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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취약계층, 전반적 지원 필요한 상황…중단된 사업 재개 준비돼"


지난해 8월 북한 평양역에서 역무원이 승객의 체온을 재고 있다.
지난해 8월 북한 평양역에서 역무원이 승객의 체온을 재고 있다.

미국과 한국이 대북 인도주의 지원을 위한 구체적 방안을 검토 중인 가운데 민간 구호단체들도 대북 활동 재개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미국 내 구호단체들은 북한 내 취약계층에 대한 광범위한 분야의 지원이 절실하다며, 북-중 국경이 조속히 재개되길 희망했습니다. 안소영 기자입니다.

성 김 미국 국무부 대북특별대표와 노규덕 한국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24일 회동 직후 다양한 대북 관여 방안의 하나로 인도적 지원을 검토 중임을 거듭 확인했습니다.

성 김 대표는 회동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북한 내 가장 취약한 계층을 돕기 위해 북한과 협력할 준비를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성 김 대표는 지난달 일본에서 열린 미-한-일 수석대표 협의에서도 비핵화 진전과 상관없이 인도주의 지원 분야에서 북한과 협력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접근성과 모니터링 등 국제기준만 충족한다면 가장 취약한 북한 주민에 대한 인도적 지원을 지지한다는 입장을 강조한 겁니다.

미국 내 구호단체들은 2년 가까이 대북 지원사업이 중단된 상태라며, 북한은 취약계층을 중심으로 식량과 의료, 보건 등 전반적 분야에서 도움이 필요한 상황일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20년 가까이 북한을 지원해 온 한 단체는 25일 VOA에 북한 내 인도주의 상황에 대한 유엔기구와 여러 국제단체들의 보고는 단편적 관측에 불과할 것이라며, 실제 상황은 더욱 어려울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구호단체] "Also, virtually no humanitarian aid has been delivered since January 2020 -since this aid was already targeted at the "most vulnerable" - the shut off of this help will be deeply felt by these truly vulnerable populations..."

이 단체 관계자는 지난 22개월 간 북-중 국경이 닫히고 대북 지원활동도 중단된 가운데 지난해 북한은 1981년 이래 가장 큰 수해를 입었다고 말했습니다.

그럼에도 국경 봉쇄로 국제사회의 지원이 이뤄지지 못해 가장 취약한 계층의 고통이 가중됐을 것이라며, 일상을 버티기 위한 광범위한 분야의 도움을 필요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 관계자는 또 올해 북한의 수확량을 정확히 가늠할 수는 없지만 이미 식량 부족 상황을 우려하는 발표가 있다며, 식량은 북한에 가장 중요한 지원 가운데 하나일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미국 농무부는 최근 공개한 ‘10월 쌀 전망 보고서’에서 북한을 콜롬비아와 이라크, 이란 등과 함께 지난해 보다 쌀 생산량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는 14개 나라에 포함시켰습니다.

앞서의 단체 관계자는 최근 유엔기구를 통해 결핵 치료제와 검사기 등이 북한으로 반입됐지만 그동안 공백기를 고려하면 더 많은 물량이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진통제와 항생제, 항균제 등 일반 의약품도 가장 필요한 물품이라고 전했습니다.

그러면서 북-중 국경이 다시 열리면 바로 북한에 들어가 그 동안 중단된 결핵치료 등 보건 지원활동을 이어나갈 모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습니다.

북한에 농업기술을 지원하는 워싱턴의 민간단체인 미국친우봉사회(AFSC) 제니퍼 다이버트 북한 프로그램 디렉터는 25일 VOA에 보낸 이메일에서 하루 빨리 북-중 국경이 열려 중단된 대북 지원 프로그램을 재개할 수 있기를 희망했습니다.

[다이버트 디렉터] ”AFSC works with four cooperative farms and the Academy of Agricultural Sciences to raise productivity and implement sustainable agricultural practices through pragmatic approaches that can be field-tested on partner cooperative farms. We hope to continue these projects working with farms when the border re-opens.”

다이버트 디텍터는 AFSC가 북한 내 4개 협동농장과 농업과학원을 통해 (농작물) 생산과 협동농장 내 현장실험 등 지속 가능한 농업기술을 전수해 왔다고 말했습니다.

이 단체는 협동농장에 매년 봄에는 모내기 작업을 돕기 위해 비료와 벼 종자를 위한 플라스틱 모판을 전달해 왔고, 가을에는 겨울철 온실재배에 필요한 비닐 자재와 아연 파이프 등을 보냈습니다.

온실에서 재배되는 채소는 겨울철 농장 가족들에게 영양소를 공급하는 주요 식량인데, 이 단체는 지난 2년 가까이 이와 관련한 대북 지원 사업을 이어가지 못하고 있습니다.

또 다른 구호단체인 ‘이그니스 커뮤니티’의 조이 윤 대표는 최근 자신의 웹사이트에 북한 내부에서 식량을 구입할 수 있는 현지 협력처가 있어 국경 봉쇄로 대부분의 지원단체가 활동을 중단한 상황에서도 유치원과 탁아소 어린이들을 추가로 도울 수 있었다고 밝혔습니다.

윤 대표는 또 북한 내 월간 급식 프로그램에 어린이 2천 명을 추가했다며, 현재 북동부 지역 내 5세 미만 어린이 3천 명에게 식량을 전달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아울러 추운 겨울에는 난방용 석탄을 공급하는데, 신종 코로나 여파로 국경이 봉쇄돼 물자 운송이 거의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윤 대표는 국경이 다시 열리면 의료 관련 물품 등을 지원하기 위해 대기 중이라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안소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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