceived to have dissented.”

자이드 전 최고대표는 “갑자기 그들이 문을 두드리고 아이들 앞에서 설명 없이 구타하고 끌고 가며, 모든 것을 빼앗기고 적절한 변호 없이 석방의 희망도 없이 감금된다”며 “유일한 죄는 정권에 반대했다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9일과 10일 화상으로 열린 이번 회의에는 약 100개국의 정부와 시민사회 지도자, 민간 분야 대표 등이 초청됐습니다.

우즈라 제야 미 국무부 안전.민주주의.인권 담당 차관은 ‘민주주의 정상회의’ 폐막 뒤 전화 브리핑에서 내년은 ‘행동의 해’(the year of action)이며 공약을 실천으로 옮기는 해가 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녹취: 제야 차관] “The year of action will feature focused dialogues among summit stakeholders to deepen and expand commitments announced at the 2021 summit.”

올해 정상회의에서 발표된 공약들을 더욱 깊이 또 넓게 확대하는 집중적인 대화들을 내년에 진행할 것이라는설명입니다.

제야 차관은 반부패, 선거 공정성, 법치주의, 시민 운동, 언론 자유, 근로자 자유 등의 주제에 대한 협의가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조은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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