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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 여성들, 인권 운동 참여에 많은 장벽…적극적 참여 유도해야"


한국 통일부 소속 북한이탈주민정착지원시설인 '하나원'의 탈북민 교육생들. (자료사진)
한국 통일부 소속 북한이탈주민정착지원시설인 '하나원'의 탈북민 교육생들. (자료사진)

탈북 여성들이 북한 인권 운동에 주도적으로 참여하는데 많은 장벽에 직면하고 있다고 영국의 민간단체가 지적했습니다. 이 단체는 탈북민 사회의 과반수를 차지하는 여성들의 목소리를 반영하기 위해서 이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김영교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국 민간단체 ‘코리아 퓨처’는 최근 발표한 “우리의 목소리가 닿길 바라요”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탈북 여성이 인권 운동에 참여하고 이를 주도하는데 어려움이 많다고 설명했습니다.

‘코리아 퓨처’가 미국의 민간단체인 민주주의진흥재단(NED)의 지원을 받아 작성한 이 보고서는 탈북 여성 178명의 경험을 바탕으로 탈북 여성들이 북한 인권 운동에 참여하는데 따르는 제약 요건을 지적하고 있습니다. 보고서에 따르면 조사에 응한 178명의 탈북 여성 중 52%가 북한 인권 활동을 할 기회를 찾고 있지만 동시에 63%는 북한 인권에 대해 이야기하거나 북한 인권에 관해 글을 읽는 행동에서 정신적 혹은 감정적인 충격을 받는다고 답했습니다. 북한 인권에 대한 일을 고려하지 않는 이유로는 18%가 그로 인해 사회에서 차별을 경험할 수도 있다는 점을 들었습니다.

또 15%는 인권 분야에 대해 잘 알지 못해서라고 답했고 13%는 일이 흥미로워 보이지 않아서라고 답했습니다.

이밖에 12%는 임금이 스스로의 기준보다 낮다는 이유를 들었고, 다른 12%는 북한 정부에게 보복당할 것이 두렵다는 이유를 들었습니다.

보고서는 탈북민 사회의 과반수, 특히 한국 내 탈북민 구성원의 72%가 여성임을 감안하면 탈북 여성의 경험이 탈북민 사회 전체의 경험을 대표한다고 볼 수 있다며, 하지만 북한 관련 시민 단체 내에서 그들이 경험한 인권 침해나 여성에게 특화된 인권 개선에 대한 연구가 충분히 이뤄지고 있지 않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북한 관련 시민단체의 지도부의 63%가 남성인 점도 지적했습니다.

더 많은 여성이 북한 인권 단체 지도자의 자리에 있다면 여성들이 해당 단체에 참여하는데 부담이 덜할 것이라는 겁니다. 그 밖에 끊임없이 지속되는 사회 문화적 규범은 탈북 여성들에게 가족과 부모로서의 의무를 다하기 위해 구직을 미루거나 직업을 포기하도록 압력을 가하기도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한국 내 전체 실업률은 4%이고 탈북 남성의 실업률은 4.7%이지만, 탈북 여성의 실업률은 11.4%에 달한다고 보고서는 지적했습니다.

보고서는 탈북 여성들은 북한 관련 시민 단체 취업에 필요한 자질을 갖고 있지만 시민 사회 참여와 리더십 경험이 부족하기 때문에 탈북 여성들이 북한 인권의 범위와 대상에 대한 인식을 넓히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보고서는 더 많은 탈북 여성을 북한 관련 시민 단체에 적극적으로 참여시키고 통합시킬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하다면서, 특히 성 평등이 북한 출신 주민들의 인권 개선의 바탕이 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미국 뉴욕에서 15년 동안 북한인권운동가로 활동하는 탈북 여성 마영애 씨는 인권 관련 활동을 하면서 느끼는 가장 큰 어려움은 북한 정권의 위협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마영애 씨] “살인 협박도 받았고, ‘우리민족끼리’ 사이트를 통해 저를 공격도 했고, 평양 무슨 방송에서 저를 적나라하게 비판했다고 들었습니다.”

마 씨는 그런 과정에서 두려움을 느끼지 않느냐는 질문에 항상 그렇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마영애 씨] “있어요. 나도 여자이고, 남편이 있는 아내이고, 자식을 가진 엄마인데…” 마 씨는 그런 상황에서도 북한 사회의 변화를 위해 북한 정권을 비판하는 목소리를 계속 이어가는 것은 큰 용기를 바탕으로 하는 일이라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김영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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