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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 톡] "미한일, 북한의 동맹 균열 시도와 안보리 분열 맞서 일치된 대응 중요"


지난 6월 서울에서 미한일 북 핵 수석대표 회의가 열렸다. 왼쪽부터 성 김 미국 대북특별대표, 노규덕 한국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 후나코시 다케히로 일본 외무성 아시아대양주국장.
지난 6월 서울에서 미한일 북 핵 수석대표 회의가 열렸다. 왼쪽부터 성 김 미국 대북특별대표, 노규덕 한국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 후나코시 다케히로 일본 외무성 아시아대양주국장.

미첼 리스 전 국무부 정책기획실장과 스콧 스나이더 미 외교협회 미한정책국장은 북한의 제재 회피를 용인하는 중국, 러시아에 맞서 미국도 한국, 일본 등과의 동맹 관계 강화에 더욱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두 전문가는 8일 VOA 한국어 서비스의 ‘워싱턴 톡’ 프로그램에서 북한 역시 남북 관여를 강화하는 방식으로 미한 동맹에 균열을 일으키려 할 수 있다며, 이에 대한 세 나라의 일치된 대응의 중요성도 강조했습니다. 두 전문가와의 대담을 함지하 기자가 정리했습니다.

진행자) 스나이더 국장님. 최근 유엔 안보리가 북한 미사일 발사에 대응한 긴급 회의를 개최했습니다.북한 문제가 과거에 비해 더 긴급하게 다뤄졌다고 볼 수 있을까요?

스나이더 국장) “그렇진 않습니다. 긴급성은 이전과 달라진 게 없습니다. 다만 바이든 행정부가 트럼프 전임 행정부에 비해 덜 관용적이라는 것은 보여줍니다. 트럼프 행정부 땐 미국이 회의를 요청하지 않았고, 대신 유럽 국가들이 요청을 했습니다. 하지만 바이든 행정부가 들어서면서 미국은 이런 종류의 무기 실험에 대응한 회의 요청에 다시 합류한 것입니다.”

진행자) 리스 대사님. 이번 회의에서 특별한 조치가 나오진 않았는데요. 중국이 안보리 합의 실패의 배후에 있다고 보십니까?

리스 대사) “의심의 여지가 없습니다. 이것은 한반도 문제에 정치가 개입돼 있다는 점을 상기시킵니다. 항상 그래왔었죠. 중국이 그런 입장을 취하는 한 국제 규범들은 집행되기가 매우 어려울 것입니다. 중국은 북한 정권을 압박하는 것이 어쩌면 한반도를 불안정하게 만든다고 인식하고 있을 것입니다. 중국에 매우 불행한 일이 될 수 있다는 것이죠. 중국은 미국이 북한으로 향할 땐 중국을 통해야 한다고 느끼고 있습니다. 그래야 동북아 지역에서 미국 정책에 대해 더 많은 지렛대를 갖는다는 것입니다. 한 가지 덧붙이면 중국은 다른 나라 국내 문제에 간섭하지 않아야 한다는 일종의 신념을 갖고 있습니다. 이건 중국이 실제로 선전을 하는 원칙 중 하나입니다. 이건 사람들이 중국에서 정권이 무슨 일을 하는지 너무 자세히 들여다보지 못하도록 합니다. 적어도 그런 점에선 일관성이 있습니다.”

진행자) 스나이더 국장님. 미국은 중국과 러시아가 북한의 제재 회피 행위를 용인하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어떻게 보십니까?

스나이더 국장) “이건 지정학적인 문제이고, 우리는 특히 2017년 합의가 약해지는 걸 보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안보리는 당시 대북 결의들을 통과시킬 수 있었죠. 중국과 러시아가 당시 결의안들을 지지한 것으로 기록돼 있지만 이행이라는 관점에선 분명 역행해 왔습니다. 아마도 이런 분열은 계속 있을 것입니다. 북한에 압박을 가하는 도구로 안보리를 활용할 수 있는 역량도 약화시키려 할 것입니다.”

진행자) 리스 대사님. 중국과 러시아가 생각을 바꿀 가능성은 없는 걸까요?

리스 대사) “저는 러시아나 중국이 가까운 미래에 자신들의 셈법을 바꾸는 일이 일어날 것으로 보지 않습니다. 바이든 행정부는 이에 맞춰서 실행해야 합니다. 제가 보기에 가장 중요한 것은 항상 그랬듯이 한국, 일본과의 강력한 동맹관계 유지입니다. 미국의 동북아 안정과 안보를 위한 모든 정책의 근간인 것이죠. 우리가 그것을 성취하는 것을 북한이 막도록 내버려둘 수는 없습니다.”

진행자) 대사님. 북한의 핵 야욕을 억제하는 데 대한 유엔 역할에 회의적인 견해가 매우 많은데요. 유엔 회의에서 우리가 무언가를 기대할 수 있을까요?

리스 대사) “이런 문제를 논의하는 것 자체가 결코 나쁜 건 아닙니다. 문제를 부각시키고 또 최소한 입장 차이가 어디에 있는지를 강조할 수 있습니다. 많은 경우 이건 단순히 정치적 상징에 불과합니다. 그리고 거부권을 가진 5개 안보리 상임이사국이 합의에 도달하기까지 완전한 전체 행동을 기대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제재 측면에서 미국과 동맹국들이 할 수 있는 일이 있습니다. 이런 노력이 러시아와 중국에 의해 약화되지 않길 바라지만 제약은 따를 겁니다.”

진행자) 스나이더 국장님은 어떻게 보십니까?

스나이더 국장) “저도 현 단계에서 안보리로부터 많은 것을 기대하지는 않습니다. 제가 주목하고 싶은 것은 안보리 회의가 북한 행동의 불법성에 대해 유럽국가들이 일종의 만장일치를 강조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는 점입니다. 중국과 러시아의 다른 견해 속에서도 말입니다.”

진행자) 유엔 안보리가 긴급회의를 개최한지 이틀 뒤 북한은 미사일 시험발사에 이중기준을 드러냈다며 안보리를 비난했습니다. 리스 대사님. 북한의 주장을 어떻게 보십니까? 일리가 있는 것인가요?

리스 대사) “만약 우리가 북한이 비이성적이거나 미쳤다고 생각한다면 우리는 상황을 오해할 위험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북한은 자신들을 묶고 있는 대북제재에서 벗어나려고 합니다. 따라서 이런 제약조건들을 자신들의 무기 프로그램에서 제거하고자 하는 것 지극히 논리적인 일입니다. 궁극적으로 북한 정권은 전 세계가 자신들의 핵무기 지위를 축복해주길 바라고 있죠.”

진행자) 리스 대사님. 왜 북한이 미국의 대화 요구에 응답하지 않고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리스 대사) “북한과의 대화에 대해 몇 가지 짚고 넘어가고 싶습니다. 먼저 미국은 북한과 언제든 대화를 할 수 있습니다. 뉴욕에 있는 유엔 대표부를 통해서죠. 이것은 항상 열려 있는 채널이었고 공화당과 민주당 행정부 모두 활용했던 것입니다. 따라서 저는 우리가 북한과 대화를 하지 않고 있다는 지적에는 약간 오해의 소지가 있다고 봅니다. 오히려 사람들이 초점을 맞추고 있는 대화는 영구적인 협상 과정입니다. 일상적이고 표준적인 것을 의미하죠. 우리는 실제로 북한과 이런 관계를 수년 동안 지속할 수 없었습니다. 저도 바이든 행정부가 북한에게 회담 재개를 제의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제가 이해하기로 북한은 전제조건을 고집하고 있죠. 따라서 북한은 대화를 시작하기 전부터 몇 가지 이득을 챙겨두고 싶어합니다. 그리고 나서 회담이 시작되면 북한은 이미 제재 완화를 받은 상태에서 어느 방향으로도 가지 않을 것입니다. 우리가 처한 상황은 현재 이렇습니다. 우리는 현재 서로 다른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겁니다.”

진행자) 스나이더 국장님. 미국과 한국에 대한 북한의 다른 접근법과 관련해 질문 드리겠습니다. 북한이 왜 다른 행동을 하는 건가요?

스나이더 국장) “북한은 올해 초부터 상황을 살펴왔다고 생각합니다. 바이든 행정부의 접근법과 문재인 정부의 접근법을 평가해왔죠. 바이든 행정부와 바이든 대통령 자신은 계속 완전한 비핵화를 목표로 강조해 왔습니다. 또 북한에겐 격조 높은 고위급 수준의 회담을 하는 것에는 별로 말이 없는 것으로 보입니다. 그리곤 한국, 문재인 정부는 어떤 일을 진행시키기 위한 방법으로 북한과 기꺼이 관여하려는 의지를 계속 표명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북한이 접근법을 바꾸는 것은 이치에 맞습니다. 이전 트럼프 행정부 때 정상회담에 집중하는 접근법에서 남북 관여를 통해 이익을 얻고 미국과 한국의 차이를 확대하려고 노력하는 접근법으로 말입니다. 저는 북한이 소위 말하는 ‘우리민족끼리’ 전략을 추구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들은 미국과 한국의 분열을 위해 한국과 협력할 수 있는 방안을 찾고 있습니다.”

진행자) 정의용 한국 외교부 장관은 한국과 미국이 북한에 대한 제재 완화를 고려해야 할 때라고 말했습니다. 북한 정권을 회담장으로 끌어들이기 위한 방법이라는 건데요. 리스 대사님. 미국 입장으로 알 수 있는 것은 무엇인가요?

리스 대사)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미국은 항상 그랬듯이 북한과 대화할 용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언제나 유엔의 뉴욕 채널은 살아있죠. 바이든 행정부는 아무런 조건 없이 북한과 대화할 의지를 밝혔습니다. 문제는 북한이 전제조건을 고집하고 있고 어쩌면 한국이 자신들을 위해 역할을 하도록 할 것입니다. 대화는 상호 이익이 돼야 합니다. 전제조건을 내세우거나 전제조건을 고집하는 것은 좋은 출발이 아닙니다.”

진행자) 스나이더 국장님. 그렇다면 앞으로 어떤 상황을 예상해야 할까요? 무엇을 예의주시해야 합니까?

스나이더 국장) “한국과 북한 사이에 어떤 일들이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이런 것들이 어떻게 전개될지 지켜봐야 할 겁니다. 북한은 이미 8차 당대회에서 자신들의 전략적 목표를 제시했습니다. 핵개발과 군사화를 추구하길 원합니다. 가장 우려되는 것은 지난 1월 그들이 하겠다고 한 것들입니다. 우리는 그들이 지난 몇 주 동안에 자신들의 목록에 있던 실험 몇 개를 한 것을 봤습니다. 따라서 주목하고 싶은 것은 그들이 자신들의 목록에서 할 수 있는 다른 것들이 무엇인가에 대한 것입니다. 지난 1월 그들이 공언한 것들 중에 말이죠.”

진행자) 리스 대사님. 마지막으로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리스 대사) 우리는 앞으로 북한이 전방위적으로 군사력을 계속 발전시킬 것이라는 점을 예상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한국에 대해 계속 도발적이면서도 또 유화적이기 위해서입니다. 또 바이든 행정부가 일방적인 양보를 하기를 계속 바라기 위해서입니다. 미국은 전략적으로 반드시 한국, 일본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면서 북한에 통합된 대응을 보여줘야 합니다.

지금까지 리스 전 대사와 스콧 스나이더 국장의 대담 들으셨습니다.

※ 리스 전 대사와 스나이더 국장의 대담은 한국 시간 9일(토) 오후 9시 VOA 한국어 방송 웹과 YouTube, Facebook의 '워싱턴 톡'에서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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