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결 가능 링크

유엔 아프간 신탁기금 설치...번스 주중 미 대사 지명자 '강경 기조' 확인


지난달 아프가니스탄 카불 시내 외환 거래 시장 관계자가 현금을 운반하고 있다. (자료사진)
지난달 아프가니스탄 카불 시내 외환 거래 시장 관계자가 현금을 운반하고 있다. (자료사진)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네. 유엔이 아프가니스탄의 시급한 인도적· 경제적 지원을 위해 ‘특별신탁기금’을 설치했습니다. 니컬러스 번스 중국 주재 미국 대사 지명자가 상원 인준 청문회에서 중국에 대해 강경한 태도를 보여 눈길을 끌었습니다. 미국, 영국, 호주가 체결한 안보 협력 체계인 ‘오커스(AUKUS)’가 핵 추진 잠수함 건조를 추진하는 나라들에 선례가 될 수 있다고 국제원자력기구(IAEA) 수장이 우려를 나타냈는데요. 관련 소식, 이어서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먼저 아프가니스탄 소식부터 살펴보겠습니다. 유엔이 아프가니스탄에 대한 새로운 지원 프로그램에 착수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유엔이 탈레반 재집권 후 경제적, 인도적 위기에 처해 있는 아프가니스탄을 지원하기 위해 특별신탁기금을 설치했습니다. 유엔개발계획(UNDP)의 아킴 슈타이너 총재는 21일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몇 주간 아프간의 경제적 위기와 아프간 국민들에게 한 국제 사회의 약속을 지킬 방안에 대한 논의가 있었다며 이같이 밝혔습니다.

진행자) 특별신탁기금을 설치하면 어떻게 되는 건가요?

기자) 현재 아프가니스탄은 지난 8월 이슬람 무장정파 탈레반이 다시 장악한 이래 외부의 자금이 들어올 수 있는 통로가 막혀 있는데요. 이 특별신탁기금을 통해 일단 급한 돈을 아프간에 직접 제공할 수 있게 됩니다. UNDP는 가뭄과 홍수 대응 등 공공부문과 노인과 취약층을 위한 임시 기본금 지급 등에 사용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그럼 일단 기금부터 조성돼야겠군요?

기자) 맞습니다. UNDP는 첫 12개월 동안 450만 명을 지원하는 데 약 6억6천만 달러가 들 것으로 추산했는데요. 제일 먼저 나선 나라는 독일입니다. 아킴 슈타이너 총재는 독일이 5천800만 달러의 기금을 약속했다며, 다른 나라들과도 계속 접촉하고 있다고 말했는데요. 그러면서 “우리가 나서서 아프간 주민들의 경제를 안정시키고 생계를 도와 생명을 구해야 한다”며 신탁기금의 목적이 아프간 국민을 위한 인도적 지원이라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지금 아프가니스탄의 경제적 위기가 얼마나 심각한가요?

기자) 아프가니스탄은 탈레반이 재장악하기 전에도 공공 부문 경비의 75% 가량을 해외 원조로 충당해왔는데요. 하지만 탈레반이 재장악한 이래 대부분의 원조가 끊겼습니다. 유엔은 이미 아프간 인구의 3분의 1 이상이 기아선상에 놓여있다고 우려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러시아에서는 아프간 관련 회의가 열렸다고요?

기자) 네.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에서 20일, 아프가니스탄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국제회의가 열렸습니다. 러시아가 주최한 이 회의에는 10개국과 탈레반 과도정부 대표가 참석했습니다.

진행자) 구체적으로 어떤 나라들이죠?

기자) 네. 러시아와 중국, 이란, 파키스탄, 인도, 그리고 구소련권 중앙아시아 국가들입니다.

진행자) 미국은 참석하지 않았습니까?

기자) 네. 미국도 초청받긴 했는데요. 미국 관리들은 ‘기술적인 이유(technical reasons)’를 들어 이번 회의에는 참석하지 않았고요. 다음 번에 열리는 회의들에는 참석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회의에서 어떤 이야기들이 오갔는지 들어보죠.

기자) 네. 회의 참가국들은 탈레반을 아프간의 공식 정부로 인정할지 여부와 관계없이 아프간에 인도적· 경제적 지원이 시급하다는 데 뜻을 같이했습니다. 참가국들은 또, 탈레반 과도정부에 대해서는 포괄적인 정부를 구성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진행자) 포괄적인 정부 구성은 미국 등 국제 사회가 한목소리로 요구하는 것이죠?

기자) 맞습니다. 탈레반은 과거 1997년부터 미국에 의해 축출되기 전인 2001년까지 아프가니스탄을 통치했을 당시, 여성들의 사회 활동을 전면 금지하고, 다른 소수 종족과 종파를 배제하는 등 극단적인 통치를 자행해 국제 사회의 비판을 받았는데요. 국제 사회는 아프간을 재장악한 탈레반 지도부가 아프간 사회를 모두 아우르는 포용적인 정부를 구성해야 한다고 촉구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탈레반 측은 이에 대해 뭐라고 말했습니까?

기자) 이날 회의에는 압둘 살람 하나피 탈레반 과도정부 부총리가 참석했는데요. 하나피 부총리는 탈레반 과도정부는 ‘이미 포용적’이라고 주장하면서, 국제 사회가 인정해줄 것을 거듭 요구했습니다. 그러면서 탈레반 정부는 압력을 받는 상황에서는 어떠한 협상도 수용하지 않을 것이며 아프가니스탄을 고립시키려는 움직임에 맞설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진행자) 아프간의 경제 상황과 관련한 발언도 있었는지 궁금하군요?

기자) 네. 하나피 부총리는 지난 8월 이후 미국이 아프간 중앙은행에 있는 약 100억 달러의 자금을 동결하고 있다며 이를 속히 풀어달라고 요구했습니다.

진행자) 이날 회의에서 또 어떤 주목할 만한 이야기들이 있었습니까?

기자) 네. 참가국들은 회의 후 발표한 공동성명에 가능한 한 빨리 유엔 주재로 국제지원 회의를 열 것을 요구했습니다. 또 지난 20년간 아프간에 주둔해 군대를 배치했던 미국과 서방 국가들이 전후 아프간 재건에 책임이 있다고 강조했는데요. 일각에서는 러시아가 주최한 이 국제회의가 탈레반 정권에 합법성을 부여하는 기회가 됐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니컬러스 번스 주중 미국 대사 지명자가 20일 상원 인준 청문회에서 증언하고 있다.
니컬러스 번스 주중 미국 대사 지명자가 20일 상원 인준 청문회에서 증언하고 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니컬러스 번스 주중 미국 대사 지명자의 상원 인준 청문회가 있었군요?

기자) 네. 니컬러스 번스 주중 미국 대사 지명자가 20일 상원 외교위원회 인사청문회에 출석해 의원들에게 중국에 대한 자신의 입장과 소신을 밝혔습니다.

진행자) 지금 일각에서는 미국과 중국의 관계가 국교 수립 이후 최저점에 달했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는데요. 이런 가운데 중국 주재 미국 대사로 지명된 번스 지명자의 입에서 어떤 이야기가 나왔는지 궁금하군요.

기자) 네. 번스 지명자는 이날, 중국 내 소수민족 인권 문제와타이완과의 갈등, 홍콩 문제, 미국과 교역 등에 대해 강력한 기조를 유지했습니다. 우선 소수민족 문제와 관련해 번스 지명자는 중국은 신장 지역의 ‘제노사이드’를 중단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제노사이드란 집단학살을 말하는 거죠?

기자) 맞습니다. 미국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때 중국이 신장에 거주하는 위구르족 등 소수민족을 탄압한다면서, 종족 말살을 뜻하는 제노사이드 행위로 규정했는데요. 이 같은 규정은 조 바이든 행정부도 견지하고 있습니다.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도 종종 공식 석상에서 신장 지역에서 자행되고 있는 인권 탄압은 제노사이드에 해당한다는 인식을 드러냈습니다.

진행자) 최근 중국과 타이완 간에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데, 이 부분에 대한 번스 지명자의 생각도 들어보죠.

기자) 네. 번스 지명자는 중국이 타이완을 괴롭히고 따돌리는 것은 부당한 것이며, 반드시 중단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번스 지명자는 또, 타이완에 대한 중국의 군사적 위협이 고조되고 있긴 하지만 ‘하나의 중국’ 원칙은 유지돼야 한다는 입장을 피력했습니다.

진행자) ‘하나의 중국’은 중국이 내세우고 있는 대명제죠?

기자) 맞습니다. 중국 본토와 타이완, 홍콩, 마카오는 절대로 나뉠 수 없는 하나이며 중국 정부는 오직 하나라는 원칙입니다. 미국은 1979년 중국과 국교를 수립하면서 이 원칙을 수용했고요. 타이완에 대해서는 ‘타이완관계법’이라는 국내법을 제정해 외교 관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미국 정치권에서는 이 하나의 중국 원칙에 부정적인 이야기도 좀 나오고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민주당 의원들을 포함해 일부 의원들은 타이완의 주권을 인정하지 않고 수십 년째 이어지고 있는 이 하나의 중국 원칙을 재검토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번스 지명자는 하나의 중국 원칙에 대한 지지 입장을 나타낸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번스 지명자는 미국 정부가 타이완에 대해 하나의 중국 원칙을 따르는 게 옳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현 상태를 훼손하려는 중국의 행동에 미국이 반대하는 것도 맞다고 강조했습니다. 번스 지명자는 또 홍콩의 자치권과 자유를 침해하는 중국의 행동은 반드시 중단돼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문제로도 두 나라가 갈등을 빚고 있는데요. 이 점에 대한 언급도 있었는지요?

기자) 네. 번스 지명자는 중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의 기원을 밝히는 것을 방해했다고 비판했습니다. 번스 지명자는 또 중국의 역량을 과대평가하거나 미국의 힘을 과소평가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는데요. 그러면서 미국은 중국보다 신뢰할 수 있는 동맹국들이 많지만, 중국은 그렇지 못하다고 덧붙였습니다.

라파엘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
라파엘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

진행자) 지구촌 오늘,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국제원자력기구(IAEA) 수장이 이른바 ‘오커스(AUKUS)’가 미칠 영향을 우려했다는 소식이군요?

기자) 네. 미국 워싱턴 D.C.를 방문한 라파엘 그로시 IAEA 사무총장이 19일 오커스가 핵 추진 잠수함 건조를 추진하는 나라들에 선례가 될 수 있음을 지적했다고 영국 ‘가디언’ 등 몇몇 언론이 20일 보도했습니다. 오커스는 미국과 영국, 그리고 호주가 최근에 체결한 새로운 안보동맹체입니다.

진행자) 오커스에서 핵심 항목은 호주가 핵 추진 잠수함을 갖게 된다는 거죠?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이 관련 기술을 제공해서 호주가 핵 추진 잠수함 8척을 건조할 예정입니다. 이 계획이 실현되면 호주는 핵무기를 가지지 않은 나라 가운데 처음으로 핵 추진 잠수함을 보유하게 됩니다.

진행자) 그로시 사무총장의 우려는 다른 나라들도 호주처럼 핵 추진 잠수함 보유를 추진할 가능성이 있다는 거 아니겠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이번 일이 선례가 돼서 핵 추진 잠수함 건조를 추진할 나라들이 더 나올 가능성이 있다는 겁니다. 한편 그로시 총장은 전문팀을 파견해서 이번 사례의 안전이나 법적 문제가 없는지 파악하도록 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호주 외에 실제로 핵 추진 잠수함 건조 방안을 검토하는 나라들이 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캐나다와 한국, 브라질 등이 핵 추진 잠수함 건조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이란도 지난 2018년 IAEA 측에 해군 핵 추진 프로그램을 시작할 의향을 밝히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IAEA 규정상 호주가 핵 추진 잠수함을 만들 수 있는 겁니까?

기자) 네. 지난 1968년에 체결된 ‘핵확산금지조약’은 그런 목적으로 IAEA 감독 아래 핵물질을 분리하는 것을 허용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IAEA 관리 감독 아래 분리된 핵연료가 핵무기로 전용되지 않도록 보장하는 절차는 아직 없습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IAEA 관리 감독을 받으면 가능하다는 말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그로시 사무총장은 “기술을 이전하든 핵물질을 넘기든, 우리 관리 감독하에서 이뤄진다는 확실한 합의가 당사국 간에 있어야 할 것이다”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미국과 영국은 핵무기 확산 위기를 초래하지 않는 안전한 방법으로 호주에핵 물질과 관련 기술을 이전할 의무를 지고 있다”라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호주가 미국 도움으로 핵 추진 잠수함을 건조하려는 이유가 뭡니까?

기자) 네. 남중국해에서 강화되는 중국 해군에 대응하기 위해서입니다. 핵 추진 잠수함은 재래식 잠수함보다 더 오래 잠항할 수 있어 전략 자산으로 간주하는데요. 호주와 함께 오커스를 결성한 미국과 영국은 이미 핵 추진 잠수함을 다수 보유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네.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 이 기사는 'Reuters'를 참조했습니다.

XS
SM
MD
L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