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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김정은 집권 10주년 분위기 조성 나서… '3대혁명 선구자 대회' 예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삼지연시 건설 사업 현장을 방문했다고, 16일 북한 관영매체들이 전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삼지연시 건설 사업 현장을 방문했다고, 16일 북한 관영매체들이 전했다.

북한이 통상 10년 주기로 열던 ‘3대혁명 선구자대회’를 6년 만에 개최한다고 예고했습니다. 안팎의 어려움 속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공식 집권을 알렸던 군 최고사령관 추대 10년을 기념하고 내부 결속을 강화하기 위한 분위기 조성에 나서고 있다는 관측입니다. 서울에서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5일 “제 5차 3대혁명 선구자대회가 평양에서 진행되게 된다”며 참가자들이 14일 평양에 도착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정확한 대회 개최일은 밝히지 않았지만 대회가 임박했음을 예고한 겁니다.

‘3대혁명 선구자대회’는 ‘3대혁명 붉은기쟁취운동 선구자대회’라는 이름으로 지난 1986년 11월과 1995년 11월, 2006년 2월, 2015년 11월 등 10여 년 주기로 열렸습니다.

1970년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주도로 진행된 ‘3대혁명 붉은기쟁취운동’은 사상과 기술, 문화의 3대혁명을 관철하기 위해 제창된 대중동원 운동입니다.

또 경제건설의 어려움을 이겨내기 위한 주민들의 노력경쟁 운동이기도 합니다.

한국 국가정보원 산하 국가안보전략연구원 김인태 박사는 3대혁명은 노동당 규약상 당의 총노선으로 규정돼 있다며, 이번 행사는 올 초 8차 당 대회 이후 이어져 온 충성대회의 일환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김 박사는 특히 다음달 30일 김정은 위원장의 군 최고사령관 추대 10주년 기념일을 앞두고 체제 과시와 내부 결속을 위한 대규모 정치 행사로서의 의미가 크다고 설명했습니다.

[녹취: 김인태 박사] “10년을 맞아서 체제를 과시하는 차원에서 적절한 대회가 3대혁명 선구자대회라고 판단된 것 같고요. 이것은 특정, 어느 당정군 분야별 대회가 아니고 당정군 전반을 아우르는 종합적 대회라고 볼 수 있거든요. 그래서 흔히 북한에서 진행되는 충성대회 가운데 가장 레벨이 높은 대회 중 하나거든요.”

김 박사는 이 대회를 통해 김정은 집권 10년을 경축하면서 김정은 체제의 새로운 10년의 출발선상에서 3대혁명을 동력으로 삼겠다는 의미를 담으려고 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한국 정부 산하 국책연구기관인 통일연구원 조한범 박사는 3대혁명의 하부조직인 3대혁명 소조는 김일성에서 김정일로의 권력세습 과정에서 권력 기반을 공고하게 만들기 위한 대중동원 운동 청년조직으로, 지금은 열기가 많이 식은 상태라고 지적했습니다.

[녹취: 조한범 박사] “3대혁명 소조운동 자체가 지금 동력을 많이 잃었고요. 보통 10년에 한번씩 열리는 대회입니다. 또 코로나 상황에 어울리지 않는 대형 대회거든요. 올해 대형 대회의 모든 목표가 사실은 체제결속이 목표거든요. 6년 만에 이례적으로 열리는 것은 체제 결속과 성과 독려를 위한 정치적 행사의 성격이 큽니다.”

이번 대회가 새로운 경제발전 5개년 계획 첫 해 결산을 앞두고 열린다는 점에서 경제적 측면에서의 성과 도출을 위한 주민 독려에도 목적을 두고 있다는 관측입니다.

지난해 연말 8차 당 대회를 앞두고 막판 성과를 끌어올리기 위해 ‘80일 전투’를 벌인 것처럼 올해도 연말 전투 분위기 조성에 나선 양상입니다.

김형석 전 한국 통일부 차관은 그러나 국제사회 대북 제재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에 따른 국경 봉쇄 속에서 소기의 목표 달성이 어려운 상황인 점을 감안하면 이번 대회가 주민들의 불만을 완화하는 차원에서 활용될 수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김형석 전 차관] “성과적으로 결속되는 부분이 그렇게 눈에 보이지 않아요. 그러면 이 부분에 대해서 사전에 왜 이게 이렇게 어려운지에 대한 내부 설명과 북한 주민들의 기대치, 그리고 불만을 낮추기 위한 하나의 예방주사 효과도 있는 거죠.”

통일연구원 홍민 박사는 이번 대회를 통해 각 분야 모범 단위에 대한 치하를 통해 주민들을 격려하고 경제와 국방 분야에서의 5개년 계획 달성을 고무하는 김 위원장의 메시지가 전달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한편 지난달 국방발전 전람회 연설 이후 한 달 여 동안 공개행보에 나서지 않았던 김 위원장이 삼지연시 건설사업장에 다시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북한 대외관영 ‘조선중앙통신’은 16일 김 위원장이 “삼지연시 건설사업이 마무리되는 것과 관련해 3단계 공사실태를 료해하기 위해 삼지연시를 현지 지도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삼지연은 김 위원장 일가의 ‘백두혈통’을 상징하는 백두산을 행정구역으로 하는 ‘혁명성지’로, 북한은 김 위원장의 지시로 2018년쯤부터 삼지연을 ‘산간 문화도시의 훌륭한 표준이자 이상적인 본보기 지방 도시’로 재개발해왔습니다.

북한은 당초 삼지연시 3단계 완공 시점을 당 창건 75주년이었던 지난해 10월 10일로 제시했지만, 수해와 신종 코로나 사태 등 악재가 겹치면서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습니다.

홍민 박사는 삼지연 개발은 김 위원장 통치 10년을 상징하는 치적사업으로 이번 행보도 그런 선전활동의 하나로 풀이했습니다.

[녹취: 홍민 박사] “10년을 맞아서 자신이 역점을 뒀던 삼지연을 방문해서 전국에 가장 샘플이 될 수 있는 이 모범을 성과로 보여주는 측면도 있고 이것이 향후 11월, 12월에 걸쳐서 연말 결산의 상황도 있고 또 10년 결산의 상황도 있고 그래서 아마 그 서두를 여는 역할 이런 의미를 갖고 있다고 보여집니다.”

한국 통일부 당국자는 “국가경제발전 5개년 첫 해 성과를 홍보하는 측면도 있고 김 위원장 집권 10주년을 맞아 인민생활 분야에서 눈에 띄는 성과의 하나로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김인태 박사는 북한이 다음달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사망 10주기와 김 위원장의 군 최고사령관 추대 10주년 기념일을 앞두고 분위기를 끌어올리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김 박사는 최근 북한 내부에서 김 위원장에 대해 ‘수령’ 호칭을 사용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는 데 대해 김정은 체제 10년의 마무리와 새로운 10년의 출발은 ‘김정은 수령주의’의 완성이 핵심일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녹취: 김인태 박사] “3대혁명 선구자 대회를 마감을 하면서, 이게 11월에 마감이 되지 않습니까. 그러니까 10년 체제를 과시하는 마지막 일정은 최고사령관 추대 기념일에 맞춰서 진행되겠죠. 그러니까 그 전에 김정은 사망 10주기를 탈상 개념으로 해서 김정은 체제를 과시하는 방향에 맞춰서 진행을 할테니까요.”

김 박사는 군 최고사령관 추대에 맞춰 다음달 군부의 충성대회 등이 열릴 수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통일부는 “북한에서 김 위원장 집권 10년 기념행사와 관련해 예고한 바는 없지만 내부결속 그리고 5개년 계획 첫 해의 성과 결산 등 여러 수요가 있다”며 “관련 동향을 지속 지켜보겠다”고 말했습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김환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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