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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O "지난주 유럽만 코로나 증가"...EU-폴란드 '사법부 독립' 갈등


영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 확진자가 다시 늘고 있는 가운데, 마스크를 착용한 시민들이 19일 런던 시내 지하철역 앞에서 걷고 있다.
영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 확진자가 다시 늘고 있는 가운데, 마스크를 착용한 시민들이 19일 런던 시내 지하철역 앞에서 걷고 있다.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네. 지난주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바이러스 신규 감염자가 유럽을 제외하고 모두 감소했다고 세계보건기구(WHO)가 밝혔습니다. 유럽연합(EU)과 폴란드가 사법부의 독립을 둘러싸고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미국 선교단을 납치한 아이티 범죄조직이 몸값으로 1천 700만 달러를 요구했다는 소식, 이어서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오늘은 세계보건기구(WHO)가 발표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주간 보고서 소식부터 볼까요?

기자) 그렇습니다. WHO가 19일, 주간 역학 보고서를 내놨는데요. 유럽을 제외하고 전 세계적으로 감소세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11일부터 17일까지 전 세계적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신규 확진자는 약 276만4천 명, 사망자는 4만 6천여 명으로 집계됐습니다.

진행자) 전주와 비교하면 어떻습니까?

기자) 한 주 전과도 비슷합니다. 10월 4일부터 10일까지 실시된 한 주 전 조사에서도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바이러스 신규 확진자는 약 280만 명, 사망자는 4만 6천 명이었는데요. 그나마 지난주에는 유럽을 제외하고는 전 세계적으로 감소하는 추이를 보인 겁니다.

진행자) 유럽은 여전히 코로나 피해자가 많이 나오고 있다는 건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유럽은 지금 3주 연속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데요. 신규 확진자는 지난주와 대비해 7% 늘었고요. 사망자는 4% 늘었습니다. 수치로 보면 확진자는 약 136만 명, 사망자는 약 1만 8천 명에 달하는데요. WHO는 유럽 내 절반 이상 국가들이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다른 지역은 어떻습니까?

기자) 지난주 가장 큰 폭으로 확진자와 사망자가 줄어든 곳은 아프리카 지역입니다. 아프리카는 전주와 비교해 18%나 확진자가 줄었고요. 신규 사망자도 24%나 감소했습니다. 서태평양 지역도 지난주 신규 확진자가 16%나 줄었는데요. 하지만 사망자는 7%가 늘었습니다.

진행자) 서태평양 지역에는 한국도 들어가죠?

기자) 맞습니다. WHO는 아프리카, 미주, 동지중해, 유럽, 동남아시아, 서태평양 등 6개 지역으로 구분해 주간 역학 분석을 하고 있는데요. 한국과 중국, 일본 등 동북아시아 국가들도 호주, 필리핀, 말레이시아 등과 함께 서태평양 지역에 포함시켜 분석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미주 지역은 어떻습니까?

기자) 미국과 브라질 등이 있는 미주지역도 전주 대비 신규 확진자는 14% 줄었고요. 사망자도 1%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WHO는 밝혔습니다.

진행자) 동지중해와 동남아시아 지역의 상황도 알려주시죠?

기자) 네, WHO가 동지중해 지역으로 분류한 나라들은 아프가니스탄, 바레인, 이집트, 이란, 이라크 등 주로 중동권 국가들인데요. 지난주 동지중해 역시 확진자는 6%, 사망자는 8% 감소했습니다. 방글라데시, 부탄, 인도, 미얀마와 함께 북한도 포함돼 있는 동남아시아 지역도 전주 대비 확진자는 13%, 사망자는 19% 줄었습니다.

진행자) 국가별로 볼 때, 지난주 특별히 확진자나 사망자가 많이 나온 나라는 있습니까?

진행자) 러시아의 증가세가 눈에 띕니다. 러시아는 지난주, 일일 신규 확진자 수와 사망자 수가 최고치를 거의 매일 갱신했고요. 현재 유럽권 국가들 가운데서는 누적 사망자 수가 약 22만 5천 명으로 가장 많습니다. 러시아는 자체적으로 ‘스푸트니크-V’ 백신을 개발했는데요. 하지만 정작 러시아 국민의 백신 접종률은 30%를 조금 웃도는 수준이라 당국이 고심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영국도 최근 코로나 확진자가 많이 늘어나면서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하죠?

기자) 맞습니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지난 7월 중순, 일상으로의 복귀를 선언하며 대부분의 방역 규제를 해제했는데요. 하지만 최근 하루 신규 확진자가 5만 명 가까이 쏟아지면서 당국이 비상이 걸렸습니다. 영국 보건수장은 마스크 착용 등 규제를 다시 강화해야 한다고 촉구하고 있지만 정치권이 선뜻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브라질에서는 코로나 사태가 정치권의 핵으로 등장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브라질 상원 국정조사위원회가 정부 차원의 코로나 부실 대응은 살인이라며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을 살인죄로 기소하라고 연방 검찰에 권고하기로 했습니다.

진행자)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코로나바이러스의 위험성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대표적인 인물 가운데 하나죠?

기자) 맞습니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코로나 사태 초기, 독감 비슷한 것이라고 치부하면서 적극적인 대응에 나서지 않았는데요. 보건 전문가들은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보건 · 방역 전문가들의 조언을 무시하고 안일하게 대처하는 바람에 세계에서 2번째로 많은 사람이 코로나로 숨졌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래서 의회 차원의 조사가 들어갔죠?

기자) 그렇습니다. 브라질 상원 주도로 약 6개월간 50회 이상의 청문회가 열렸고요. 조사위원회는 1천200쪽에 걸친 방대한 분량의 보고서 초안을 작성했습니다. 조사위원회는 이 보고서에서, 보우소나루 대통령에 대해 살인과 공중위생 위반 등 적어도 11개의 혐의를 적용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마테우시 모라비에츠키 폴란드 총리
마테우시 모라비에츠키 폴란드 총리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유럽연합(EU)과 폴란드가 갈등을 빚고 있다는 소식이군요?

기자) 네. 유럽연합과 폴란드가 최근 ‘사법부의 독립성’을 둘러싸고 갈등을 빚고 있습니다. 유럽연합의 입법기관인 유럽의회 전체 회의가 19일 프랑스 스트라스부르에서 열렸는데요. 이날 마테우시 모라비에츠키 폴란드 총리는 EU 지도부와 회원국으로부터 집중 포화를 받았습니다.

진행자) 폴란드가 왜 EU와 충돌하고 있는 겁니까?

기자) 폴란드의 극우파 집권당인 ‘법과정의당(PiS)’과 모라비에츠키 총리 정부는 이른바 ‘사법부의 개혁’을 주창하며, 판사들의 정치활동 금지, 법관인선위원회의 위원을 하원이 지명하도록 하는 등의 정책을 펼쳤습니다. 그러자 유럽연합(EU)의 사법부 역할을 하는 유럽사법재판소(ECJ)가폴란드의 이 정책이 EU법 위반이라고 제동을 걸면서 갈등이 불거졌습니다.

진행자) 유럽사법재판소(ECJ)는 왜 폴란드의 정책에 제동을 건 거죠?

기자) 여당 주도의 하원이 사법부에 영향을 미칠 수 있고, 이는 곧 사법부의 독립과 법치주의, 민주주의 원칙에 위배된다는 건데요. 그러자 폴란드 정부는 ECJ의 결정과 폴란드 헌법 중 어느 것이 상위법인지 가려달라고 폴란드 헌법재판소에 제소했습니다.

진행자) 폴란드 헌법재판소의 결정은 나왔습니까?

기자) 네. 지난 7일, 폴란드 헌법재판소는 EU 조약이나 결정보다 폴란드의 헌법이 상위 개념이라는 결정을 내렸습니다. 그러자 EU는 폴란드가 유럽연합의 사법 질서에 도전했다고 강하게 반발했고요. 이날 유럽의회 전체 회의에서 EU 지도부는 한목소리로 폴란드의 태도를 비판했습니다.

진행자) EU 지도부가 어떤 이야기를 했는지 들어보죠.

기자) 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EU법은 개별 회원국의 법보다 상위법이며, ECJ의 모든 결정은 개별국의 사법부에 효력을 미친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폴란드 헌재의 결정은 공동의 가치를 위험에 빠뜨리는 행위라면서 여러 대응 조처를 취할 수도 있다고 시사했습니다.

진행자) 어떤 조처를 취할 수 있다는 건가요?

기자) 네.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폴란드 헌재에 법적 이의를 제기하거나, 폴란드에 대한 EU 지원 자금을 보류하는 방안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또 최후의 수단으로는 리스본조약 7조를 발동할 수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리스본조약 7조가 어떤 내용이죠?

기자) EU가 추구하는 가치를 거스르는 회원국에 대해 표결권을 제한하는 걸 골자로 하는데요. 가장 강경한 대응책으로 간주됩니다.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그러나 EU는 폴란드와의 갈등이 완화되고, 함께 미래를 건설하는 논의의 중심에 있기를 바란다고 덧붙였습니다.

진행자) 폴란드 총리는 어떤 반응을 보였습니까?

기자) 모라비에츠키 총리는 연설 내내 EU의 비판이 불공정하며, EU의 재정적 처벌은 협박에 해당한다고 반발했는데요. 하지만 폴란드 정부도 EU와의 대화에 참여할 의지가 있다며 한걸음 물러서는 모양새를 취했습니다. 폴란드 국내에서는 폴란드 정부가 유럽연합(EU)에서 탈퇴할지도 모른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는데요. 그와 함께 폴란드의 EU 탈퇴를 의미하는 이른바 ‘폴렉시트(Polexit)’에 반대하는 대규모 시위도 벌어졌습니다.

아이티 수도 포르토프랭스 인근 주민들이 19일 미국인 등 피랍자 17명의 석방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아이티 수도 포르토프랭스 인근 주민들이 19일 미국인 등 피랍자 17명의 석방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아이티에서 최근 미국 선교단이 갱단에 납치됐는데요. 갱단이 몸값을 요구했군요?

기자) 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 신문’은 아이티 당국을 인용해 갱단이 몸값으로 1천 700만 달러를 요구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참고로 갱단은 범죄를 목적으로 조직적으로 행동하는 폭력 조직의 무리를 말합니다.

진행자) 모두 몇 명이 납치된 겁니까?

기자) 네. 17명입니다. 그러니까 갱단이 몸값으로 1인당 100만 달러를 요구한 겁니다. 납치된 선교단은 성인 남성 5명, 여성 7명, 그리고 아이들 5명이라고 합니다.

진행자) 납치된 사람들 가운데 아이들도 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AP통신’은 아이들 나이가 생후 8개월부터 3세, 6세, 13세 그리고 15세라고 보도했습니다. 선교단 17명 가운데 캐나다 국적인 1명을 제외하고 모두 미국인들입니다.

진행자) 이들이 어디를 가다가 납치된 겁니까?

기자) 네. 이들이 한 보육원을 방문하고 버스를 타고 돌아오던 길에서 납치됐습니다. 이들은 미국 오하이오주에 있는 한 기독교 구호단체 소속이라고 합니다.

진행자) 선교단을 납치한 갱단은 확인이 됐나요?

기자) 네. 아이티 수도 포르토프랭스 동쪽 지역인 칸티에르에서 활동하는 ‘400 마조오’라는 갱단인데요. 사람들을 납치해서 차를 빼앗고 몸값을 요구하는 게 이들의 주된 활동 가운데 하나라고 합니다.

진행자) 아이티가 치안이 불안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이런 갱단이 많은가 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영국 ‘BBC 방송’은 아이티에 갱단이 160개가 넘고, 갱단 조직원이 3천 명에 달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그럼 아이티 갱단들이 몸값을 노리고 사람들은 납치하는 일이 빈번한 겁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BBC 방송은 아이티가 세계에서 납치율이 가장 높은 나라 가운데 하나라고 설명했습니다. 현지 민권 단체에 따르면 특히 올해가 상황이 좋지 않습니다. 올해 3분기까지 600건 이상의 납치 사건이 발생했는데요. 지난해 같은 기간에는 약 230건이었습니다. 현지 가톨릭교회 측은 갱단이 외국인, 내국인을 가리지 않고 무차별로 납치한다면서 상황이 지옥으로 악화했다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선교단 납치에 미국 정부는 어떻게 대응하고 있나요?

기자) 네. 미 백악관은 국무부와 연방수사국(FBI)이 이번 사건과 관련해서 아이티 당국을 돕고 있다고 최근 발표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이번 사건을 계기로 아이티에서 치안 불안에 항의하는 시위와 파업이 발생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아이티가 치안뿐만 아니라 여러 면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죠?

기자) 네. 원래 경제적으로 어려운 데다가 지진 같은 자연재해가 자주 나고 정치도 불안해서 사람들이 살기 어려운 나라입니다. 지난 7월에는 조브넬 모이즈 당시 대통령이 관저에서 괴한들의 총에 맞아 숨지는 사건이 일어나기도 했는데요. 현재 아이티는 대통령과 의회가 없는 상황에서 정국 혼란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진행자) 네.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 이 기사는 'AP'와 'Reuters'를 참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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