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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북 미군 젠킨스 이야기, 미국 TV 드라마 제작 예정


주한미군으로 복무 중 월북해 39년 동안 북한에서 생활했던 찰스 로버트 젠킨스 씨.

주한미군으로 복무 중 월북해 39년 동안 북한에서 생활했던 찰스 로버트 젠킨스 씨의 이야기가 미국 TV 드라마로 제작됩니다. 드라마는 북한의 모습과 인간의 생존 본능을 담은 젠킨스 씨의 회고록을 바탕으로 할 예정입니다. 이조은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주한미군 출신인 찰스 로버트 젠킨스 씨가 북한에서 보낸 약 40년간의 생활을 바탕으로 한 TV 드라마가 미국에서 제작될 예정입니다.

미국 연예 전문매체 ‘버라이어티’에 따르면 한국의 예산 지원을 받은 영화제작사 ‘무빙픽처스’의 이 드라마 제작에는 미국의 피터 랜즈먼 감독과 영화 기획자 겸 작가인 닉 오스본 씨가 참여합니다.

랜즈먼 감독은 2017년 영화 ‘백악관을 무너뜨린 사나이’와 2015년 ‘게임체임저’ 등을 제작한 미국의 유명 영화감독입니다.

드라마는 1965년 주한미군 복무 중 탈영해 북한으로 넘어갔다가 거의 40년 만에 일본에 정착한 젠킨스 씨의 이야기를 담은 회고록인 ‘마지못한 공산주의자’(The Reluctant Communist)을 바탕으로 제작됩니다.

젠킨스 씨와 미국 ‘타임’ 잡지의 짐 프레드릭 기자가 공동 집필한 이 회고록은 지난 2008년 미국에서 발간됐습니다.

회고록은 젠킨스 씨가 한국전쟁 약 13년 뒤인 1965년 국경을 넘어 북한으로 탈영해 약 40년 동안 `은둔국가'에서 생활하면서 느낀 북한의 모습과 인간의 생존 본능을 보여주는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랜즈먼 감독은 ‘버라이어티’와의 인터뷰에서 “(젠킨스 씨의) 이야기를 듣자마자 ‘트라우마에도 불구하고’가 아닌 ‘트라우마를 통해’ 사랑과 희망, 인류애를 찾은 이 신화적인 이야기를 계속 생각하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젠킨스 씨는) 단순히 살아남은 것이 아닌 다른 사람들은 시들거나 죽게 되는 환경에서 살아남은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노스캐롤라이나 주 출신인 젠킨스 씨는 주한미군 육군 병장으로 복무 중이던 1965년 비무장지대(DMZ) 근무 중 탈영, 월북해 39년간 북한에서 생활했습니다.

젠킨스 씨는 2008년 VOA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에서의 생활은 ‘지옥’과 같았다고 회고했습니다.

젠킨스 씨는 탈영 후 북한에서 다른 미군 병사 3명과 함께 수용소에 수감돼 북한 병사들의 감시 아래 주체사상 학습을 강요받았다고 밝혔습니다.

[녹취:젠킨스 씨] “Anyway all morning we studied (indistinct). And, in other words, Juche, Kim Il-Sung's crazy idea.”

그러면서 “39년 6개월 하고도 4일을 북한에서 보냈다”며 “탈출할 수 없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에 국경 가까이도 가 본적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녹취:젠킨스 씨] “I spent 39 years, six months and four days in North Korea. I never got close to any border.”

젠킨스 씨는 1968년 북한 군에 나포된 미 해군 정찰함 푸에블로호 사건을 다룬 북한의 선전영화에 미군 선장으로 출연하기도 하는 등 북한 당국의 대미 선전에 이용되기도 했습니다.

1980년에는 북한에서 일본인 납치 피해자인 소가 히토미 씨와 결혼했습니다.

소가 씨는 2002년 북한 정권이 일본에 납치 피해 사실을 시인하며 풀려났고, 젠킨스 씨는 2년 뒤인 2004년 두 딸과 함께 인도네시아를 경유해 일본에 정착했습니다.

젠킨스 씨는 탈영으로 인해 일본에 정착한 해에 미국 군법회의에서 금고 30일의 형을 받았지만, 형기 단축으로 석방됐습니다.

이후 2017년 말 77세의 나이에 세상을 떠났습니다.

젠킨스 씨는 숨지기 약 한 달 전 미 `로스앤젤레스타임스'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자신은 탈영 전 주한미군 복무 중 맡겨진 임무에 불만을 갖고 있었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자신의 부대가 국경 접경 지역의 야간순찰 임무를 맡아 죽음의 두려움을 느꼈고, 베트남으로 보내질 수 있다는 걱정에 시달리며 지내다가 우발적으로 탈영을 결정했다는 겁니다.

한국전쟁 이후 탈영해 월북한 미군은 젠킨스 씨를 포함해 총 6명이고, 젠킨스 씨를 제외한 나머지 미군은 모두 북한에서 세상을 떠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VOA 뉴스 이조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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